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5


 
 

제 6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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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석이를 취급할데 대한 세포총회는 불의에 소집되였다. 그러나 그 회의가 소집되기까지의 막후준비는 매우 치밀하게 조직되였다.

《흥미있소. 강봉석이가 당신네 세포에 속해있단 말이지?》

담배진이 누렇게 밴 상아물주리를 입에서 빼들며 최창익은 생각에 잠겼다. 며칠이 지나서 그는 안대식이를 다시 불렀다.

《요새 강봉석이가 어떤가?》

안대식이는 그간 농업성에 과장으로 임명되여 들어와서 어찌나 일에 열성이고 《계급적으로》 날카롭고 원칙적이였던지 세포위원장으로까지 되였다.

강봉석이가 농업협동화의 속도문제를 가지고 말하고있다는 안대식의 보고를 듣고 최창익은 머리를 끄덕이였다.

《강봉석이를 세포회의에서 되게 때리게.》

이 말에 안대식이는 저으기 놀라며 말눈같은 눈을 희뜩이였다. 최창익이가 강봉석이를 여러번 《칭찬》하는 소리를 들었기때문이였다.

《그자가 당정책을 시비하고있는데 가만 놔둘수 있소?》

《?!···》 안대식이는 얼떠름해서 최창익을 쳐다보기만 했다.

그가 보건대 협동화의 성공을 믿지 않고있던 최창익은 경험적단계에 대한 총화이후에 갑작스럽게 180도방향전환을 하여 그 성과를 인정하고 찬양하고있었다. 물론 농업협동화를 달가와하지는 않으면서도 겉으로는 그것을 내색하지 않고 누구보다도 협동화가 편향없이 진척되기를 바라는것처럼 위장하고 조인철이에게 책벌을 적용시키는데도 적극성을 보인 최창익이였던것만큼 경험적단계의 승리적총화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수 없었을것이다. 그러니 그가 진심으로 박수를 치고 성과를 인정했다고는 믿을수 없었다. 그렇다면 그가 무엇때문에 협동화의 대중적단계에서 속도가 빠르다고 시비하는 강봉석이를 되게 때리라고 하는것일가? 당정책을 옹호해서?··· 안대식이는 이런 의혹에 잠겼다.

최창익이는 안대식이를 유용하게 써먹기는 했지만 그에게 속심을 다 내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암시를 주면서 써먹을뿐이였다. 최창익이는 강봉석가 한때 협동화의 시기성을 주장하기때문에 그를 은근히 둔장질해서 당을 공격하는데 리용하려 했다. 그런데 강봉석은 차츰 달라져갔으며 자금을 내지 않는다고 자기에게 대들기까지 했다. 강봉석은 지금 협동화의 속도가 빠르다 어떻다 하는 말을 하고있지만 같은 《얼마우재》인 박창옥이의 속심과는 다르다. 진심으로 걱정하고있다. 그러므로 강봉석이같은 열성분자는 때리고 박창옥이같은 사람은 우리 편에 끌어서 우리의 력량을 강화해야 한다. 강봉석이는 이제는 쓸모가 없다. 그러나 박창옥은 쓸모가 있다.··· 최창익은 담배연기를 날리며 안대식이를 음울한 눈으로 응시했다.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도 계급투쟁의 기치를 높이 들어야 해. 혁명적구호도 더 웨치고. 알겠나? 박창옥이가 중앙당에서 나온후 볼이 잔뜩 부었네. 김일이도 중앙당에서 나왔지만 그는 그대신 농업이라는 큰 몫을 얻었지. 반면에 박창옥은 선전부문이라는 큰 몫을 잃었어. 지금 박창옥이 선전사업하던 때를 들추고있어. 부르죠아사상이요, 사대주의사상이요 하면서말이야. 이러한 때 우리는 당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거야.》

그는 그렇기때문에 《당정책을 옹호》하여 강봉석이를 치면 열성분자를 하나 죽이고 안대식과 자신이 부각되는 일거량득의 리익을 본다는데 대해서는 까밝히지 않았다. 그쯤하면 안대식이 의도를 알아차렸으리라고 보았다.

《계급투쟁을 강화할데 대한 4월전원회의 정신을 받들어야지.》하며 그는 의미있게 웃었다.

안대식이는 무엇인가 좀 깨도가 되는듯싶었다.

《강봉석이 농업협동화와 관련해서 이때까지 지껄인 소리들을 다 걷어가지고 무자비하게 치게!》하고 최창익이 랭혹하게 말을 계속하였다.

《출당, 철직을 제기하라구. 성당위원회와 중앙당에 있는 우리 사람들이 자네가 제기만 하면 제꺽 받아물고 처리하도록 해놓겠네. 혹 처리되지 못한다해도 그자의 날개죽지는 부러지고 자네의 당성은 시위되네.》

바로 이렇게 타산되고 준비된데 기초하여 강봉석이를 취급할데 대한 안건이 불의에 제기되였다. 미리 알았더라면 강봉석이가 참가도 하지 않았을것이다. 강봉석이는 정기세포총회를 하는줄 알았다. 그런데 한 당원이 일어서더니 당원 강봉석동무의 당생활에 대하여 취급할것을 제기하였다.

《좋습니다. 다른 의견이 없습니까?》

안대식은 이렇게 묻고는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강봉석동무의 당생활에서 나타난 반당적인 언행에 대하여 토의하겠다고 말해버렸으며 강봉석이 미처 어쩔새도 없이 보고서를 줄줄 내려읽었다. 강봉석이 꼼짝 못하게 짜고들어서 맹렬한 비판의 포화를 들씌웠다. 강봉석이는 세포위원장이 보고서를 다 읽을 때까지 인내성있게 기다렸다.

알다가도 모를것이 세상일이다. 전쟁시기에 과오를 범하여 떨어졌던 안대식이 어떻게 평남도농산국장이 되였고 또 어떻게 한번 더 도약을 해서 농업성으로 들어올수 있었는지 아무래도 알수 없었다.

그가 지금 말갈기같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큰 반혁명분자나 하나 잡아낸듯이 우렁찬 목소리로 보고문을 랑독하고있는것이다. 기가 막혔다.

보고가 끝나자 강봉석이는 손을 들어 언권을 청한 다음 자기가 한때 농업협동화를 시기상조라고 보았고 발언한것은 사실이며 속도가 빠른데 대해서도 명백한 자기 견해를 말했지만 당의 농업협동화방침을 반대하고 파탄시키기 위하여 《의식적으로 발언하고 행동했다》는데 대해서는 항의한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부상동무의 죄행자체는 인정하는거지요?》

안대식이가 굵직굵직한 이발을 드러내며 물었다.

《아니요. 난 인정하지 않습니다. 나는 우리 나라 농업을 책임진 일군의 한 사람입니다. 나는 우리 나라에서의 농업협동화가 시기상조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시작된 일이 편향없이 잘 진행되기를 바랐으며 또 그 방향에서 노력하였습니다. 성에서 농업협동화운동의 행정실무적인 문제들을 책임지고있는 나로서 그것은 응당한것이 아니겠습니까? 동시에 나는 우리 나라 농업의 현대적발전과 농업생산장성을 위하여 의식적으로 일하고있습니다. 그런데 과장동무.》

강봉석은 세포위원장을 그의 행정직제로 불렀다.

《동무는 농업협동화에 어떤 자세와 립장으로 대했습니까? 나는 그것부터 알고싶습니다. 나는 과장동무가 평남도농산국장을 하면서 영평에 나가서 어떤 망동을 부렸는지 잘 알고있습니다.》

안대식이는 의외에도 히죽히죽 웃었다.

《부상동무가 영평에 가서 내뒤를 캐며 안대식이 나쁜놈이라고 했다는 말을 나도 들었습니다. 나도 그때 농민들을 하루빨리 빈궁과 락후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욕망이 지나치게 앞선 나머지 본의아니게 조합을 하나 크게 조직했던것만은 사실이고 그것때문에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강봉석부상동무의 죄행을 폭로비판하는 회의란말입니다. 당원동무들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웃음이 가셔지면서 그의 커다란 얼굴은 시퍼렇게 변색하였다. 그의 뒤에는 최창익이 있는것만큼 그는 속대가 든든해서 세포회의를 힘차게 이끌어갔다.

그가 사전에 조직한 비판의 우박이 쏟아져내렸다. 강봉석은 너무도 과장된 자료와 비판을 참지 못하고 몇번씩 벌떡벌떡 일어섰지만 그것을 피할길이 없었다. 마지막에 그의 책벌문제에 대한 결정을 채택할 때에도 그는 항의하여 혼자 반대의 의사로 손을 들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기권이 몇명 있었는데 안대식이는 희뜩거리는 말눈같은 큰눈으로 그들을 쏘아보았다.

어떻든 강봉석을 출당, 철직시킬데 대하여 상급당에 제기하기로 한 결정은 채택되였고 성당위원회는 그것을 당중앙위원회에 보고하고 결론을 기다리기로 하였다.

강봉석은 며칠동안 격분도 하고 고민도 하며 사무실안을 맴돌았다. 그것은 마치도 상처입은 맹수가 우리안에 갇혀 몸부림치고있는것 같았다.

그는 무엇보다도 농업에 불필요하고 하찮은 존재로 경멸하면서 거의 생리적인 반감을 느끼고있는 안대식이라고 하는 인간에게서 당한 모욕감과 모멸감을 견디여낼수 없었다. 그는 리해할수 없었다.

(어째서 저런 인물이 득세하는것일가? 무능하고 사업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저런 인물이 원칙과 계급투쟁을 부르짖으며 능력이 있고 실천적인 사람들을 지도하고 교양하고 두들겨패는것은 무엇때문인가?)

강봉석은 조인철이 찾아와서 충고해주던 말이 떠올랐다. 조인철은 협동화의 속도가 빠르다고 일부 나쁜사람들이 시비하는 때에 자기 강봉석의 언행이 어떤 후과를 가져오겠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경종을 울리였다. 조인철이 그렇게까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결국 자기는 그런 시비군들과 장단을 맞춘것으로 되였다고 강봉석이는 스스로 인정하였다.

그래 결국 안대식이와 같은자들의 손에 걸려들었다. 그는 안대식의 뒤에는 위력한 막후조종자가 있을것이라고 보았다. 그런 인물의 뒤받침이 없이 그가 농업성으로 승급을 해올수 없고 사람의 정치적문제를 다루는 세포총회를 뻐젓이 조직할수 없었다. 그 막후인물이 최창익이 아닌지?··· 어쨌든 강봉석이는 비렬한자들의 큰 음모에 걸려들었다는것을 명백히 느끼였다.

(일이 너절하게 됐군. 너절하게 됐어··· 그러니 이제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 출당, 철직되기를 기다렸다가 공손하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새조선 건설에 한몫하겠다는 큰 포부를 안고 조국에 나온 이 강봉석이가 반당반혁명분자로 락인되여 력사무대에서 사라져야한단말인가? 아니, 안돼, 그렇게는 안돼!)

그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러나 세포총회에서 그의 문제가 취급되였고 결정서도 채택되였다. 그것은 아무리 스스로가 부정하고 부인하려고 해도 엄연한 현실이였다. 강봉석은 괴로움을 밤시간만이라도 잊어보려고 퇴근해서는 독한 술에 달라붙었다. 이러한 행동은 남편의 사업에 참녜하지 않는데 습관된 안해에게도 강한 의혹을 불러일으키지 않을수 없었다.

《당신 대체 어떻게 된 일이예요?》하고 여전히 극장에서 늦어들어오는 안해가 하루는 침대에 쓰러져있는 그를 흔들어깨우며 따져물었다.

강봉석은 입을 굳게 다물고 고뇌의 빛이 력력한 충혈진 눈으로 안해를 피뜩 한번 쳐다볼뿐이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 묻지 않아요?》

강봉석은 손을 내저었다.

《알 필요 없어!》

안해는 다시 침대에 누워버린 남편을 굽어보며 한동안 생각에 잠겨 앉았더니 불쑥 이런 말을 꺼냈다.

《여보, 우리 쏘련으로 들어가자요.》

강봉석이는 펄쩍 놀라 《엉?··· 그건 무슨 소리야?》하며 다시 일어나 앉았다.

《이제 무슨 말을 했어?》

《여기서 반가와하지도 않는데 쏘련으로 도로 들어가버리잔 말이예요. 무엇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며 이 불모지같은곳에서 살아야 해요? 이꼴저꼴 안보구 오죽 좋아요. 아이들도 기다리고있는데··· 아이들한테로 가자요. 네?》

안해도 이즈음 번민이 많았다. 그 녀자를 총애하고 뒤받침해주던 박창옥이가 지난 시기 당사상사업을 잘못한것이 내적으로 비판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녀자는 불안해졌으며 무대에서의 인기도 점점 떨어지고있었다. 그 녀자는 자기의 처지로 보아 남편의 고민이 무엇때문인지를 짐작하고있는것 같았다.

《그건 안돼.》

강봉석이 무겁게 숙인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데 어째서 당신은 밤마다 술에 취해서 고민에 빠져있고 누군가를 욕하며 주먹을 부르쥐기까지 해요? 당신은 여기서 지금 환영받고있지 못하지요? 혹시 부상자리를 떼우고 밀려나게 되는건 아니예요?》

《닥쳐!》

그는 고함을 쳤지만 그것은 김빠진 웨침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안해앞에 부끄러웠다. 안해에게 저속한 욕을 퍼부을 자격이 있는가? 다음날 아침 정신이 들자 강봉석은 안해에 대한 미안한감을 다시 느끼면서 동시에 안해가 했던 권고를 더듬어보게 되였다. 과연 쏘련으로 도로 들어가버리면 이꼴저꼴 안보고 무엇보다도 마음이 편안하지 않겠는가. 그리운 자식들과도 만나고··· 그렇다. 쏘련으로 들어가버리자. 그는 결심하였다.

그러나 그런 결심을 한 그의 마음은 편안하지 못했다. 그는 우울한 얼굴로 아침출근을 하며 이 심각한 문제에 대한 사색을 계속하였다. 새 조선의 농업발전에 기여하기를 부탁한다고 그리도 절절히 말씀하신 김일성동지의 믿음을 버리고 이 어려운 시기에 쏘련으로 훌쩍 들어가 저혼자의 행복과 안일만을 찾는다면 그것이 사람된 도리이겠는가.

그는 자기가 불손하게도 수령님께 농업협동화가 력사적과제로 성숙되지 않았기때문에 실패할수 있다고 말씀드리던 일, 그런데도 수령님께서 인내성있게 자기를 설복시키려 하셨고 그후에는 뜻밖에도 농업협동화를 성에서 지도하도록 바로 자기에게 과업을 주신 일들을 돌이켜보았다.

따뜻한 미소를 짓고 무릎을 마주하고 앉으시여 나는 강봉석동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하고 말씀하시던 김일성동지, 그날 그이의 비범한 인간상에 매혹되여 종일 진정할수 없었지!···

이처럼 지나간 일을 추억할수록 그는 쏘련으로 들어가버리려 한 결심을 실행에 옮기기가 어려울것 같아지는 심정이였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나간 일이 아닌가. 현실은 가혹한것이였다.

그는 다시 깊은 번민에 빠져들었다.

만일 이때 성청사에 들어선 그가 복도에서 역시 출근중인 안대식이와 맞다들지 않았더라면 그의 고민과 동요가 언제까지 더 계속되였겠는지 모를것이다. 안대식이는 큰머리를 끄덕하고 인사를 하는데 어째서인지 웃고있었다. 즉 승리자의 기쁨이 온몸에서 느껴졌다.

강봉석이는 새파랗게 질려 한옆으로 비켜섰다. 그는 어떻게 자기 사무실의 열쇠를 열고 들어갔는지 알수 없었다.

(아니다! 나는 저런자와 같이 있을수 없다. 그리고 저따위 인간이 문제로 되는것은 아니다.)

흥분이 극도에 달하여 사무실안을 거니는 강봉석의 머리속에서 태풍이 휘몰아쳤다.

(저런 무지몽매한 인간을 앞에 내세워 나를 타매하려 하는자들에게 문제가 있는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의 의사가 당의 조직적의사이겠는가? 안해가 말한것처럼 나는 환영받지 못할 인물로 이미 버림을 받은것이 아닐가? 그렇다면···)

그는 심장이 싸늘해졌다. 더 번민하고 동요할 필요가 없었다. 집에서 한 결심대로 하는것이다.

그는 마음속으로 김일성동지께 용서를 빌고 또 빌며 반혁명분자로 락인받고 버림받은 자기가 쏘련으로 들어가기로 결심한 사연을 담은 편지를 그이께 올리기로 하였다. 결코 그저 떠나갈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강봉석은 옹근 하루를 바쳐 운명적인 편지를 썼으며 그것을 김일성동지께 올리였다.

···강봉석의 건은 곧 김일성동지께 보고되였다. 그이께서는 강봉석이가 반당반혁명분자로 규탄되였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수 없으시였다.

조직지도부에서 제출된 문건을 보시던 그이께서는 해당 책임일군에게 전화로 《이건 뭐요? 어떻게 된 일인지 다시 알아보시오.》하고 엄하게 지적하시였다.

이러한 때 강봉석의 편지를 책임부관이 가져왔다. 그이께서는 강봉석이 편지를 쓸수 있다고 인정하시였다. 그 성미에 가만 앉아있지 않을것이다. 또 그런 루명을 썼으면 자신께 편지하는것이 옳다고 보시였다. 그러나 편지를 읽어나가시던 김일성동지께서는 끓어오르는 격분을 걷잡지 못하시여 주먹으로 탁상을 쾅 울리시였다.

(강봉석이! 당신이··· 당신이 이럴수 있는가.)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한듯 한 쓰라림이 분격에 뒤따라 왔다.

수령님께서는 송수화기를 드시고 김일을 찾으시였다. 미구하여 그가 집무실로 들어왔다.

《부수상동무. 이걸 좀 보시오.》하고 김일에게 강봉석의 편지를 주시였다.

편지를 읽고나가고있는 김일의 짙은 눈섭이 찌프러졌다.

《이럴수가!···》

그는 혼자소리처럼 나직이 말했다.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를 아껴 끝까지 믿음을 주신건데 그것을 저바리고 가려하다니···》

결국 강봉석이 아직 심장이 완전히 돌아서지 않았다는것을 말해주는것이 아닌가. 어려운 시기에는 신의를 버리고 돌아설수도 있다는것을 말해주는것이 아닌가.

《강봉석이 아직 정신이 덜 들었습니다. 제가 만나겠습니다. 믿어주고 내세워주니 어리광을 부리고있습니다. 단단히 문제를 세워야 합니다.》

물론 쏘련으로 가겠다면 보내면 문제는 간단했다. 그러나 수령님께서 그토록 인내성있게 품을 들이여 이끌어주고계시는 일군이니 끝까지 보살펴주어야 할것이다. 하여 김일은 터져나오는 분노를 가까스로 누르고있었다. 말없이 창가에 서계시던 수령님께서 그에게로 돌아서시였다.

《강봉석이도 강봉석이지만 근본은 최창익이요!》

그이의 안광에서 푸른 불줄기가 쭉 내뻗치는듯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