종장 1

 

종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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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동지께서는 북조선림시인민위원회 현관으로 나오시였다. 이미 현관밖에는 김책이며 교육국 책임일군인 김시석이며 그외 대여섯명의 일군들이 기다리고있었다. 그들은 아침부터 김일성종합대학개교식에 그이를 모시기 위해 은근히 속을 태우고있었다. 며칠전부터 하루 한번씩 말씀올릴적마다 《나가보겠습니다.》라고 하시였지만 정작 당일인 오늘에 어떤 급한 일이 제기되겠는지 알수 없었던것이다. 오늘아침때까지만 해도 서기에게 장군님의 일과에 대해서 김시석이 물었을 때 선자리에서 네댓가지 급한 용무를 내놓았던것이다. 남조선에서 찾아온 어느 정당책임자와의 면담, 쏘미공동위원회사업과 관련한 대외인사와의 상면, 합당직후 평남도당단체의 사업정형에 대한 료해사업 등등이였다. 그렇기때문에 장군님께서 차에 오르시면서 《그러면 늦지 않게 가봅시다.》라고 하시였을 때 동행자들의 기쁨이란 대단한것이였다. 그중에서도 대학기성회를 조직하는 그때부터 오늘까지 전적으로 그 일에 붙어있은 김시석의 기쁨이란 이루 형용키 어려울 정도였다.

차에 앉으신 김일성동지께서는 차창을 내다보고계시였다. 언뜩언뜩 지나가는 거리풍경을 보고계시노라니 별의별 생각이 다 떠오르시였다.

(그러니까 얼마만인가?)하고 그이께서는 추억을 더듬으시였다. 차창에 흐르던 거리풍경은 언뜻언뜻 장면이 바뀌였다. 해방된 거리에서 처음으로 평양곡산공장으로 찾아가시였을 때 페허처럼 스산한 마당에 서시여 먼저 생각하신것이 《이것을 복구할 일군이 있어야 할것이 아닌가.》하는것이였다. 그후 련이어 강선제강소, 평양철도공장, 평천병기공장, 신의주비행장, 흥남비료공장, 해주, 청진 등 어데를 가나 표면에 나타난 《해방》이라는 환희밑에 음울하게 깔려있는것은 《인재부족》이라는 난관이였다. 그런데도 과감성을 발휘해서 정권기관을 내오시고 토지개혁을 단행하시였는데 그 결과가 가져온것 역시 비탈을 구으는 눈덩이처럼 날이 갈수록 덩지가 커지는 인재문제였다.

일제히 인민학교를 개교하고 평양에 공업전문학교를 하나 내오고 북조선림시인민위원회 첫의제로 연필생산을 토의해야 했던 그때로부터 오늘 대학을 개교하는 이날까지 그 과정은 이전에 하나의 큰 전역을 치르는것만 못지 않은 용감성과 지구성을 길러야만 하시였다.

연원을 향해 거슬러오르면 마당거우밀영의 동기학습, 그에 앞서 왕청유격근거지에서의 아동단학교나 오가자와 고유수에서의 군정교육을 합친 학교를 창설하던 그때부터라고 할수 있었다.···

한편 종합대학 각 학부에서는 개교식을 맞기 위한 준비사업때문에 며칠전부터 들끓고있었다. 그중에서도 룡흥리에 있는 공학부 교실이 특별하였다. 20세 전후의 청년들이 교실에 꽉 차서 떠들고있었다. 탄광, 광산에서도 오고 제철소, 제강소들에서도 왔다. 대부분 로동자출신인데 간혹 중학을 다닌 학생들도 있었다. 송림제철소에서 왔다는 키가 껑충한 학생은 돌이 된 아들이 있다고 하였고 문천제련소에서 왔다는 몸이 다부진 학생은 자기네 문중 50여호중에서 대학생이 처음 생겼노라고 으시대였다. 청진에서 왔다는 얼굴이 곱살하게 생긴 선반공출신학생은 벌써부터 공부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중에서도 볼만한것은 아침부터 꽃다발을 준비해놓고 기세등등해서 왔다갔다하는 신창탄광에서 왔다는 학생이였다. 그는 정성들여 만든 꽃다발을 세수대야에 불궈놓고 시들지 않게 돌보고있었다.

《여, 신창탄광!》하고 꽃을 만지고있는 박창술의 어깨를 건드렸다. 청진서 온 학생이다.

《난 이거 야단이야. 소학교를 겨우 나온 수준인데 대학공부를 해낼수 있을가?》

《허! 이거 정말 한심하군》 첫날부티 웃음꽃이 피여있고 매사에 자신만만한 박창술이 손을 저으며 대답한다. 《그러니까 장군님께서 예과를 내오도록 하셨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래두···》

《여! 걱정 말구 냅다밀고 들어가잔말이야. 우리가 무식해서 되는가. 김일성장군님께서는 우리 로동계급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하시였는데.》

이렇게 서두를 떼놓고 벌써 며칠어간에 두번이나 펼친 금고열쇠 이야기를 또 꺼내였다. 그렇게 되자 학생들은 일제히 오늘 개교식에 장군님께서 나오실수 있겠는가 하는데 관심이 쏠리였다. 한 반은 정사가 바쁘셔서 나오시지 못할수도 있다고 하였고 다른 절반은 만사를 미루시고라도 나오실거라고 주장하였다.

그중에서도 박창술은 《꼭 나오시네. 꼭!》하고 단호하게 기정사실화해버리였다.

《그러면 장군님께서 박창술동무를 알아보시겠구만, 영광이야 대영광!》

그러나 박창술은 손을 내저었다.

《여! 친구들, 그렇게는 안되네. 절대루! 해방이 돼서 수천수만의 사람을 만나보신 장군님께서 잠간 만나뵈온 저같은 탄부를 어떻게 기억하신다고 그러나.》

그때 누군가가 개교식장으로 떠나기 위해 마당앞에 모이라고 알리였다.

학생들은 4렬종대를 지어 보무당당히 한길에 나섰다.

꽃다발을 안은 박창술이 맨앞에서 활기있게 걸음을 내짚고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 차에서 내리시자 마당에 서서 기다리고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올리였다.

김일성장군 만세!》

그이께서는 만면에 웃음을 담으시고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하시였다. 환호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종합대학창립준비위원회를 책임진 김시석이 안내를 하였다. 그이를 모신 일행이 마당한쪽에 세워놓은 대학창립을 설명하는 직관물쪽으로 걸음을 옮기려고 할 때 꽃다발을 든 남녀학생들이 나타났다. 장군님앞 몇걸음을 사이에 두고 키가 후리후리한 남학생 하나가 멎어섰다. 그는 학생모를 벗고 허리를 깊숙이 숙여 절을 올리더니 꽃다발을 두손으로 받들어올리고 장군님앞으로 다가갔다. 한걸음앞까지 나선 그는 고개를 들고 큰 소리를 내였다.

《장군님! 저희 김일성종합대학 첫 학생들은 장군님께서 세워주신 우리 나라의 첫 대학에서 행복하게 공부를 시작하게 되였습니다. 오늘의 이 영광을 충성으로 보답할것을 굳게 결의합니다. 장군님, 축하를 받아주십시오.》

앞으로 다가오는 꽃다발을 받아드시는 순간 그이께서 《이게 누구요, 신창탄광 박창술이 아니요?》하고 놀라시는것이였다.

《장군님! 박창술입니다. 석탄을 캐던 탄부가 오늘은 대학생이 되였습니다.》

《오! 그렇군. 그렇단말이지.》

순간 그이께서는 팔을 벌리시였고 박창술은 그이의 가슴에 덥석 안기였다. 두팔에 힘을 주어 와락 탄부를 그러안으신 그이께서는 갑자기 가슴을 떠밀고 솟구쳐오르는 흥분을 이기지 못하여 눈을 지그시 내리감으시였다. 다음은 잔등을 두드려주시며 눈물이 쏟아져내리는 탄부의 볼을 싸쥐였다가 다시 와락 당겨 볼에 대고 문대시는것이였다. 이윽해서 그이께서는 박창술이 입은 대학교복의 목깃이며 앞섶을 만져보시고 모자도 돌려가며 살펴보시는것이였다. 이때 그이의 얼굴에는 내가 이날이때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하는 심정이 력연히 나타나있었다.

그이께서 박창술의 허리를 가리키시였다.

《그래 금고열쇠를 가지고있소?》

《장군님! 튼튼히 보관하고있습니다.》

《그렇소. 하하하···》

군중들의 환호는 절정을 이루어 하늘땅을 흔들어놓았다.

이윽해서 그이께서는 박창술을 옆에 세워두신채로 교직원들, 준비위원들, 래빈들이 드리는 꽃다발을 받으시였다. 그이께서는 박창술의 어깨에 다시 손을 얹으시고 물으시였다.

《그래 어떻게 돼서 대학생이 되였소?》

《장군님, 철장도 들어보고 정대도 만들어 재미나게 석탄을 캘만하니까 저 김책동지가 나를 불러 동무는 공부를 해야 되겠소, 그러지 않겠습니까. 그래 제가 공부는 차츰 하고 석탄을 캐야겠다고 하니까 장군님의 뜻이요, 잔말 말고 학교에 가오, 해서···》

《하하하 그렇게 됐군. 이제는 우리 로동자, 농민이 직접 과학과 기술을 틀어줴야 합니다. 공부를 잘해야 하오.》

《알겠습니다. 장군님!》

김시석의 안내로 직관물을 보시게 되였다. 첫 머리에 교사략도가 있고 다음에는 학제도표가 있었으며 그다음에 창립준비위원회사업을 물심으로 도운 명단이 게시되여있었다. 돈을 기부한 사람, 량곡과 물자를 보내온 사람, 교구비품과 실험기구들을 보내온 사람이 수백이나 되였다.

다음은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량쪽으로 갈라서서 박수로 환영하고있는 교직원들앞으로 다가가시였다. 맨 첫머리에 양춘만이 섰다가 인사를 올리였다.

《아니, 강선의 양춘만이 여기 어떻게 나타났소?》

때가 오기를 기다렸다는듯이 양춘만이 선뜻 한걸음 나섰다.

《장군님! 저희들이 이번에 위촉장을 가지고 남조선에 갔다왔습니다. 서울에서 온 선생님들이 여기 있습니다.》

《아, 그렇소. 수고들 했습니다.》

《오늘까지 세차례에 걸려 도착한것이 60명이나 됩니다. 저는 뒤늦게나마 박원식동지에게 사죄하기 위해 박원식동지처럼 살기를 결심했습니다.》

《그렇소. 좋은 생각입니다. 그럼 어디 만나봅시다. 불원천리 사선을 넘어온 귀한 인재들인데···》

양춘만은 뒤에 모여선 선생들을 소개하였다. 처음에 력사학자 박문이, 그다음에는 생물학자 김원학, 그다음에는 물리학자 로창묵 등 60여명 전부가 인사를 올리게 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첫 사람부터 마지막사람에 이르기까지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시고나서 옆에 서있는 키가 자그마하고 나이지숙한 선생에게 말씀을 건늬시였다.

《우선 선생님들이 먼길에 오시기 수고했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듣자니까 길이 순탄하지 않아 륙로로도 오고 배를 타고 바다로도 오고 고생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성의뿐이지 넉넉한 생활조건이나 융숭한 대우를 해드릴수 없습니다. 나라형편이 아직 그렇게 할 처지에 있지 못합니다. 그러나 선생님들에게 여기 온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해드리겠습니다.》

둘레를 지어 모여섰던 선생들이 모두 감탄을 하면서 경의를 표하기 위해 허리를 굽혀보이였다. 그중에도 박문의 대답이 인상적이였다.

《저희들은 여러가지 좋은것을 얻기 위해서 여기에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저희들이 가진 모든것을 다 잃더라도 오직 하나 장군님의 위업에 자그마한 괴임돌이 되는 긍지를 가지면 만족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이께서는 경의를 표하고 방금 력사학자라고 소개한 키가 큰 선생에게 말씀하시였다. 《선생님은 력사학자라니까 잘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력사가는 언제나 과거에만 살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앞날에 살도록 해드릴수 있습니다. 다들 우리가 설계하고 우리가 창조하는 력사를 같이 체험할수 있을것입니다.》

다음은 생물학자 김원학이 한걸음 나서며 말씀올리였다.

《장군님! 저는 장군님께서 미흡한 저를 믿어주시고 여기에 불러주시였다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저는 이 긍지를 안고 후대육성에 한몸바치겠습니다.》

바로 그때 《장군님!》하고 큰소리로 웨치면서 사람들틈을 헤가르고 달려나오는 청년들이 있었다. 청년들은 무턱대고 장군님두리를 에워쌌다.

《장군님! 저희 서울법정학교 학생들은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도착했습니다.》

감격이 지나쳐서 말마디들을 잘 아물구지 못한다. 순식간에 오륙십명이 넘는 학생들이 그이앞에 정렬해섰다.

《그래 다 왔소? 일행이 다 도착했단말이지.》 김일성동지께서는 맨앞에 다가서서 보고하던 몸매가 날씬한 청년의 어깨를 그러안으시며 뒤를 이으시였다. 《먼저번에 대표로 왔던 그 학생은 왜 보이지 않소?》

《장군님, 그 학생은 서울서 경찰에 체포되였습니다.》

《체포되였다?!》

그이께서는 그이상 더 말씀하시지 않고 정렬해선 학생들을 자애에 넘친 시선으로 둘러보시였다.

학생대표들이 서있던곳에서 《남조선에서 온 학우들을 열렬히 환영한다!》라는 웨침소리가 터졌다. 전체 군중들이 박수로 환영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남조선에서 온 학생들의 손을 하나하나 잡아주시고나서 그들이 목청껏 웨치는 만세의 환호성에 떠받들리여 개교식장으로 들어가시였다.

9월 15일 오후 1시, 북조선과 남조선에서 모여온 학생들과 교원들, 준비위원회성원들, 수백명의 손님들이 참가한가운데 력사적인 김일성종합대학 개교식이 진행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