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14

 

14

 

조선인민혁명군의 습격조가 3호물동과 포태리의 목재판을 들이쳤다. 부랴부랴 자료를 종합한 결과 50명내외로 추측되는 잘 무장되고 훈련된 유격대원들의 세련되고 과감한 그리고 면밀히 조직된 습격이라는것이 밝혀졌다. 창황중에 뛰여다니고 전화질을 하고 욕설을 퍼붓고 하다나니 당장은 그 습격의 의도도 지어 피해정도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일으킨 파문은 실로 컸다. 국경일대에 그물코처럼 늘여져있는 각종 군, 경 《토벌대》와 수비대, 경찰서, 주재소들에서는 온통 그 소문으로 바글바글 끓어번졌다. 벌둥지 한복판에 무슨 정체모를 막대기같은것이 쿡 박혀들었다가 사라진것 같았다. 뭇벌들이 막대기가 헤집고 나간 그 구멍을 둘러싸고 저마끔 웅- 웅- 거리듯 수많은 경관, 헌병들이 습격당한 3호물동과 포태리어방에서 돌아칠 때 그 의의로 보아 그만 결코 못지 않은 또하나의 중대한 사건이 건창부근의 리명수물가에서 벌어졌으나 정신이 나가버린 이 제복 입은 뭇벌새끼들은 한동안 그것을 알지도 못했다.

낚시군으로 가장하고 리명수물가에서 조선인민혁명군의 행동을 감시하고있던 한 특무가 감쪽같이 행방불명이 된것이였다.

어찌보면 3호물동과 포태리의 습격사건보다 더 직접적인것을 시사해주는 이 사건이 애초에 문제시되지부터 않았다는것은 현지의 경찰, 군대들이 당황망조한데만 원인이 있는것이 아니라 그러한 특무가 그러한 때 그러한 곳에 박혀있었다는것을 아는 사람이 극히 적었다는데도 원인이 있었다. 그것은 총독부관하의 경찰이나 조선주둔군계통의 특무가 아니라 관동군의 특수선무공작반에서 은밀히 강을 건너와서 박아넣은 밀정들가운데 하나였다.

호철이는 이 일을 위하여 시마끼소좌와 함께 강을 건너와서 갑산, 무산 지경을 분주히 돌아쳤었다. 시마끼의 복잡한 주문에 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한꺼번에 여러명의 밀정을 박아넣다보니 리호철은 제 친형까지 끌어들이게 되였는데 리명수물가에서 가까스로 도망쳐온 하늘소를 통하여 형의 신상에 불상사가 생겼다는것을 이튿날에야 알게 되였다.

그날 호철이는 정섭이에게 얻어맞은 눈등과 코가 퍼렇게 부어오르면서 얼얼하고 후끈후끈 달아오르는게 딱 움직이고싶지 않았으나 어떤 복수심에 다쫓기듯 강정섭이를 잡을데 대한 수배를 빈틈없이 해놓고 곧장 혜산쪽으로 넘어왔었다.

(제까짓놈, 뛰여야 벼룩이지 갈데가 있나.)

호철은 얼얼한 눈등을 조심스레 눌러보며 중얼거렸다. 삼장국경다리초소에도 련락을 하고 윤원구네 일행까지 심문하도록 조치를 취했으니 강정섭이를 체포하는것은 시간문제일것이다.

그러나 시마끼에게 이러한 내막이 알려지면 재미없을것이기때문에 될수록 그를 직접 면대하는것을 피하자고 일부러 길을 에돌아가며 요소요소에 박아놓은 밀정들을 만나보고 그지간의 보고를 받아내였다.

그러다가 맞받아 달려오는 하늘소를 만나 형의 참변을 알게 된것이였다. 호철은 얼얼한 코마루를 매만지며 진저리를 쳤다. 하늘소의 말을 들어보면 형이 살아있을 가능성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대진평까지 형을 찾아헤매던 호철은 거기서 날이 저물어서야 혜산으로 들어오는 화물차를 가까스로 얻어탔다. 코가 터지든 눈이 터지든 당장 시마끼를 만나 대책을 세워야 하였다. 날이 저무니 바람이 차졌다. 들추는 화물차의 뒤꽁무니 가마니짝틈에 비비대고 앉아 일으켜세운 두무릎사이에 머리를 틀어박았다. 그래도 찬바람은 막을수 없었다. 바람만이 아니였다. 황토먼지가 사정없이 덮씌웠다. 군대와 경찰을 실은 자동차들이 꼬리를 물고 마주 달려왔다. 그때마다 이쪽 자동차는 길 한옆에 비켜서서 상스러운 군가를 악다구니처럼 불러제끼는 그 자동차행렬이 다 지나가도록 고스란히 먼지를 들쓰고있어야 하였다.

포태리와 3호물동을 얻어맞은것들이 그 일대에 무력을 증강하느라고 발광한다는것을 짐작한 호철은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고 그 어리석음이 분하기도 하여 울음이 북받칠 지경이였다. 눈등과 코마루는 점점 더 부어오르는지 온통 얼굴전체가 눈과 코로 변해버린듯 했다.

머리가 사타구니에 가닿도록 두무릎사이에 온몸을 웅크려넣은 호철은 자기의 무릎에 더운 입김을 내불며 홀로 중얼거렸다.

《죽을 때 소리라도 치고 죽을게지, 이왕 죽는걸··· 그러면 저 우둔한것들도 공산군이 리명수언저리에서 움직인다는것을 알텐데··· 아- 군대는 그냥 왕청같은데로만 가는군.》

혜산경찰서는 그야말로 악마구리 끓듯 하였다. 보천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자동차를 내린 호철이가 절뚝거리며 경찰서앞에 다가가니 중대급의 경찰《토벌대》가 막 떠나려고 정렬하고있었다.

(저것들은 또 어디로 가는고?)

호철은 까닭없이 반감을 가지고 검은 제복에 장총을 둘러멘 경찰관대렬을 돌아보는데 현관층계를 탕탕 구르며 기무라경부보가 달려내려왔다. 볼만 한 꼴이였다. 일상 비밀사찰에서는 무슨 솜씨나 있는것처럼 떠벌이기 좋아하던놈이 넓은 가죽띠를 제복우에 질끈 동이고 큼직한 권총을 드러나게 찼을뿐아니라 전투가방과 쌍안경을 엇갈아메고 모자의 턱걸이까지 목이 조이게 내려건 품이 당장 그 누구를 요정낼것만 같은 기세였다.

《기무라상 아니요? 어디로 이렇게?···》

정 모르는척할수도 없어 우정 걸음을 멈추고 인사수작을 거니 그자는 한발을 내짚으며 힐끔 돌아보고 쌀쌀하게 말했다.

《아, 호철군인가? 지금 바빠서··· 다음에 만나자구···》

(별 거지같은놈 다 보겠다. 토벌대장자리가 그리 대단해뵈는 모양인가?)

호철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기무라가 대기하고있던 《토벌대》대렬을 끌고 선자리에서부터 내달려가는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개판이군.)

서장실은 지금 함남도경찰부장이 내려와서 《토벌본부》를 가로타고앉았다.

함남도뿐 아니였다. 함북도의 고등과장도 나와있고 74련대와 75련대의 참모들, 북선제지자위대의 중대장, 어딘가로 떠날 차비를 하고 대기중인 완전무장한 경시, 경부, 경부보들이 씨글씨글 하였다.

《각하, 2려단장각하가 직접 나왔습니다.》

앙바틈한 몸집에 코수염을 쫑긋하게 길러서 어딘가 검정고양이같은 인상을 주는 서장이 자기 책상우에 놓인 전화송수화기를 황송스레 받쳐들고 자기 자리를 가로타고앉은 도경찰부장에게 내밀었다.

《아, 장조가 나왔는가.》

경찰부장은 함지박같은 배를 가진 사나이로서 밑이 쑥쑥 빠져들어가는 회전의자에 앉기가 대단히 거북할듯 하였지만 어쨌든 이 건물안에서는 그자리가 제일 높은 상관이 앉는 자리라 래일이나 모레쯤 총독부 경무국장이 내려오기 전까지는 아무리 숨가쁘더라도 그자리에 앉아배기지 않을수 없었다. 그는 송수화기를 받아쥐기 전에 우선 제복저고리단추를 아래로부터 두개 풀어놓고 몸을 한번 뒤로 젖혀 숨을 쉰 다음 목을 이리저리 휘저으면서 매우 힘들게 손을 뻗쳤다. 송수화기를 받아든 경찰부장은 뜻밖에도 방금과는 판다른 간사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장조장군이시오? 내 함남도 사까이요. 그래 어떻게 됐소? 통보는 받았소? 그렇소, 포태리를 치고 3호물동으로 해서 그쪽으로 건너간것 같단말이요. 하여간 지금 이쪽은 철통같소. 개미 한마리 못새게 그물을 늘였다니까. 허허허, 글쎄 어떻겠는지··· 아마 이번은 틀림없을거요. 그래 어떻게 됐다구? 포부대는 다 이동했다? 그리구 오니시도 24도구쪽에··· 아, 알겠소···》

전화는 이쪽에서 포위진을 튼튼히 형성하는데 대응하여 강건너에서도 유격대가 새여나가지도, 발붙이지도 못하게 하라는 협동작전에 대한것이였다. 그것은 이미 조선주둔군과 관동군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져서 해당한 명령이 경찰뿐아니라 새로 혼마《련합토벌사령부》에 배속되여 압록강대안일대에 주둔하고있는 봉천 2려단과 길림 1려단에 하달되여있었다.

미타하게 생각했던대로 시마끼는 그 자리에 보이지 않았다. 본래 그는 이런 자리에 나타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장 만나자고 하니 우선 김일성유격대문제를 가지고 끓어번지는 《토벌본부》에 혹 나타나지 않았겠는가 하고 미심결에 들려보지 않을수 없었다. 사복을 입고 기웃거리는 호철을 발견하자 서장이 그 검정고양이같은 상을 찌프리며 엉뎅이밑으로 부채질하듯 손을 흔들었다. 소리없이 나가라는 수작이다. 무슨 술추렴에 청하러 온줄 아는 모양인가.

호철은 잔뜩 부어오르는 코를 싸쥐고 이사이로 침을 찍 내뱉으며 거리로 나왔다. 그는 한참이나 새골목에서 망설이다가 결심을 하고 최종련락장소인 청료리점으로 직접 찾아가기로 마음먹었다. 하기는 좋자면 이렇게 직접 찾아가지 말고 혜산경찰서같은데서 우연히 만난척하고 눈짓을 할수 있다면 일이 훨씬 순조로울것이였다. 그러나 시마끼는 조선주둔군관하에 나와있다는것을 나타내는것이 재미 없기도 하겠지만 그자들이 놀아나는 꼴이 보기 싫어 몸살을 앓을 지경이였다. 호철이가 경찰들이 하는 일을 우습게 보는것도 시마끼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실상 호철이가 보기에 김일성유격대문제에 대해서 시마끼만큼 믿음성있는 견해와 실력을 가진 사람은 있어보이지 않았다.

한때 모리보도과장이 본신사업은 젖혀놓고 이 부문사업을 보게 되면서 시마끼의 빛갈은 상당히 퇴색한감이 있었지만 모리가 이미 죽어버린데다 하시모도의 후임으로 온 이와구니소장이 마침 시마끼의 동향이라 특수선무공작을 전적으로 그에게 의탁하고있다는것이였다.

호철이는 바로 시마끼의 끄나불이였다. 그러나 그가 특수선무공작반의 요원이라는것은 말할것 없고 반장 시마끼와 직접 련결되여있다는것은 비밀중에서도 극비에 속하는 비밀이였다.

호철은 결심을 품고 청료리점을 향해가면서 비로소 자기의 말이 시마끼를 꽤 설복해낼수 있겠는가하는 점을 곰곰히 따져보았다. 아무리 자기의 추리가 그럴듯하다 하더라도 제 눈으로 직접 김일성장군을 본것도 아니고 유격대를 잡은것도 아니다. 그러니 시마끼가 그 매부리코우에 우묵하게 패워들어간 올빼미눈으로 자기 정수리를 쏘아보는 날이면 선무공작반 요원자리는 말할것 없고 금천동의 금광도 하늘로 날아날수 있다. 그러나 일본제국이 국력을 다 기울이다싶이하여 없애보겠다고 하는 조선인민혁명군을 맨주먹으로 사로잡으려고 나선 이상 어차피 모험을 피할수는 없다. 사실 이번 길만 해도 형까지 횡사하게 되지 않았다면 굳이 위태로운 대목에 제 목숨을 내댈 생각까지는 못했을지도 모른다. 평소에 별로 사랑이라고 느껴보지 못한 형이였지만 정작 유격대에 의해 처단되였다고 생각하니 복수심이 끓어올랐다. 형의 죽음은 또한 자기자신의 죽음을 시사하는것이기도 하였다.

으슥한 청료리점 구석진 방에서 짜장면 한그릇씩을 앞에 놓고 마주앉은 시마끼소좌는 조급하게 주어섬기는 호철의 말을 묵묵히 듣고있었다. 장사군차림으로 소리없이 방안에 들어선 그 순간부터 사소한 변화도 없는 가면같은 표정을 봐서는 호철의 말을 그럴듯하게 듣는것인지 아니면 아무 쓸모없는것으로 치부하는지 도무지 대중할수가 없었다.

생각같아서는 기왕 청료리집에 들어온길이니 배갈을 단 한잔만이라도 들이켰으면 이처럼 목에 벼겨가 걸린듯이 깔쭉거리지 않을것 같았지만 시마끼는 어지러운 식탁우에 놓인 짜장면그릇을 깨끗이 비워치우고 사기주전자에서 더운물 한잔을 따라 양치질을 울렁울렁 한 다음 손수건으로 입술을 꼭꼭 눌러 닦더니 그린듯이 앉아있기만 하였다.

김일성사령부는 틀림없이 새 유격구를 개척할 심산이라고 생각됩니다. 총독부관하의 경찰과 군대에서는 포태리를 습격한 유격대가 3호물동으로 해서 다시 압록강을 건너간것이나 아닌가 하는 견해를 세우고있는데 참 한심합니다. 리명수물가에서의 사건은 그후의 일입니다. 이러고 볼 때 김일성유격대는 틀림없이 아군의 주목을 딴데 쏠리게 해놓고 전혀 예상외의 방향으로 진출할 기도인것이 명백합니다. 하여간 그들이 아직도 조선국내에 있고 아군의 행동여하에 따라서 어딘가로 날아갈 태세라는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보아집니다.》

시마끼의 우묵한 눈구석에서 비로소 음울한 빛이 번쩍하고 빛났다.

호철은 초조해서 시마끼를 훔쳐보았다. 그러나 시마끼의 올빼미눈구석에서는 한번 빛을 내뿜었을뿐 다시 눈덕을 깔고 빈 짜장면그릇의 황토빛 물결무늬를 지켜볼뿐이였다. 뒤를 재촉하는 기색도 보이지 않고 그만두라는 표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만일 호철이가 잠자코 앉아있다면 그는 종일이라도 말없이 앉아있을것 같았다.

호철은 마치 황구렝이앞에 앉은 참새새끼처럼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것을 느끼며 또다시 초조하게 주어섬기기 시작하였다.

그는 궁한김에 다시 강정섭이의 사건을 과장하고 그것을 자기형의 사건과 련결시키기 시작하였다.

《···물론 이 모든것은 겉보기는 따로따로 떨어진 사건이고 그것자체로서 볼 때는 이런 지방에 흔히 있을수 있는 일이라고 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공산군의 감시를 위하여 박아놓은 비밀요원이 사살된 바로 그 시각에 역시 관동군의 비밀요원과 자위대장교에게 폭행을 가하고 도주한 사건이 벌어졌다면 그 사건들자체가 미리 계획된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미 이 일대에 공산군의 일정한 세력이 움직이고있다고는 봐야 한다고 봅니다.》

시마끼는 여전히 말이 없다. 그 랭랭하고 무표정한 시마끼의 안색은 자기가 흥분때문에 사태를 지나치게 과장해보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게 하였고 공연히 청하지 않는 곳에 찾아든데 대한 후회가 은근한 공포감과 함께 등줄기로 스며들었다. 그러자 입도 차츰 얼어붙어 아가미가 잘 놀지 않는다. 그는 마침내 죄나 지은 사람처럼 입을 다물고 천천히 고개를 숙여버렸다. 코가 얼얼하여 저절로 손이 갔지만 억지로 참았다.

《형의 시체는 찾았는가?》

베천에 대고 문대는것 같은 시마끼의 갈린 목소리가 울리였다. 호철은 너무나 놀라 번쩍 고개를 쳐들었다. 그러나 인차 입을 벌릴 짬이 없어 허둥지둥 고개만 가로흔들었다.

《안됐다. 찾아서 잘 묻어주도록 하라. 그리고 그 신사동사건에는 네가 전면에 나서지 말고 스즈끼에게 맡겨두어라. 그자는 너도 알겠지만 헌병대의 끄나불이다. 그자들 조선주둔군이나 경찰들이 그러루한 몽둥이놀음은 곧잘 한다. 너는 그 젊은놈의 뒤를 잘 밟아라. 그자는 네가 과장하는것처럼 그런 굉장한 물건은 아닐것이다. 그러나 유격대가 움직인다면 그런자들에게 손을 뻗칠수 있고 그자 역시 갈곳이 거기밖에 없다. 이것이 요점이다.》

시마끼는 잠시 입을 다물고 앉아있더니 별안간 벌떡 일어나서 간다온다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호철은 엉겁결에 벌떡 일어났다. 자기의 배웅도 인사도 바라지 않는 시마끼의 의사표시는 너무나 명백했지만 그는 몇걸음 따라나서지 않을수 없었다. 소리없이 청료리점출입문이 여닫기고 고개를 푹 수그린 시마끼의 버쩍 마른 몸매가 거리의 소요속에 녹아없어지듯이 사라져서야 호철은 제자리로 다시 돌아와 펄쩍 주저앉았다.

긴장이 풀리니 팔다리에서 맥이 다 빠져나가는듯 마디마디 매시시해났지만 시마끼가 자기의 정보와 의견을 대단히 중시할뿐아니라 자기라는 인간의 충성심을 믿어주고 따뜻한 인정까지 베풀어준다고 생각하니 메말랐던 눈굽을 적시며 축축한 물기가 배여나와 어느덧 속눈섭에 이슬방울이 큼직하게 맺히였다. 그제야 이미 시마끼의 눈에 띄여버린 부어오른 코마루와 눈등을 조심스레 매만져보았다. 낮보다 훨씬 더 붓고 훨씬 더 얼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