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거목과 뿌리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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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는 만수대언덕길을 조용히 미끄러져내리고있었다.

《천천히…》

김일성동지께서는 운전사에게 나직이 이르시였다. 벌써 두번째로 이르시는 말씀이다. 화창한 봄빛을 받아 유난히 까맣게 반짝이는 승용차는 움직이는듯마는듯 김일성광장 주석단을 가까이 하고있었다.

김일성광장에서는 한해에도 여러 차례씩 로천대회들이 열리군 하였다. 그이께서는 그때마다 자주 대회의 주석단에 오르시였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고 가슴이 설레여보신적은 없었다.

이제 광장에서는 5.1절을 기념하는 30여만 시민들의 군중시위가 벌어질것이다. 그것은 3차당대회의 성과를 경축하며 대회결정을 지지환영하는 성대한 군중시위로도 될것이였다.

문득 3년전 허리부러진 전주대들과 헝클어진 전선줄이 처참하게 늘어지고 부서진 벽돌장들과 콩크리트쪼각들이 나딩굴던 이 길을 가던 일이 어제 있은 일처럼 눈앞에 떠오르시였다. 그때 생나무냄새가 진하게 풍기던 광장주석단에서 보신 10여만군중의 그 모습을 그이께서는 평생 잊으실수 없었다.

가렬처절한 전쟁을 치르느라 잘 입지도 먹지도 못한 모습들이였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것이 다 변하였다. 이 땅에서 전쟁의 험한 상처는 거의나 다 가셔진것이다.

하늘색의 밝은 빛갈로 장식한 광장주석단이 보였다. 주석단의 단우에서는 공화국기발이 봄바람에 나붓기고있었다.

그이께서 승용차에서 내리여 주석단으로 오르실 때 단 좌우의 관람대에 있던 당, 정부, 사회단체 인사들과 인민군장병들이 그이를 열광적으로 환영하였다. 그이께서는 그들의 환호에 따뜻한 답례를 보내며 휴계실에 들어서시였다.

《수령님, <쁘라우다>기자 울라지미르 꼴랴꼬브가 왔습니다. 귀국했다가 이번에 쏘련 당대표단을 수행하여왔다고 합니다.》

주인홍이 그이한테 와서 말씀올리였다.

《그렇습니까? 만나자고 하시오.》

그이께서는 꼴랴꼬브를 반갑게 맞아주시였다.

《이번에는 <쁘라우다> 독자들에게 무슨 소식을 전하겠습니까?》

그이께서 흥미를 가지고 꼴랴꼬브에게 물으시였다.

《이미 소식은 전해졌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 이번 당대회에서 하신 보고내용이 <쁘라우다>지에 상세히 소개되였습니다. 조선의 과거와 함께 현재, 미래가 설계되여있는 그 훌륭한 보고보다 우리 독자들을 흥분시키고 감동시키는 더 좋은 소식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감사합니다.》

그이께서는 꼴랴꼬브의 말을 긍정하시고 수도의 거리와 살림집들이 환히 내다보이는 창문가로 천천히 걸어가시였다. 거리를 형성하고 살림집기초를 닦으면서 심은 가로수들이 한폭의 수채화마냥 연록색으로 단장되고있었다. 새로 형성된 거리들이 청소하듯이 그 나무들도 아직은 어리고 연약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봄물이 올라 한결 싱싱해진 잎새들이 살랑거리는 나무들을 정겨운 눈으로 이윽히 내다보시였다.

《당대회보고에 많은 문제들이 정식화되여있는것은 사실입니다. 전후복구건설의 과업, 다시말하여 3개년계획수행정형에 대하여서도 총화되였습니다.》 그이께서는 꼴랴꼬브를 향해 돌아서시였다. 《우리는 중공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면서 경공업과 농업을 동시에 발전시킬데 대한 로선을 내놓고 간고한 행군길을 다그쳐 마침내 사회주의라는 거목의 뿌리를 이 땅에 튼튼히 심어놓았습니다. 물론 그 거목의 뿌리가 아직은 어리고 연약합니다. 그러나 지난 2∼3년사이의 간고한 투쟁을 통하여 그 뿌리는 페허가 되였던 이 땅에 튼튼히 심어졌습니다.

우리 당의 경제건설기본로선을 계속 힘있게, 성과적으로 관철할수 있는 중공업과 경공업, 농업의 튼튼한 토대가 마련되였습니다. 우리는 이 토대에 의거하여 5개년계획과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계획들을 훌륭히, 기어이 완수해내고야 말것입니다. 타드는 가물과 모진 비바람이 아무리 세차게 휘몰아쳐도 이 땅에 깊이 심어진 그 뿌리에서는 억센 줄기가 솟아오르고 가지가 무성하게 뻗을것이며 해마다 꽃을 피우고 풍성한 열매가 맺히게 될것입니다.… 가물이 심할수록 뿌리는 깊이 내리는 법입니다. 그 어떤 시련과 난관이 가로막아도 동방일각에 튼튼히 뿌리내린 사회주의의 거목은 영원히 푸르러 설레일것입니다.》

그이께서 웃으며 말씀을 맺으시였다.

《그 말씀을 들으니 이번 당대회보고가 가지는 의의가 더 깊이 새겨지게 됩니다.》

꼴랴꼬브가 감동어린 어조로 말씀을 올리였다.

《그렇다니 나도 기쁩니다.》

그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가까이에 있는 정준택과 리웅천을 가리키시였다.

《이 두사람을 알만 합니까?》

그이께서 꼴랴꼬브에게 물으시였다.

《잘 알고있습니다.》

그이께서는 기뻐하시며 꼴랴꼬브와 함께 리웅천에게로 다가가시였다. 《웅천동무, 강선동무들은 다 잘 있습니까?》

그이께서 따뜻이 물으시였다.

《다 잘 있습니다. 림형관동무의 시력도 퍽 좋아졌습니다.》

《그렇습니까.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이께서는 환히 웃으며 꼴랴꼬브를 돌아보시였다.

《리웅천동무는 이번에 당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선거되였고 정준택동무는 당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거되였습니다. 여기에 있는 모든 동무들이 전쟁과 복구건설의 준엄한 시련을 통하여 우리 당의 믿음직한 핵심력량으로 자라나 이번 당대회의 대표로 선출되였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둘러선 모든 대표들을 한품에 안으시려는듯 두팔을 넓게 벌리며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지금까지 나는 거목과 그 뿌리에 대하여 말하였는데 나는 여기에 있는 이 사람들이야말로 사회주의라는 거창한 거목을 자래우고 살지우는 그 뿌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쟁을 거쳐 전후복구건설의 준엄한 시련을 통하여 단련되고 억세여진 이 뿌리들이 사소한 병균의 침습도 받지 않고 튼튼할 때 사회주의거목은 그 어떤 광풍에도 끄떡없이 영원히 푸르싱싱하게 자라날것입니다.》

그이께서는 그밖에도 꼴랴꼬브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하시였다.

문득 그이의 눈길이 꼴랴꼬브의 얼굴을 스치며 그의 등뒤 어디엔가 멎었다. 꼴랴꼬브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반쯤 돌렸다.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한 처녀에게로 모아졌다.

그이께서 복구건설이 한창이던 그때 함흥역구내의 렬차숙소에서 처음으로 만나 얼굴을 익히신 옥산이였다.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얼굴을 높이 쳐들고 곧추 바라보던 처녀의 타는듯하던 정열적인 그 눈길이 그때 그이의 인상에 깊이 새겨지시였었다.

《옥산동무, 동무가 쓴 장편실화를 보았습니다. 아주 잘 썼습니다. 그 글에는 복구건설의 간고한 시련속에서 높이 발현된 우리 인민의 영웅적기상과 투쟁모습이 잘 나왔습니다.

앞으로 우리 인민의 심장을 격동시키는 좋은 글을 더 많이 쓰시오.》

뜻밖의 치하를 받은 옥산의 얼굴은 활활 달아올랐다.

《수령님말씀을 항상 명심하겠습니다.》

옥산은 흥분어린 목소리로 힘차게 결의를 다지였다.

수령님께서는 대견하게 그 결의를 받아주시고 현실속에 깊이 들어가면 얼마든지 좋은 글을 쓸수 있다고 고무해주시였다.

이윽고 그이께서는 옥산의 어깨에 한손을 다정히 얹으시고 물으시였다.

《옥산동무, 오빠소식은 아직 모르지?》

《예.》

《기다려봅시다. 먼 이국땅에서 가족들가지 다 데리고나온다는것이 그리 쉽지는 않을것입니다. 그러나 오빠는 꼭 옵니다. 자식은 어머니가 얼마나 귀중한가 하는것을 젊어서는 다 모르는 법이요. 나이가 들고 인생의 쓰고 단맛을 다 보았을 때 비로소 알게 되지. 한윤호동무는 전후복구건설의 시련을 통하여 조국을 사랑하고 조국을 빛내이는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체험하였습니다.

한윤호동무와 그의 가족을 만날 날을 나는 기다립니다.》

옥산은 희망에 넘친 눈길로 그이를 우러렀다. 옥산의 희맑은 얼굴에는 밝은 빛이 한껏 어리였다.

《조국은 자식들을 차별하지 않습니다. 옥산동무는 조국에서 절대로 외롭지 않을거요. 우린 옥산동무를 잘 알고있듯이 강선제강소에서 기사로 일하고있는 신철동무도 잘 알고있소. 지난해 강선에 나갔을 때 신철동무를 직접 만나보았지. 우린 그를 다른 직책에 소환하기로 했소. 그의 지식과 열정이 한개 기업소에만 바쳐지기에는 너무도 소중하고 아깝소. 우리는 그가 금속공업성에서 사업하도록 하였소. 옥산인 반대 없지?》

《수령님!》

옥산이 겨우 이 한마디를 웨치고는 그이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모두의 눈시울을 뜨겁게 해주는 장면이였다.

드디여 성대한 로천대회가 시작될 시각이 왔다.

김일성동지께서 주석단에 나서시였다.

하늘땅을 진감하는 만세의 환호성이 터져올랐다. 그이께서는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수도시민들에게 손을 높이 들어 답례를 보내시였다.

성대한 로천대회가 진행되고 30여만 수도시민들의 시위가 시작되였다. 손에손에 공화국기와 꽃다발을 든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그이를 우러러 만세의 환호를 올리였다. 사람들마다 감격의 눈물을 지었다.

시위대렬에 뜨거운 답례를 보내시는 그이의 가슴도 뭉클해지시였다.

그이께서는 시위군중이 들고나가는 도표들을 보시였다.

 

1955년의 공업총생산액 1953년에 비하여 2~3배, 1949년 수준을 56% 릉가!

공업총생산액에서 생산수단생산 51.7% 소배재생산 48.3%

 

도표의 수자는 그이께서 3차당대회보고에서 밝히신것이였다. 내외의 경탄을 자아낸 이 경이적인 수자는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전쟁전수준을 회복할데 대한 3개년계획의 총적목표를 거의 1년이나 앞당겨 훌륭히 점령하였다는것을 보여주고있었다. 이 경이적인 수자는 중공업을 우선적으로 장성시키면서 동시에 경공업과 농업을 빨리 발전시킬데 대한 우리 당정책이 자기의 빛나는 첫 열매를 맺았다는것을 시위하고있었다. 인민의 힘을 믿고 인민의 힘에 의거하면 그 어떤 난관도 이겨내고 이 땅에 만년대계의 터전을 능히 자체의 힘으로 튼튼히 다져놓을수 있다는것을 만천하에 시위하는 장엄한 행진이였다.

문득 그이의 눈앞으로 언제보나 서글서글 웃는 인상인 백홍건의 락천적인 모습이 다가들었다. 그가 타던 바이올린에 맞추어 부르던 《봉선화》의 노래소리가 그이의 심금을 뜨겁게 울려주었다. 그러자 그 노래소리는 다시 《수령님, 수령님께 복구건설을 다 맡기고 저는 먼저 갑 갑니 다.》라고 한 백홍건의 마지막말로 이어지며 그이의 심장을 아프게 두드려주었다.

(김책, 강건, 최춘국, 한창봉, 리철수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전사한 전우들의 이름만 외워도 가슴이 아픈데 오늘은 또다시 복구건설의 전투장에서 귀중한 동지들을 잃지 않았는가)

시위군중이 들고나가는 도표들을 바라보는 그이의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였다. 만약 저 도표가 보여주는 빛나는 그 열매가 쉽게 얻어진것이라면, 아무런 희생도 없이 모든것이 다 갖추어진 유리한 조건에서 얻어진것이라면 도표를 높이 추켜들고 보무당당히 나가는 저 사람들이 저렇듯 감격에 겨워하지는 않을것이다. 모든것이 부족한 조건에서 희생을 무릅쓰고 천신만고하여 간고하게 얻어진것이기에 사람들은 저리도 기뻐하고 환희에 넘쳐 오늘의 승리를 경축하는것이리라.

김일성동지께서는 나라가 페허가 된 그때 난관에 주저앉아 먹고 마시고 춤추는 길로만 달리기로 결심했다면 오늘의 이 기쁨과 영광은 생각조차 할수 없을것이라고 생각하시였다.

시위대렬은 물결쳐 흘러갔다. 북소리높이 울리며 씩씩하게 나아가는 혁명가유자녀들의 대오, 그 대오속에는 병철이네 오누이와 백홍건의 남매들도 있는것만 같았다.

지난 조국해방전쟁에서와 마찬가지로 복구건설에서도 희생은 있었지만 혁명의 대는 끊임없이 이어지고있는것이다. 그이께서는 이 장엄한 력사의 거센 흐름을 막을 힘은 이 세상에 없다고 확신하시였다.

시위대렬은 끊임없이 거세차게 흘러갔다.

주석단에 서있는 모든 대표들과 마찬가지로 김일과 정준택, 리웅천이도 그이를 우러러 환호성을 울리는 시위대렬을 보며 솟구치는 눈물을 억제할수 없었다.

그이께서 주석단휴계실에서 하신 거목과 그 뿌리에 대한 말씀이 다시금 그들의 심금을 세차게 두드리였다.

거목과 뿌리!

참으로 뜻깊은 말씀이다.

그 말씀속에는 이 땅에서 일어났고 또 일어나고있는 위대한 변혁의 본질과 의의가 압축되여있었다. 하다면 거목과 그 뿌리를 키우는것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태양일것이다. 태양은 수십억년동안 단 한초의 휴식도 없이 이 세상에 아낌없이 생명소와 영양소를 부어주고있다.

김일과 정준택, 리웅천은 오랜기간의 방황과 탐구끝에 비로소 위대한 진리, 인생의 철리를 터득한 사람처럼 한없이 경건한 심정으로 그이를 우러렀다.

그들은 불과 몇해사이에 이 땅에 일어난 세기적인 변혁과 기적이야말로 김일성동지께서 우리 인민을 한품에 안으시여 사랑과 믿음의 생명소와 영양소를 끊임없이 부어주어 억세게 키워주시였기때문이라고 이 세상에 소리높이 자랑하고싶었다. 그들은 그 생명소를 받아안고 그 영양소를 자양분으로 하여 성장해온 지난 나날들을 돌이켜보며 깊은 감회와 격동에 휩싸여있었다.

그들은 시위대렬이 들고나가는 새로운 5개년계획의 휘황한 설계도를 보았다. 우리 인민의 세기적숙망인 사회주의공업화의 기초를 닦게 될 웅대한 전투목표였다. 그들의 심장은 새로운 전투에 들어서는 전사들마냥 높이 고동치였다.

열광적인 환호성은 끊임없이 터져올랐다. 그것은 자기의 힘을 믿고 자기의 힘으로 일떠선 간고하면서도 영광에 찬 길, 우리 인민이 자자손손 길이 행복을 누릴 민족번영의 길을 굴함없이 꿋꿋이 걸어나갈 우리 인민의 순결한 량심과 불같은 의지, 억년 드놀지 않을 신념의 분출이였다.

그이를 우러러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시위대렬은 대하의 흐름인양 세차게 굽이쳐 흘러갔다.

〈끝〉

 

­ ―> 이 도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법적보호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