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3

 

 

제 5 장

3

 

3월 하순에 들어서면서 김일성동지의 사업은 더욱 분망해졌다.

27일부터 진행하기로 되여있는 북조선로동당 제2차대회준비가 마감고비에 이름에 따라 종합된 모든 사업들이 다 그이께 집중되였던것이다.

당시 나라의 정세는 매우 엄중하였다. 지난해 9월 조선문제를 비법적으로 유엔에 끌고간 미제는 유엔 제2차총회에서 조선인민의 대표도 참가시키지 않고 저들의 거수기를 발동하여 《유엔림시조선위원단》을 조작하고 그 감시밑에 조선에서 《선거》를 실시하여 《정부》를 세울데 대한 《결의》를 꾸며내였다.

조선인민의 자주권을 무시한 이 《결의》가 전체 조선인민의 강력한 반대와 규탄을 받게 되자 미제는 올해 2월 《유엔소총회》에서 남조선에서만이라도 유엔의 감시밑에 단독선거를 실시할데 대한 《결정》을 채택케 하였다.

이로 하여 우리 나라에서는 국토량단과 민족분렬이 고착될 위험이 더 짙어가고있었다. 북조선에서의 혁명발전과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앞에 조성된 정세는 이미 이룩한 성과에 토대하여 혁명의 참모부인 당을 더욱 튼튼히 꾸리고 북조선혁명기지를 반석같이 다지며 미제의 민족분렬책동을 짓부시기 위한 구국대책을 세울것을 절실하게 요구하였다. 이러한 시대적요구를 안고 열리게 되는 당대회인것으로 하여 해결을 기다리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 구체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방략과 방도를 명백히 제시하여야 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대회에서 중요하게 조국의 자주적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당면하게 남북조선의 전체 애국적민주력량이 단합하여 남조선에서의 《단선단정》음모를 짓부시기 위한 반미구국항쟁을 벌리며 그를 위하여 남북조선정당, 사회단체대표자련석회의를 소집할데 대한 문제를 토의하실 예정이였다.

《장군님, 요즘 너무 무리하십니다. 얼굴이 몹시 축가셨습니다.》

김책이 며칠밤을 꼬박 밝히시느라 눈에 피발이 선 김일성동지의 모습을 가슴아프게 바라보며 나직이 말하였다.

그제서야 방에 들어선 김책을 알아보신 김일성동지께서는 다듬어나가던 보고문에서 손을 떼시고 눈길을 드시였다.

《어찌겠습니까. 아무래도 내가 해야 할 일인데···》

《그래도 휴식을 좀 하셔야지··· 정숙동무가 여간만 근심하지 않습니다.》

《정숙동무가요?!》

김일성동지께서는 김책이 자신의 건강문제를 놓고 걱정하다가 이렇게 찾아왔음을 느끼시였다.

아닌게아니라 김책은 김정숙동지를 만나 어떻게 하면 장군님을 잠시라도 휴식시켜드릴수 없겠는가를 토론하고 오는 길이였다. 김정숙동지는 그에게 장군님께서 머리쉼을 하실수 있게 하는 제일 좋은 방도는 학원에 가보시도록 하는것이라고 귀띔해주시였다.

김책은 지금 그 방향으로 화제를 몰아가려는것이였다.

《만경대혁명학원 학생들이 요즘 장군님께서 나가보시지 못하니 무척 그리워하는것 같습니다. 얼핏이라도 시간을 내지 않으시겠습니까?》

《아닌게아니라 한주일나마 그 애들을 못 보았더니 몹시 보고싶구만. 그런데··· 보다싶이 시간을 낼것 같지 못하군요.》

그이께서는 야속한 눈길로 책상우에 무드기 쌓인 문건들을 바라보시며 가늘게 한숨을 지으시였다. 그러자 김책은 더 바싹 달라붙었다.

《참, 정숙동무가 그러는데 학원아이들이 래일 첫 실탄사격을 한답니다.》

《실탄사격을 한다?!··· 음, 학원에 와서 처음으로 총을 잡은 아이들이 래일 첫 실탄사격을 한단 말이지.》

일순 그이의 얼굴에는 대견해하는 빛이 력력히 어리시였다. 그러나 그 빛은 인차 우려감으로 바뀌였다. 이어 그이께서는 혼자소리처럼 말씀하시였다.

《처음으로 총을 쏴보는 아이들이 돼서 총소리를 들으면 놀랄수 있겠는데··· 좋기는 오늘쯤 그들에게 시범사격을 보여주어 총소리에 익숙되게 해주어야 할것 같은데···》

《예, 나도 처음 총을 쏴볼 때 제 총소리에 놀라 심장이 방망이질하던 일이 지금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그러다나니 총알은 다 물먹으러 보내고말았지요. 허허···》

《안되겠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이제 학원에 나가봐야 할것 같습니다.》

그이의 말씀에 김책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서둘러 응수해나섰다.

《장군님! 그게 좋겠습니다. 제 이제 정숙동무에게도 전활 걸겠습니다.》

《아니, 정숙동무에겐 왜?···》

그이께서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시며 물으시였다.

《아, 그래두 사격에서야 정숙동물 따를 명사수가 어디 있습니까. 학원학생들에게 보여줄 시범사격은 장군님과 정숙동무가 해야 명중사격으로 될수 있고 또 의의도 클것 같습니다.》

《하하··· 그러고보니 오늘 오후 사업조직을 위해서 김책동무가 고심을 많이 한것 같군요.》

김일성동지께서는 짐작되는바가 있으시여 큰소리로 웃으며 말씀하시였다.

김책도 얼굴을 붉히며 따라웃었다. 그럴 때의 그의 모습은 꼭 천진스러운 소년을 방불케 하였다.

···학원사격장은 운동장에서 동쪽으로 좀 떨어져있는 고지 서북쪽릉선에 설비되여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 김정숙동지와 김책과 함께 사격장에 도착하시였을 때 학생들은 사격좌지에 엎드려 산경사면을 따라 100메터 거리에 설치된 가슴형목표를 겨누고 조준련습을 하고있었다. 학생들의 사격훈련을 지도하고있던 차영진이 달려와 훈련정형을 보고드리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의 손을 잡아주시고나서 흐뭇한 눈길로 학생들의 모습을 둘러보시였다.

《대견하구만, 대견해! 정숙동무, 저 애들이 분명 토스레옷에 짚신을 끌고 찾아왔던 그 애들이 맞긴 맞소?!》

그 말씀에 김정숙동지께서도 마음이 뜨거워지시였다.

《정말이지 토스레옷에 짚신을 신고 학원에 찾아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총까지 척척 다룰줄 아는걸 보니···

장군님, 희생된 동지들이 자기 아들딸들의 저 름름한 모습을 볼수만 있다면 얼마나 기뻐하겠습니까.》

《정숙동문 또 먼저 간 동지들생각이 나는 모양이로구만. 그래서 그들을 대신하여 우리가 온게 아니요. 안 그렇습니까, 김책동무?》

김일성동지께서는 김정숙동지를 위로해주시며 김책에게 말머리를 돌리시였다.

《그러문요. 아마 그들도 자기 자식들의 모습을 다 보고있을겁니다.》

그는 눈을 슴벅이며 대답올리고나서 김정숙동지에게 바싹 다가서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정숙동무, 장군님께서 어서 총을 쏘시도록 할 생각은 안하구 자꾸 이러시면 어쩝니까? 남의 가슴까지 아프게 만들면서···》

《용서하세요. 저 애들을 보니 어쩐지 나도 모르게 그만···》

김정숙동지께서 미안스러운 눈길로 그를 바라보시였다.

《자, 거기서 또 무슨 토론을 따로 하지 말고 우리 우선 저 애들의 사격훈련을 봐줍시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넌지시 말씀하시였다.

그러시고나서 영진에게 어서 훈련을 계속하라고 이르시였다.

《알았습니다.》

영진이 자기 자리에 가 서서 엄숙하게 구령을 쳤다.

《화선앞으로 갓!》

그의 구령이 떨어지자 학생들이 총을 으스러지게 틀어쥐고 날래고 절도있는 동작으로 사격좌지를 차지하였다. 그들의 매 동작은 하나같이 힘이 있고 정확하였다.

옹다문 입, 목표물을 뚫어지게 쏘아보며 조준점을 맞추는 눈동자들, 총가목을 으스러지게 틀어잡은 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격침 떨어지는 소리···

김일성동지께서와 김정숙동지께서는 학생들의 훈련동작을 일일이 돌아보시며 그들의 사격자세를 바로잡아주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한 학생의 총을 몸소 잡으시고 그의 자리에 엎드려 사격동작을 시범으로 보여주시며 큰소리로 말씀하시였다.

《사격훈련을 할 때에는 목표판을 부모를 죽인 원쑤로 보고 원쑤를 갚는 마음으로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사격훈련을 꾸준히 하면 어떤 정황속에서도 원쑤를 단방에 잡을수 있고 날아가는 새도 맞힐수 있다. 알겠니?》

《알았습니다.》

그 학생뿐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일시에 힘차게 대답하였다.

그에게 총을 넘겨주신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시금 그들을 둘러보시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지금처럼 높은 곳에 있는 적을 쏠 때에는 중심을 조준하지 말고 그보다 조금 아래를 조준하여야 한다. 자, 다들 그런 묘리를 알고 조준훈련을 해보거라. 그렇지, 그렇게!···》

그이께서는 자세를 낮추시고 학생들의 어깨너머로 조성조문을 들여다보시며 고무해주시였다. 그만하면 학생들의 사격훈련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드시였다.

그이께서는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시였다. 벌써 한시간이 훨씬 지나갔다. 아쉬웠지만 쌓인 일감때문에 더 지체하기가 어려우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영진에게 실탄을 재운 총을 가져오고 목표를 정해놓으라고 이르시였다.

《오늘 너희들에게 시범사격을 해주겠다. 그래야 래일 실탄사격을 할 때 총소리를 듣고 놀라지 않지.》

그이의 말씀에 학생들이 환성을 올리며 우르르 몰려왔다.

그러는 사이에 목표가 세워졌다. 100메터거리에 놓인 목표는 두개의 병과 한개의 벽돌장이였다.

그이께서는 영진으로부터 보병총을 받아 장탄하신 다음 세련된 동작으로 사격자세를 취하시였다. 학생들의 기대에 찬 시선이 일시에 그이께로 쏠리였다. 일부 녀학생들은 손으로 귀구멍을 막고 바라보았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자세를 약간 흐트러뜨리시며 그들에게 손을 내리우라고 하시였다.

《공포를 이겨내고 총소리를 들어야 한다. 부모를 죽인 원쑤가 총을 겨누어들고 달려드는데 무섭다고 눈을 가리우고 귀를 막고있겠니?

저 원쑤를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고 아버지, 어머니의 원쑤도 갚지 못하고 또다시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노예가 될수 있다는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이께서는 다시금 사격자세를 취하시였다. 뒤이어 야무진 세발의 총성이 련이어 울리였다.

《땅!》

《땅!》

《땅!》

그 순간 목표가 모조리 산산쪼각이 났다.

학생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환성을 올리며 얼싸안고 돌아갔다.

얼굴이 창백해진 처녀애들도 있었지만 그들도 차츰 안정감을 되찾으며 신기한 눈길로 금방 목표가 있던 바위우를 바라보았다.

《자, 정숙동무도 한번 쏴봐야지!》

김일성동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학생들은 또다시 손벽을 치며 기뻐하였다. 그분의 뛰여난 사격솜씨에 대한 이야기를 한두번만 들어오지 않은 학생들이였던것이다.

《그럼 제 한번 쏴보겠습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이렇게 정중히 말씀올리고나서 품안에서 권총을 꺼내여 장탄하신 다음 천천히 화선에 나서시였다.

목표가 세워지자 그이께서는 몸에 배인 숙련된 동작으로 권총을 추켜드시였다. 또다시《땅! 땅! 땅!》하는 세방의 총성이 간격없이 울렸다. 순식간에 목표가 부서졌다.

학생들은《야!》 하고 감탄하며 열광적인 박수를 쳤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영진에게 총을 넘겨주시고나서 학생들을 다시금 찬찬히 둘러보시였다.

《너희들은 사격훈련을 잘하여 모두가 백발백중의 명사수가 되여야 한다. 항일무장투쟁시기에 너희들의 아버지들은 다 명사수였다.

총을 잘 쏘아야 부모들의 원쑤를 갚을수 있다. 알겠지?》

《예.》

김책이 김정숙동지를 향해 한걸음 나서며 소리쳤다.

《자, 정숙동무도 한마디 말씀하셔야지요. 아이들에게 그 신비한 사격술의 비결을 어서 가르쳐주십시오.》

《어머님! 어서 말씀해주십시오.》

아이들이 그이의 팔을 붙잡고 졸라댔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애써 사양하시다가 끝내 견디지 못하시고 조용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그 비결이야 아까 장군님께서 다 말씀해주시지 않았어요. 총은 손으로 쏘는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쏘아야 한다고!··· 학생들은 지금 아버지, 어머니들이 다 쏘지 못한 총탄을 재우고 아버지, 어머니들이 다 소멸하지 못한 원쑤를 겨누고있습니다. 그러니 학생들은 이것을 항상 명심하고 총을 쏘아야 합니다.》

사격장에는 숭엄한 분위기가 서리였다.

김일성동지께서와 김정숙동지께서 울려주신 총성과 뜻깊은 말씀들은 만경대혁명학원 학생들의 심장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신념과 의지로 새겨졌다.

《장군님! 총소릴 울리시니 마음이 거뜬하시지 않습니까?》

돌아오는 길에 김책이 김정숙동지와 마주보고나서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새힘에 넘치신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총을 쏴서라기보다 우리 아이들의 총잡은 끌끌한 모습을 보고나니 몸과 마음이 더 든든해지는것 같습니다. 쌓인 피로도 다 풀리는것 같구요. 하하···》

그이께서는 차안이 들썩하니 호탕하게 웃으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