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2

 

 

제 5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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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오는 서둘러 창작실을 정돈하고있었다.

학원에 건립할 김일성동지의 동상형상초안이 완성되였다는 보고를 받으신 김정숙동지께서 곧 나와보시겠다는 련락이 왔던것이다.

그전의 창작실(물론 그 창작실은 형편없이 비좁은 곳이긴 하였지만)에서처럼 녀사를 또 서계시게 할것만 같아 의자들도 여러개 들여놓고 각종 화구통과 물통 등 잡다한 물건들은 다 방에서 내여갔다. 창작실안을 다 정돈하고난 그는 더 미흡한 점이 없겠는가 하여 다시한번 세심히 방안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나서야 의자 한켠에 조심스레 걸터앉았다 . 여느때없이 마음이 긴장되였던것이다. 이제 녀사께서 동상초안을 보시고 무엇이라고 말씀하시겠는지? 과연 녀사의 의도를 충분히 살렸다고 볼수 있을가?···

학원개원식을 진행했던 지난해 바로 그날 저녁 김정숙동지께서 문석오를 찾아오시였다.

그날 김정숙동지께서는 감격에 겨워 몸둘바를 몰라하는 그에게 동상창작사업에서 애로되는것이 없는가고 하시며 장군님의 동상을 만경대혁명학원에 모시려는것은 장군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언제나 장군님과 함께 있고싶어하는 유자녀들의 절절한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서라고 다시한번 일깨워주시였다. 그러시면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을 모르는 아이들은 난생처음 장군님께서 따뜻이 보살펴주시니 장군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아버지장군님곁에 있고싶어한다고, 장군님을 모신듯이 장군님의 동상을 학원에 모시여 부모없는 그 애들의 소원을 하루빨리 풀어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다.

문석오는 김일성장군님께서와 김정숙녀사께서 돌려주시는 크나큰 사랑에 보답할 일념을 안고 새 교사건설에 필요한 석재보장사업과 함께 창작사업에 낮과 밤이 따로 없이 정열을 바쳐왔다.

피타는 사색과 탐구, 고심어린 모대김의 날과 날들이 흘러갔다. 그 창작적진통이 마침내 오늘과 같은 결실을 맺은것이다.

그러나 정작 김정숙녀사께 보여드리자고보니 어쩐지 마음은 불안해졌다.

딱히 무엇때문이라고 찍어말할수는 없었지만 자기자신으로서도 어딘가 허전해지는감이 자꾸만 갈마들었던것이다. 그의 이러한 불안감은 김정숙녀사께서 창작실에 들어오시여 장군님의 동상형상초안을 정중히 바라보시는 모습을 대하면서 더욱 짙어졌다.

장군님의 동상은 《얘들아, 어서 오너라!》하시며 금시 아이들을 한품에 안아주실듯 두팔을 약간 벌리고 서계시는 전신립상으로 형상되여있었다.

문석오는 인자하고 너그러우신 아버지로서의 장군님의 모습을 형상하는데 창작의 중심을 두었던것이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오래도록 그가 창작한 동상초안을 보고 또 보시였다.

가까이 다가서시여서도 보시고 뒤로 물러서시여도 보시고 또 측면에서도 보시였다. 보시면서 깊은 생각에 잠겨드시였다. 문석오는 창작가의 예민한 륙감으로 그이의 안색이 밝지 못하다는것을 느꼈다. 마음은 더없이 무거워졌다. 한동안 아무 말씀이 없으시던 녀사께서 가까이로 다가오시여서야 그는 죄송스러운 눈길을 들었다.

《생각을 많이 하셨군요. 수고가 많았습니다. 장군님을 학원아이들의 아버지로 형상하려고 한 창작가의 의도가 한눈에 알립니다. 더우기 동상을 전신립상으로 형상하려는것이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김정숙동지께서는 선뜻 말을 잇지 못하시였다.

문석오는 자기를 실망시킬가봐 저어하시는 그이의 세심한 마음쓰심을 느끼며 용기를 내여 말했다.

《녀사님, 사정두지 마시고 어서 말씀해주십시오. 아무래도 저의 재능이 너무도 미숙한것 같습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그의 마음을 헤아려보신듯 조용히 미소를 지으시였다.

《난 문선생의 재능을 의심해본적이 없습니다. 다만··· 장군님의 모습이 어쩐지···》

《예?》

《문선생, 난 늘 항일의 군복차림을 하고계시던 우리 장군님의 모습이 너무도 오래동안 눈에 익어서인지 이렇게 양복차림의 모습이 어쩐지 눈에 설어보이는군요. 장군님께서는 항상 가슴에 쌍안경을 드리우시고 옆에는 싸창을 차고계시군 하시였어요. 장군님의 그 모습이 더 친근하게 안겨오지 않을가요?》

《저··· 그러니 녀사님의 말씀은 군복을 입으신 모습으로?···》

《예. 제 생각에는 장군님의 동상은 싸창을 차신 조선인민혁명군사령관의 군복차림으로 한손에는 쌍안경을 드시고 백포자락을 날리시며 일제침략자들을 쳐부시던 장군님의 모습을 그대로 형상하는것이 더 좋지 않겠는가 하는겁니다.》

그이의 열정에 넘치신 말씀에 문석오는 저으기 놀랐다. 그것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창작방향이였던것이다. 더구나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원에 모시게 되는 동상이라고 놓고볼 때···

《녀사님의 그 말씀은 저를 몹시 흥분시킵니다. 솔직히 이 세상의 그 어느 조각가도 그렇듯 성격형상이 강렬하고 예술적조형미가 뚜렷한 그런 구상을 해내지 못할겁니다. 그런데···》

《문선생도 사정두지 마시고 어서 이야기하세요.》

김정숙동지께서 웃으시며 그를 재촉하시였다.

《장군님의 그런 모습을 저 백두산이나 장군님께서 조국개선을 하신 력사적의의가 있는 장소에 세운다면 더없이 완벽한 형상으로 될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원에 세우는 동상이라고 생각할 때 너무 엄엄하지 않겠는가 하는···》

문석오는 흥분을 눅잦히며 아쉬움이 비낀 어조로 솔직한 심정을 터놓았다.

김정숙동지께서도 잠시 생각에 잠기시였다.

《그러니 동상의 성격과 그 건립장소가 맞지 않을수 있다는 우려이군요. 물론 문선생이야 전문가이니 더 잘 아시겠지요.···

하지만 동상의 기념비적성격이 그 장소에 의해서만 설명되거나 담보된다고 볼수 없지 않을가요. 잘 모르긴 하겠지만 내 생각에는 동상이 단순히 그 어떤 이름있는 장소를 장식하거나 그 어떤 력사적사실을 설명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있는, 영원히 잊혀지지도 지워지지도 않는 빛나는 모습으로 세워질 때 진실로 자기의 기념비적의의를 가진다고 봐요.》

《예?》

《해방을 맞은 우리 인민의 마음속에 제일 깊이 새겨져있는 김일성장군님의 모습은 축지법을 쓰시며 강도 일제를 쳐물리치신 빨찌산 김대장의 모습이예요. 그리고 학원에서 공부하는 유자녀들의 마음속에도 군복을 입으신 장군님의 모습은 엄엄하게 느껴지는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친근하게 안겨올거예요.》

김정숙동지께서는 진지한 눈빛으로 문석오를 바라보시며 잠시 동안을 두시였다가 다시 말씀을 이으시였다.

《그 애들의 아버지들은 대다수가 다 장군님을 따라 총을 잡고 유격대에서 싸운 사람들이예요. 그래서 유자녀들이 맘속으로 그려보는 자기 아버지의 모습들도 빨찌산의 군복을 입은 모습일겁니다.

그 애들은 항일무장투쟁시기의 군복입은 장군님의 모습에서 다름아닌 자기 아버지들의 모습을 보며 더 가깝고 더 친근하게 생각할거예요. 그렇게 될 때 우리가 진정으로 그 애들의 소원을 풀어주는것으로 되며 동상건립의 기념비적성격도 더 잘 살아나는것으로 되지 않겠나요.》

(아! 이것은 발견이다. 조각창작의 기성리론으로써는 도저히 상상할수 없는 새로운 발견이다!···)

문석오는 경탄에 찬 눈길로 김정숙동지를 우러러보았다.

《정말 놀랍습니다. 녀사님께서 이렇게 굳어진 이 문석오의 머리를 순간에 깨우쳐주실줄은··· 말씀을 듣고보니 정말 천만번 지당하고 명백한 리치입니다. 신심이 생깁니다. 눈앞이 환히 보입니다.》

그는 흥분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격정에 넘쳐 말했다.

《아마 미껠란젤로가 살아있다고 해도 녀사님의 말씀에는 그 도고한 머리를 숙이지 않을수 없었을것입니다.》

《호호··· 문선생도 그런 말을 다 할줄 아시누만요. 난 다만 만경대혁명학원의 새 교사에 모실 장군님의 동상은 학원아이들의 소원을 풀어줄수 있게 될뿐아니라 그 애들이 우리 혁명의 피줄기를 이어갈 투사로 자라날 각오를 더욱 굳게 가질수 있도록 형상돼야 한다고 생각했을뿐입니다.》

《제 생각이 정말 짧았습니다. 녀사님! 녀사님의 그 절절한 념원을 제 어떻게 하나 꼭 실현시키겠습니다. 녀사님의 가르치심대로 만경대혁명학원에 김일성장군님의 동상을 훌륭히 모시여 장군님의 그 위대하신 영상이 우리 인민과 유자녀들의 마음속에 아니, 끝없이 대를 이어가게 될 우리 혁명의 미래앞에 영원토록 새겨지도록 하겠습니다.》

문석오는 두손을 모아잡고 그이께 정중히 말씀올렸다.

김정숙동지께서도 기쁨에 넘치시여 그의 두손을 꼭 잡아주시였다.

《고맙습니다, 문선생!》

《녀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