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12


 
 

제 5 장

12

 

오늘 김일성동지께서는 김정숙동지와 함께 또다시 만경대로 나오시였다. 이제 며칠 안있어 진행하게 될 학원교사준공식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문제들을 풀어주시기 위해서였다. 내각부수상 김책이 동행하였다.

《전번에 김책동무가 허형식의 고향이 경상북도 선산군이라고 하였기에 남조선의 반일운동자구제위원회에 알아봐달라고 부탁하였더니 그의 어머니와 안해, 아들딸들이 서울에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서울에··· 말입니까?》

《예, 속담에 업은 아이 3년 찾는다더니 허형식의 가족이 서울에 있는것도 모르고 북만에서만 찾았으니··· 딸이 15살이고 아들이 13살이라니 그들을 허형식의 로모와 안해와 함께 빨리 평양으로 데려다가 잘 돌봐주어야 할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다 만경대혁명학원에서 공부시키도록 합시다. 인차 사람을 서울에 보냅시다.》

《면목이 없습니다. 사실은 허형식의 가족을 찾는 일은 제가 더 관심했어야 할 일인데···》

《김책동무가 그들의 행처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걸 나도 다 압니다. 북만에서 10여년 동안이나 함께 싸운 혁명전우가 아니였습니까!》

《고맙습니다, 장군님.》

승용차는 벌써 만경대입구에 들어서고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밝은 눈길로 김책을 바라보시였다.

《좋은 소식이 한가지 더 있습니다. 박달동무가 소식을 보내여왔는데 글쎄 권영벽동무의 아들이 자기 집에 와있답니다.》

《아니, 권영벽동무의 아들이 말입니까?》

김책의 얼굴이 다시금 환해졌다.

《청진에 숨어살다가 어떻게 소식을 들었는지 불쑥 자기를 찾아왔더랍니다. 인차 만경대혁명학원으로 보내겠답니다. 이젠 됐습니다. 권영벽동무에게 아들이 있으니 그의 대를 잇게 되였습니다. 우리가 권영벽동무를 대신하여 그 애를 훌륭하게 키워줍시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흐뭇하신 마음으로 좌석등받이에 한껏 몸을 젖히시였다.

《그 애들의 소식을 듣고나니 만경대의 새 교사를 더 훌륭하게 꾸려주어야겠다는 생각에 못 견디겠습니다.》

현지에 도착하신 김일성동지께서는 먼저 소장 림춘석을 비롯한 학원건설사업소 일군들을 부르시여 다시한번 그들의 로력적성과를 높이 치하하신 다음 준공식전까지 운동장을 더 깨끗하게 정리하고 아직 널려져있는 건설자재들을 빨리 치울데 대한 가르치심을 주시였다. 이어 그이께서는 교사 2층에 있는 체육관과 기숙사 4층에 꾸려놓은 도서관을 돌아보시였다.

그러신 다음 보이라와 교직원사택마을을 돌아보시고 교직원들의 생활을 잘 돌봐줄데 대하여 따뜻이 보살펴주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리종익원장으로부터 장군님의 말씀대로 나무침대들을 모두 철침대로 교체하여놓았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그럼 기숙사로 가보자고 하시며 걸음을 옮기시였다.

《아무리 나라에 철사정이 긴장하여도 학원아이들에게 나무침대를 놓아줄수야 없지요. 아이들의것은 무엇이나 다 우선 든든해야 합니다. 그런데 철침대가 돼서 좀 무겁지 않습니까?》

그이께서 물으시자 원장이 빙긋이 웃으며 대답올렸다.

《장군님께서 가르쳐주신대로 침대를 철관으로 만들어왔습니다. 들고 옮기기도 가볍고 편리해서 다들 좋아합니다.》

《그래요.》

그이께서는 원장이 안내해드리는대로 기숙사의 첫방에 들어가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도 김책과 함께 들어가시였다.

《음, 모양있게 잘 만들었구만. 높이도 이만하면 아이들에게 적당하겠소.》

김일성동지께서는 김정숙동지와 김책을 바라보시며 그렇지 않느냐고 물으시였다.

《예, 아이들이 오르내리기에 알맞춤한것 같습니다.》

김정숙동지께서 침대곁에 다가가 높이를 가늠해보시고나서 말씀드렸다.

《그런데··· 침대를 개별적으로 벌려놓아 아이들이 잠을 자다가 떨어지거나 이불을 차버려 떨굴수 있을것 같습니다.》

《정숙동무의 말이 옳소. 아이들이야 갈개자는 버릇이 있지 않소. 원장선생, 침대를 벌려놓지 말고 몇개씩 붙여놓읍시다. 한 세개정도씩 말입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원장의 얼굴을 바라보시였다.

《저희들이 그런 생각까지 미처···》

《원장선생, 부끄러워할건 없습니다. 그런 생각은 장군님과 정숙동무가 아니시면 누구도 못하는거니까요. 나나 원장선생은 어림도 없습니다, 하하···》

김책이 껄껄 웃으며 리종익에게 하는 말이였다.

《정말 그 말이 옳은것 같습니다.》

리종익원장도 진심어린 목소리로 김책의 말에 수긍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한 침대우에 걸터앉으시였다. 그러시고는 좀 힘을 주어 우아래로 흔들어보시였다.

《그만하면 아이들이 이 우에서 춤을 춰도 견디여 내겠습니다. 그런데 철침대이기때문에 침대깔개를 두텁게 만들어 깔아주어야 합니다. 아직 좀 배기는감이 있습니다.》

그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며 침대에서 일어서시였다.

《래일중으로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리종익원장이 그이의 뒤를 따라서며 대답올렸다.

방문턱을 넘으시려던 김일성동지께서 《가만.》 하고 문득 멈춰서시였다. 뒤를 따르던 사람들도 멈춰섰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돌아서시여 방금전에 앉아보셨던 침대에로 다시 다가가시였다. 김책은 그이께서 혹시 무엇을 떨구셨는가 하여 재빨리 침대우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그우에는 하얀 백포외에 아무것도 눈에 띄우지 않았다.

이번에는 침대주변을 둘러보았다. 김일성동지께서 침대곁에 무릎을 굽히고 앉으셨던것이다.

《아니?!》

다음순간 모두 놀라와 저도 모르게 비명소리 비슷한것을 내였다.

무릎을 굽히시고 침대밑을 들여다보시던 그이께서 아예 방바닥에 두무릎을 대시고 침대밑으로 허리를 반쯤 들이미시였던것이다.

《장군님,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김정숙동지께서 서둘러 그이곁으로 다가가시였다. 김책과 리종익도 영문을 알길없어 바투 다가섰다.

잠시후에야 김일성동지께서는 침대밑면을 향해 뻗쳤던 한손을 거두시고 그안에서 허리를 뽑으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 그이를 부축해드리시였다.

《내 혹시나 해서 침대밑을 들여다보았는데 아닌게아니라 침대에 깐 널판자밑으로 더러 못끝이 나와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누구에게라없이 자신의 손가락끝에 또렷이 찍혀진 못자리를 보여주시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오늘중으로 당장 모든 침대의 널판자들을 확인해보고 못끝을 든든히 구부려놓아야 할것 같습니다. 원장선생, 장난이 심한 아이들이 침대밑으로 기여다니다가 그 못끝에 상하기라도 하면 어쩌겠습니까?》

《아니, 그럼 그것때문에?!···》

김책과 리종익은 그만 더 말을 잇지 못하였다. 그저 어쩌면, 어쩌면··· 하는 놀라움으로 하여 말문이 꽉 막혀버리고말았던것이다.

《거 왜 쏘련작가 가이다르의 소설에도 나오지 않습니까. 〈츄끄와 게끄〉에서 게끄란 녀석이 몰래 궤짝속에 기여들어가 숨는통에 소동을 일으키는 이야기가 말입니다. 아이들은 원래 그렇게 장난이 세찹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즐겁게 웃으시며 기숙사를 나서시였다.

그이께서는 만족한 시선으로 다시한번 학원건물들을 둘러보시고나서 원장을 돌아보시였다.

《아무리 보아도 싫지 않습니다. 학원을 정말 번듯하게 잘 지었습니다. 원장선생, 이 좋은 건물에서 앞으로 교육사업을 더 잘하여야 하겠습니다. 건물이나 번듯하게 지어놓았다고 하여 교육교양사업이 저절로 되는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학원일군들이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하여 어떻게 노력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교직원들은 학생들을 친부모의 심정으로 잘 돌봐주어야 합니다. 내가 여러번 말하였지만 그들은 지난날 부모없이 헐벗고 굶주리며 살다보니 지금도 부모의 사랑을 그리워하고있습니다. 그들은 우리밖에 믿을데가 없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잠시 그의 얼굴을 지켜보시다가 말씀을 이으시였다.

《학생들을 친부모의 심정으로 돌보아주라는것은 그들을 그저 어루만지라는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장래까지도 책임지는 립장에서 잘 보살펴주어 그들을 다 열렬한 혁명가, 인민의 참된 충복이 되도록 훌륭히 키워주는것입니다.》

《장군님의 그 높으신 뜻을 꼭 명심하고 일하겠습니다.》

리종익원장이 기숙사에서 받아안았던 그 감동이 아직 가셔지지 않은 얼굴빛으로 삼가 대답을 올렸다.

《그럼 우린 가보겠습니다. 학원 새 교사 준공식을 국가적인 행사로 크게 진행하게 되는것만큼 준공식준비를 잘하여야겠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며 그이께서는 원장과 인사를 나누시였다.

이때 기숙사옆 양지바른 언덕의 잔디밭에서 《와― 와―》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특별반의 나어린 꼬마들이 그곳에서 한창 씨름을 하고있었던것이다. 그들의 모습을 보시는 김일성동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여났다.

《정숙동무, 우리 장난꾸러기들이 씨름을 하는데 한번 보고 가기요. 김책동무도 어서! 이런 희한한 구경은 어디 가서 돈을 주고도 못하는겁니다.》

그이께서는 앞장서 걸음을 옮기시였다 . 김일성동지께서와 김정숙동지께서 그곳에 이르렀을 때에는 두 꼬마가 맞붙어 승패를 다투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있었으며 그 주위에 빙 둘러선 아이들은 벅적 떠들며 저저마다 응원에 열을 올리고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대견하게 바라보시는 김일성동지의 얼굴에도, 김정숙동지의 얼굴에도 사랑스런 미소가 한껏 어리였다.

《자, 내가 심판을 서줄테니 어서 씨름을 계속하거라.》

김일성동지께서는 아이들의 놀음이 중단되지 않도록 몸소 웃옷을 벗으시고 씨름판에 들어서시였다. 그리고 꼬마들의 씨름을 다시 붙여주시고 심판원이 되시여 승부까지 가려주시였다.

《자, 이번에는 나하고 겨루어볼가.》

그이께서는 뒤짐을 가볍게 지시고 씨름판에 서시여 아이들을 둘러보시였다. 그러자 아이들이 《야!―》 하고 환성을 올렸다.

그들은 서로 동무들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서로 나가라고 눈짓을 하기도 하고 씨름판안으로 자기 동무의 등을 떠밀기도 하였다.

《허, 자신들 없는 모양이다?! 좋다, 그럼 모두 함께 나를 넘어뜨려보거라. 자, 시작!》

장난꾸러기들이 어려움도 다 잊고 일시에 그이의 량다리에 달라붙어 모지름을 쓰기 시작했다. 그이께서는 안깐힘을 쓰는 꼬마들을 한명씩 높이 들어올리시였다가는 씨름판우에 살며시 내려놓군 하시였다. 그러면 넘어졌던 꼬마들이 또 일어나 매여달렸다.

김정숙동지께서는 김책과 함께 꼬마씨름군들을 응원해주시였다.

《얘들아! 무슨 일이든 그저 힘 하나만으로는 안된다. 장군님의 말씀대로 힘과 지혜를 짜내고 여럿이 합심하여야 한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안타까우신듯 자리에서 반쯤 일어서시기까지 하시고 아이들에게 소리치시였다. 꼬마선수들이 있는 힘과 지혜를 다하였으나 김일성동지께서는 끄떡없이 서계시였다. 그러시다가 그이께서는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시려고 일부러 뒤로 밀리우는척 하시다가 슬쩍 넘어지시였다.

꼬마들은 《야―》 하고 환성을 올리며 더욱 벅적 떠들었다.

《얘들아! 너희들이 이겼다. 정말 장하구나!》

김정숙동지께서는 아이들의 옷을 털어주시며 칭찬해주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도 환하게 웃으시며 그들의 옷을 털어주시였다.

《우리 꼬마들이 힘이 쎄! 모두가 장군감들이야! 얘들아, 나도 어릴적에 만경봉에서 동무들과 함께 이런 씨름을 많이 하군 했단다.》

《장군님께서두 말입니까?》

어린 학생들은 장군님께서도 자기들처럼 이런 놀음을 했다는것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듯 머루알같이 새까만 눈동자들만 반짝이며 무척 신기해하였다.

《그렇지 않구. 장수힘은 저절로 생기는것이 아니라 이렇게 너희들처럼 어릴적부터 키워야 생기는거란다. 그래, 너희들 군사놀이는 많이 하느냐?》

그 물음에는 아이들이 너도나도 목청껏 대답했다.

《예.》

《그래, 누가 대장이냐?》

아이들이 저희들속에서 그중 키가 커보이는 한 학생을 가리켰다. 그런데 그중에서 제일 키가 작은 애가 볼부은 소리로 《장군님, 나도 대장입니다.》 하고 한걸음 나서며 대답하였다. 그리고나서는 코를 훌쩍거렸다. 그 모양이 너무 사랑스러우시여 김일성동지께서는 김정숙동지와 김책을 바라보시며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하하··· 대장도 코를 흘리느냐?!》

와그르··· 씨름판이 웃음판으로 화하였다.

《자, 이리 오너라. 코를 씻자. 코만 흘리지 않으면 넌 틀림없는 대장감이다. 벌써 척 보면 알리는데 뭐···》

그이께서는 손수건을 꺼내여 꼬마의 코를 닦아주시고나서 《자, 또 놀아라. 그저 너희들이 마음껏 뛰노는걸 보는 때가 제일 기쁘구나.》 하시며 아이들의 등을 다정히 떠미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 들고계시던 그이의 웃옷을 드리시였다.

《정말 오늘은 나도 만경봉시절로 되돌아온것만 같소. 정말 만시름이 다 풀리누만.》

김일성동지께서는 웃으시였다. 웃으시며 아이들의 모습을 오래도록 정겹게 바라보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도 따라 웃으시였다.

그러나 그이의 눈가에서는 맑은것이 어려 반짝이고있었다.

김책과 리종익도 뜨거움을 삼키며 김일성동지의 모습을 우러르고 또 우러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