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4


 
 

제 7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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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동지께서는 만경대혁명학원에 간 남동생에게서 편지가 오는가고 물으시였다.

《네, 편지를 얼마나 감동적으로 썼는지 모릅니다. 아버지장군님께서 친자식들처럼 보살펴주시기때문에 잘 지내고있으니 아무 걱정말라고 하였습니다. 어머니와 녀동생이 면회를 갔었는데 그 애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수상님 은덕이 너무 고마와 눈물만 흘리다가 왔답니다.》

옥금이가 말씀드리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옥금의 자그마하고 차고 거칠은 손우에 자신의 손을 올려놓으시며 《내 옥금동무한테 하나 물어볼것이 있는데···》하고 미소를 지으시는데 볼우물이 깊이 패이시였다.

그이께서는 옥금의 심상치 않은 사랑문제가 늘 마음에 걸려있었으며 언제건 직접 만나는 기회에 자상하게 알아보리라 생각하고계시였는데 마침 그 기회가 온것이였다.

《내가 들으니 옥금동무에게 일신상의 문제거리가 하나 생겼더구만.》

《엄마!···》

나직이 부르짖으며 옥금이는 금시 얼굴이 귀밑까지 빨개졌다.

무엇을 념두에 두시고 그이께서 말씀하시는지 대뜸 알아차렸던것이다.

《내 그러지 않아도 언제이건 동무에게 구체적으로 알아보려 했댔소.》

옥금이는 사랑을 해도 일을 하듯이 열정적으로 할 그런 처녀일것이니 과연 강봉석이 말한것처럼 사랑해서는 안될 청년을 사랑하고있다면 그것은 참 난처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옥금이와 같은 처녀들은 사랑의 상처를 쉽게 가시지 못하는것이다.

쌍태머리사이로 흰목이 보이도록 깊이 머리를 숙이고있는 옥금이에게 그이께서 따뜻한 어조로 물으시였다.

《처녀의 사랑에 개입해서는 안되겠지만 내가 일단 제기를 받았으니 좀 알아보려 하는데 일없겠소?》

《말씀하십시오.》

옥금이는 들릴듯말듯 한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어머니는 동무들의 사랑을 지지하오?》

이 요긴한 물으심앞에서 처녀는 주저하다가 사실대로 대답을 드리였다.

《제일 반대입니다.》

처녀의 눈에 고뇌의 빛이 넘치였다.

《그렇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불길한 예감이 드시였다. 어머니처럼 자식을 잘 알며 사랑하는 사람은 없는것이다. 어머니가 반대한다면 그것은 잘된 일이 아니라는것을 말해주는것이다. 옥금이가 사랑에서 실수했는가?

하지만 어머니는 남편을 원쑤들에게 잃은 원한으로 가슴이 가득찼을터이니 부농이라고 무턱대고 반대할수도 있지 않을가? 옥금이가 계급적으로 상용될수 없는 대상이나 인간적으로 저렬한 대상에게 사랑을 줄 그런 처녀는 아니지 않는가?

그이께서는 진정 옥금의 사랑문제에 마음을 깊이 쓰지 않을수 없으시여 다시 물으시였다.

《그래 지지자는 없소?》

《···한 사람 있습니다.》

《한 사람! 누군데!》

그이께서 다우쳐 물으시였다.

《리당위원장아저씨가···》

《리당위원장이 지지하오?》

《예.》

《리당위원장이 작년에 내가 만나보았던 그 나이든분이요?》

《예, 쉰일곱살입니다. 고생도 많이 하시고 늘 저를 도와주십니다. 우리 리당위원장동지가 없었더라면 저는 아무것도 못하였을것입니다.》

리당위원장이 지지한다고 하니 김일성동지께서는 우선 속이 좀 풀리시였다. 옥금이와 늘 같이 사업하는 리당위원장이상 처녀를 잘 아는 사람이 없을것이다.

《리당위원장은 왜 지지하는것 같소?》

《리당위원장동지는 우리 나라에서는 부농도 개조하여 사회주의근로자로 만드는것이 수상님의 사상이라고 말했습니다. 협동화를 반대하지 않는 한 교양개조해야 한다고말입니다.》

훌륭한 리당위원장이다! 옥금이가 그 리당위원장이 없었더라면 자기는 아무것도 못했을것이라고 한 말이 충분히 납득이 된다.

《그러니까 그 부농은 계급적으로 적이 아니라는거겠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일제때도 전쟁때도 나쁜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공화국에 좋은 일을 한것도 없습니다. 저나 잘살아가려고 꾀를 쓰면서 남의 로력을 착취하였는데 지금에는 착취해먹을 개인농도 별로 없습니다. 령세농민들이 거의 조합에 들었기때문입니다.》

김일성동지의 안색이 밝아지시였다.

《동무네 리당위원장이 옳게 보았소. 우리 나라에서는 부농의 력량이 대단히 미약한데다 그들도 전쟁기간에 피해보고 령락되여 사실상 남을 착취해먹으려는 사상과 땅밖에 남은것이 없는 형편이요. 그런데 옥금동무도 말했지만 이제는 착취할 대상도 없어져가고있소. 그들이 앞으로 갈길은 협동조합에 들어 사회주의근로자로 개조되는것뿐이요. 말하자면 협동화의 마지막대상이요. 그들의 가입으로 농촌의 협동화는 끝나게 될거요. 쏘련에서는 부농들을 청산했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소. 동무네 리당위원장이 옳아.》

이 말씀을 들으며 비로소 처녀는 머리를 쳐드는데 까만 진주같은 눈에 기대와 희망의 밝은 등불이 켜진듯 얼굴전체가 환해졌다.

《동무의 상대는 어떤 청년이요?》

《수상님.》하고 옥금이는 기다렸다는듯 즉석에서 열정적으로 말씀드리였다.

《그 동무는 전쟁이 일어나자 다니던 고급중학교를 그만두고 전선으로 탄원하였고 조국을 지켜 자기의 청춘과 붉은 피를 바쳐 싸웠습니다. 전쟁이 끝날무렵 339고지전투에 분대장으로 참가하여 최후의 돌격전에서 고지를 탈환하고 척추에 심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옥금이는 전상자병원에 누워있는 종원의 모습이 떠오르며 저절로 눈에 맑은 이슬이 가득 고이였다.

《음, 339고지전투에 참가한 병사요?》

김일성동지께서는 최후의 돌격을 앞둔 비장한 시각에 그들 《33명의 근위병》들이 올린 맹세문을 받아보신 기억이 나시였다. 그들은 전쟁의 마지막을 빛나게 장식한 영웅들이였고 조국이 잊지 못하는 병사들이였다.

《예, 그렇습니다. 그 동무는 고향에 돌아오자 남의 로력을 착취해먹고 사는 자기 집에 환멸을 느끼고 집을 뛰쳐나와 뜨락또르운전수가 되였습니다. 부모들과 인연을 끊고 새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수상님! 그 동무는 부농의 아들이 아닙니다. 불속에서 단련된 조선로동당원입니다. 진정 고향을 사랑하는 대지의 아들입니다!》

옥금이는 그가 반동놈들과의 싸움에서 다시 심하게 상하여 전상자병원에 누워있다는 사실은 차마 말씀드릴수 없었다. 수령님께서 걱정하실가봐··· 그러느라니 종원이에 대한 걱정이 끓어올라 마침내 뜨거운 눈물을 쏟고야말았다.

얼마나 열정적이고 마음씨 고운 처녀인가. 과연 이 처녀의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의 불길이라면 강철도 녹여내리라.

김일성동지께서는 처녀의 뜨거운 사랑에 감심되시여 격해지는 심정을 억누를수 없으시여 다시 처녀의 손을 꽉 쥐여주시였다.

《그의 아버지가 무슨 상관이요. 옥금이네 리당위원장이 옳게 말하지 않았소? 그리고 이제는 누구도 동무의 가슴속에 타고있는 그 불을 끌수 없을거요. 나도 리당위원장과 같은 지지자요!》

옥금이는 그이의 팔에 와락 매달리며 그이께서 입고계시는 외투팔소매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껴 울기 시작하였다. 종원이때문에 얼마나 속을 태웠던가. 어머니는 막무가내로 반대하지, 강봉석부상은 계급적견지에 설것을 요구하지, 그러면 침상에 홀로 누워있는 종원동무는 어떻게 하나, 그리고 자기는 그의 일생의 방조자가 되겠다고 한 맹세를 저버리는 배신을 해야 하나? 맹세를 하지 않았다해도 누군가는 종원동무를 돌보아주어야 하지 않나··· 이런 암담한 고민속에서 헤매여온 옥금이였다. 아, 그러나 이제는 어버이수령님께서 진정 옥금의 아픔과 갸륵한 마음을 알아주시였다. 수령님께서만이! 처녀는 원쑤들에게 잃은 아버지가 생각났다. 아버지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해주었던가. 아버지의 그 사랑을 원쑤들이 영영 빼앗아갔다. 하지만 처녀는 아버지의 뼈가 부서진 시신앞에서 울수 없었다. 울면 원쑤놈들이 좋아할것이기에··· 그리하여 눈물은 가슴속에 원한의 피눈물로 엉켜붙었다. 아버지의 사랑도 기억에서 삭막해져갔다. 그런데 지금 옥금이는 가슴속에 엉켜붙었던 피눈물이 녹아내리는것을 느꼈다. 기억에서 삭막해졌던 따뜻하고 웅심깊은 아버지의 사랑을 지금 처녀는 다시 찾았다. 그러니 어찌 터져나오는 울음을 막을수 있으며 또 무엇때문에 그것을 억제하랴!

어버이수령님앞에서 속이 후련해지도록 울자.··· 아직 이렇듯 속깊이 울어본적이 없는 옥금이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옥금이가 실컷 울도록 놔두시였다. 처녀의 울음에서 그이께서는 깊은 감명을 받으시였다. 인간에 대한 열렬한 사랑, 가슴속에서 솟구치는 뜨거운 눈물은 인간의 정신을 아름답고 고상한데로 승화시키며 힘과 활력을 낳는것이다.

옥금이는 흐느끼다 못해 어린애처럼 소리까지 터져나오자 비로소 자신을 다잡으려고 애썼다. 처녀는 울음을 참으려고 수령님의 외투소매를 눈물로 적시며 입을 꽉 눌러댔다.

김일성동지께서 처녀를 달래이시였다.

《자, 이제는 진정하오.》

옥금이는 저으기 진정되여 그러나 아직 꺽꺽하며 그이께서 입으신 외투소매를 적신 눈물을 씻어드리였다.

처녀가 진정되는것을 보신 김일성동지께서 타이르시듯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그런데 옥금동무, 내 듣건대 현촌에 사는 그 부농에 대한 빈농들의 감정이 나쁜것 같애. 옥금이도 물론 그를 좋아하지 않을거야. 어쨌든 부농은 착취자거든. 안그런가?》

《···그렇습니다.》

옥금이는 대답을 드리며 머리를 숙이였다.

《그러나 당정책적안목으로 그를 대해야 해. 부농에 대한 우리 당정책이 생활로 구현되자면 실지로 부농들을 교양개조해야 해. 그래야 옥금이의 그 청년에 대한 사랑도 이루어질수 있고 또 그런 사랑이 진실로 깊이있고 참된 사랑이 아닐가?》

(아!-)

처녀는 마음속으로 탄성을 올리였다. 자애롭고 은혜로우신 수령님!··· 그이를 우러르는 옥금이는 자기의 좁은 가슴이 환히 열리고 차창밖으로 흘러 지나가는 조국의 대지처럼 한없이 넓어지는듯 하였다. 함박눈은 대지우에 여전히 내려쌓이고있었다.

어머니대지에 하얀 솜처럼 내리고내리여 부드럽고 풍만한 정서를 한껏 풍기는 순결한 함박눈이여! 자그마한 한 처녀의 기쁨만이 아닌 우리모두의 기쁨과 행복한 삶을 축복하라. 춤추듯 끝없이 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