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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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가에서 짐을 지고온 일부 사람들을 돌려보내지 않으면 안되였다.

모두 강건너까지 가겠다고 하였지만 그럴 형편이 못되였다. 아낙네들도 있었고 어떻게 운반대렬에 끼여들었는지 나이 많은 로인들도 있었다.

8련대는 아직 창평쪽에서 싸움을 하고있었고 7련대 역시 하삼수평방향으로 진출했기때문에 경위중대와 독립대대만 이 지점에서 사령부를 보위하면서 강을 건느게 되였다.

성림은 돌아가는 마을사람들을 배웅해주느라고 맨마감에야 강기슭에 나섰다.

멀어져가는 동네사람일행을 향하여 손을 흔들던 그는 문득 채양버들에 가리워 잘 보이지 않는 둔덕밑에서 인기척을 느끼고 굳어져 서버렸다.

한 녀대원이 땅을 그러안고 엎드려있었다. 검은 흑토가 가까스로 애풀에 가리워질가말가한 맨땅에 두무릎을 꿇고 엎드려 그 땅을 모두 한가슴에 그러안을듯 두팔을 벌리고 풀밭을 어루더듬고있었다.

볼을 이쪽저쪽 번갈아가며 그 땅에 대고 얼굴을 비빈다. 마침내 어깨가 물결치기 시작하였다.

얼굴이 이쪽으로 돌아설 때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이 해빛에 번쩍하였다. 누가 볼가봐 후미진 곳에 홀로 숨어서 사랑하는 조국땅과 리별을 나누는 녀전사의 모습을 볼 때 성림은 숨을 쉬기도 가쁠만큼 숭엄한것을 느꼈다. 녀전사의 한손에 쥐여진 진달래꽃포기만이 웃고있었다.

성림은 김정숙동지의 모습에서 가슴을 뜨겁게 지지는 강력한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그자신이 이미 알고있는 말들을 다 그러모아도 그것을 표현할수 없을것처럼 생각되였다.

그러한 말을 배우리라, 혁명의 진정한 리념을 배우리라는 웅심깊은 생각이 온몸을 후덥게 덥혀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