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장 4

 

제 5 장

4

 

그날밤 리동백은 누이와 조카딸에게 자기가 유격대에 남아서 장군님을 모시고 싸우기로 결심했으니 기다리지 말아달라는 사연을 알리는 편지를 썼다. 그는 새벽에 화룡쪽으로 떠나간다는 유격대공작원에게 그 편지를 누이집에 전해줄것을 부탁하였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미혼진밀영을 떠난 사령부일행속에 끼여 무송방면으로 향한 행군길에 올랐다. 이제는 사민이 아니라 조선인민혁명군 사령부에 직속되여있는 당당한 유격대원으로서 말을 타고 장군님의 뒤를 따라갔다.

이 행군의 첫 휴식참에 그는 자기의 일기장에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벌써 미혼진밀영은 멀리 뒤에 남았다.

지나온 산들에 가리워져 나흘밤을 지낸 밀영이 어느쯤이였던지조차 알수 없다.

지금은 출발후의 첫 휴식참이다.

우리는 아침 늦게 미혼진을 떠났다.

출발 직전까지도 나는 우리의 일행이 이렇게 적어질줄은 알지 못했다.

밀영에서 우리보다 앞서 떠난것은 미혼진까지 장군님의 친솔을 받으며 그이를 모시고 왔던 제5련대의 두개 중대 대렬이였다. 그들은 의란현 방향으로 떠난다고 했었다.

장군님께서 눈물을 흘리며 떨어지기 아쉬워하는 그들을 친히 바래워주시였다.

다음에 떠난것은 몇개의 소부대성원들이였는데 그들은 동만쪽으로 넘어갈 사람들이였다. 그밖에도 적지 않은 대원들이 남아있었으므로 나는 그들이 새로 장군님을 모시고 동행하게 되는줄로 여겼다.

그러나 정작 우리 일행이 말을 타고 출발하게 되였을 때 나는 몹시 놀랐다.

장군님을 모시고 떠나는 우리 일행은 강세호련대장과 나까지를 모두 합쳐 열다섯사람에 불과했던것이다.

강세호련대장을 제외하면 열네명에 한자루의 경기관총···정규무력의 한개분대에나 비길수 있는 호위무력으로 걸음마다 위험이 살판치는 머나먼 백두산기슭까지 뚫고 나가시려고 하시다니?

장군님의 안전을 우려한 여러 지휘원들이 한개 중대의 전투호위성원만이라도 더 데리고 떠나시라고 거듭 간청을 드렸다. 그러나 장군님께서는 일없다고 거듭거듭 타이르시고 끝끝내 15명의 경위인원만 데리고 떠나신것이다.

어떠한 위험이 드리워져있는지 모를 먼길을 떠나는 너무나도 단출한 우리장군님 일행을 미혼진사람들은 깊은 우려와 불안과 작별의 서러운 눈물로 바래였다. 그 마당에서 웃음을 보인분은 오로지 장군님 한분뿐이시였다.

어제밤에만 해도 나는 장군님께서 이제부터는 대군을 친솔하시고 길을 떠나실줄로 알았다. 그런데 나까지 열다섯명이다.

어찌하여 미구에 대부대국내진공을 예견하시는 장군님께서 신변의 위험도 돌보시지 않으시고 북만에서부터 데리고오시던 중대들마저 국경과 정반대되는 먼 의란현 방향으로 떠나보내셨는지?

나는 알수 없다. 그리고 불안스럽다. 참으로 불안하다.

지금 저 눈덮인 바위에 걸터앉으신 장군님께서는 무슨 생각에 골똘하시였는지? 휴식명령을 내리시자 외따로 앉으시여 몇줄 급히 적으시더니 깊은 명상에 잠기셨다.

구름이 끼고 한산한 날씨다. 다시 눈이 내리고 추워지려는지? 잉크가 얼어 만년필촉을 입김으로 녹이시며 다시 적으신다. 무엇을 적으실가?

우리의 앞길에는 무엇이 기다리고있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