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4


 
 

제 6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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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철은 농업성에 나오면 의례히 강봉석이와 만나군 하였다. 원래부터 10년가까운 나이차이가 있었지만 사이가 친밀했었는데 농업협동화운동이 두사람을 사업적으로 련결시켜놓아 그들의 관계는 더욱 깊어졌다. 서로 만나고 사업을 토론하는 과정에 얼굴을 붉히며 론쟁도 여러번 했다. 그러고나면 이상하게도 더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것이였다. 초기에 영평군문제를 놓고 둘이서 언쟁한것이 아마 사업상의 첫 충돌일수 있는데 그때 강봉석이 격분하여 그의 사무실문을 쾅 닫고 나오긴 했지만 그후 조인철이 비판받고 엄중경고책벌을 받게 되자 여간 괴로와하지 않았다. 그래 견딜수 없어 조인철이를 찾아가 위로를 해주었고 힘을 주었다. 이런 일이 그후에도 여러번 있었다.

농업협동화운동이 대중적발전단계에 들어서고 협동조합들이 부쩍 늘어나자 그 운동과 농업생산이 밀착되면서 강봉석이와 조인철이는 농촌에도 부지런히 나가고 협의도 거듭하며 더 바삐 돌아갔다.

그러던 어느날 조인철은 강봉석이가 농업협동화운동과 관련하여 매우 온당치 못한 말을 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사람이 아직도?···)

그는 격분했다.

강봉석은 당중앙위원회 주체43(1954)년 11월전원회의에서 경험적단계에 대한 총화가 있은후 조인철이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성근하게 말했다.

《농업협동화운동의 첫해 수확, 다시말하여 경험적단계의 총화는 리론적견지에서나 실천적견지에서나 나로 하여금 많은것들을 재음미하도록 하였소. 물론 경험적단계의 과정에 그러한 재음미가 진행되였드랬소. 평남관개공사가 전인민적운동으로 성과적으로 추진되고있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가 농민들을 협동조합에 묶어세워 이 사업에 조직동원한것이요. 이 하나만 놓고보아도 우리 나라에서의 농업협동화가 매우 특수하며 그 특성으로 하여 생활력을 나타내고있다는것을 알수 있소. 그렇소! 의심할바 없이 우리 나라에서의 농업협동화는 자기의 고유한 체질을 가지고 경험적단계에서의 시련을 이겨냈고 발전전망을 내다볼수 있게 되였소.》

이것은 그가 농업협동화사업에 대한 행정적지도를 맡아가지고 일을 해나가는 과정은 물론 그것의 첫수확을 보면서 지난 시기의 잘못된 판단과 그릇된 주장과 결별했다는것을 의미하는것이였다.

그는 자기의 착오나 잘못을 인정하는데서 린색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협동화의 속도를 가지고 좋지 않은 말을 했다는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그가 아직 우리 식 협동화운동의 특성을 다 자기의것으로 받아들인것은 아니며 쏘련의 경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것을 의미하는것이 아니겠는가? 조인철은 이렇듯 유감스럽게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어느날 조인철은 농업성에 나간 기회에 강봉석이를 직접 만나서 따져보기로 하고 그의 사무실로 곧바로 찾아들어갔다.

전화를 걸고있던 강봉석이는 송수화기를 내려놓으며 조인철이에게 물었다.

《부부장동무, 왜 낯색이 좋지 않구만?》

《낯색이 좋을리 있습니까?》

조인철이 선채로 툭 내쏘았다.

《허, 무슨 일인데, 하여튼 좀 앉소,》

조인철은 가까운 걸상에 앉았다. 그리고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물었다.

《부상동무, 요새 농업협동화운동이 급진적으로 발전하고있는것과 관련해서 속도가 지내 빠르다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나는 부상동무도 그런 말을 했다는 통보를 받았는데?···》

강봉석은 손으로 이마를 고이고 까딱 움직이지 않았다. 조인철이는 그가 아픈데를 찔리였으니 말을 못하고 바빠하는것이 아닐가 하고 생각했다. 혹은 조인철이 받은 통보가 잘못된것이여서 그가 어이없어하며 침묵을 지키고있는지도 모른다.

이윽하여 강봉석이 이마에서 손을 떼고 눈길을 들었다.

《부부장동무.》하고 그는 석쉼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에 와서 내자신이 협동화운동에서 나타나고있는 편향을 가지고 말하는것이 나로서도 난처하고 괴롭소. 하지만··· 나는 말하지 않을수 없소. 그래서 나는 농업성의 해당 일군들앞에서 말을 했소. 그것도 아프게 말했소!》

조인철은 그가 심각하게 말하기때문에 저으기 긴장해지는것을 어쩌지 못했다.

그러니 그가 그런 말을 한것만은 사실이다.

《왜 아프더라도 오늘 그 운동이 잘못 발전하여가고있는데 대하여 말하게 되는가? 그것은 우선 나자신이 책임감을 느끼고있기때문이요.》

이렇게 계속하는 그의 목소리와 표정에서는 절절한 심정이 그대로 느껴졌다. 강봉석이가 그전 강봉석이 아니라는것을 이것을 보아도 알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잘못 발전하고있다고 한데 대하여 조인철은 그저 스쳐지날수 없었다.

《잘못 발전하고있다구요?》하며 그는 눈살을 찌프리였다.

《협동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단말이요.》

강봉석이 찍어말했다.

강봉석의 입을 통해 속도가 지내 빠르다고 하는 소리를 직접 듣는 순간 조인철이는 걸상에서 일어서며 격하게 말했다.

《유감스럽습니다! 나는 부상동무에게서 그런 황당한 말을 듣게 되리라고 믿지 않았습니다.》

《가만, 좀 진정하고 내 말을 마저 듣소. 나도 그런 말을 하고싶어서 하는것이 아니라는것을 방금 설명하지 않았소? 농업협동화운동이 대중적발전단계에 들어서면서 조합들이 계속 조직되고있는데 여기에 맞게 농업성이 물질적, 기술적방조를 따라세울수 없단말이요. 작년초에는 협동조합이 겨우 900개정도였는데 그때도 자금과 영농물자가 딸려 얼마나 애를 태웠소? 오죽하면 수상동지께서 광산들에 직접 전화하시며 로동계급에게 호소하시였고 또 정부청사건설자금까지 돌려주시며 농촌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해주시려고 몸소 로고를 기울이시였겠소? 그런데 지금은 협동조합이 벌써 1만개에 달하고있소··· 이건 뭐 부부장동무가 다 아는 얘기요.》

《그렇다고 잘못 발전하고있다고 말할수 있겠습니까?》

조인철은 수그러들려 하지 않았다.

《조합들이 부쩍 늘어나고있는데다가 물질적안받침이 따라가지 못하니 어떤 후과들이 빚어지고있는가?》

조인철의 반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강봉석은 침착한 어조로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스스로 대답하였다.

《일부 협동조합들이 제대로 관리운영되지 못하고있소. 어떤 관리위원장들은 협동조합을 제 마음대로 움직이고있소.

저 혼자의 결심으로 농사일을 좌지우지하며 조합원들의 가입과 제명을 결정하고있소. 그래 결국 농사를 잘못지어 조합이 해산될번 했소. 독재를 쓰는 관리위원장이 싫어서 조합원들이 집단탈퇴하겠다고 했소. 조합의 공동재산을 횡취하는 관리위원장이나 부기원들도 나타났소. 한편 조합원들도 주인답지 못하게 일하고있소. 개인농때처럼 주인답게 깐지게 일하는것이 아니라 작업반장이나 관리위원장의 눈치를 보면서 건성건성 일하며 작업실적을 올려서 분배를 많이 타먹으려는데만 신경을 쓰고있소. 이런 실례를 들자면 끝이 없소. 형편이 이러한데도 모두 조급증에 걸려서 농촌의 물질기술적토대의 강화에 상응하게 협동화운동을 발전시키는것이 아니라 덮어놓고 계속 조직하고있으며 몇년안으로 협동화를 끝낼것처럼 서두르고있소.》

조인철이 랭정하게 물었다.

《부상동무는 이 운동의 초시기에 범했던 과오를 내가 지금 되풀이한다고 생각합니까?》

《부부장동무 한사람이 아니라 우리모두의 문제요.》하며 그는 담배갑에서 담배가치를 뽑아서 조인철이에게 권하고 자기도 피워물었다.

《작년 4월 15일이였소.》하고 강봉석이는 추억에 잠기며 조용히 말했다.

《수상동지의 탄생일인데 그분께서 나를 데리고 중화협동조합에 나가시였소. 기계로 파종한 보리가 싹터나오는것을 보시려고말이요. 그곳 등성이에 한 20정보되게 보리를 기계로 파종했는데 어찌나 소담하게 잘 싹터나왔던지 수상동지께서 대단히 만족하시였소. 내가 왜 이 말을 하는가?》

그가 어찌도 조용하고 따뜻하게 이야기를 하는지 조인철은 이 사람이 강봉석이가 옳은지 착각할 정도였다. 강봉석은 담배를 깊이 빨고나서 계속하였다.

《기계로 파종한것이 겨우 몇십정보되는 보잘것없는 면적이였지만 그이께서 왜 생신날인데도 나와보시였겠소? 나는 그곳에 기계화의 〈씨앗〉을 심었다고 생각하오. 수상동지께서는 그것이 귀중했던거요. 협동조합이라는 건물의 기초를 그이께서 지금 착실하게 다져가시는거란말이요. 알겠소, 부부장동무?》

조인철은 갑자기 무엇이라고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기계화의 의미에서는 강봉석이가 옳게 말했으며 김일성동지의 농촌기계화의 구상을 조인철이도 잘 알고있었다.

《옳은 말입니다. 수상동지의 농촌기계화의 구상은 원대하며 그것은 협동화에 뒤따라 착실하게 준비되고있습니다. 그러나 협동조합들의 량적장성에 질적공고화가 따라가지 못하고있는것을 기계화를 비롯한 농촌의 물질기술적토대의 강화에만 국한시켜 고찰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질적공고화의 의미에는 무엇이 또 포함되오?》

《부상동무자신이 일부 협동조합들에서 관리운영사업이 잘못되고있는데 대하여 실례를 들지 않았습니까. 조합들이 많이 생겨나게 되면서 미처 준비되지 못한 관리일군들과 의식수준이 낮은 농민들도 이 운동에 망라되게 되는것은 피할수 없는 현상입니다. 때문에 관리일군들의 수준을 어떻게 발전하는 현실에 맞게 따라세우며 조합원대중을 어떻게 교양하여 그들의 열의와 창발성을 불러일으키겠는가 하는 문제도 질적공고화에 포함됩니다. 아니, 더 중요할수도 있습니다.》

《···》

강봉석은 말문이 막힌듯 침묵을 지켰다.

《그리구 겸하여 말하면 대중적단계에서 거의 불가피하게 산생한 이러한 결함을 가지고 지금 일부 나쁜 사람들이 속도가 지내 빠르다느니, 어떻다느니 하고 시비하고있는 때 협동화운동의 지도적일군인 부상동무자신이 그런 소리를 했다는것이 어떤 후과를 가져오겠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인철은 시비군들에게 당신이 리용될수도 있으며 당신의 언행이 그들에게 힘을 보태주는 결과를 초래할수도 있다는데 대하여 말해주고싶었지만 그만두었다. 너무 까밝혀 말하는것이 그의 자존심을 건드릴수 있다고 생각했던것이다.

강봉석이는 이 말을 심중히 받아들이였다.

《무슨 말인지 알만 하오. 나는 자기 생각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성미여서···》

《참작하겠다니 좋습니다.》

조인철이도 그전 조인철이 아니였다. 어지간히 세련되고 성을 당적으로 지도하는 위치에 있는 부부장으로서 면모를 갖춘 당일군으로 성장했다. 강봉석이도 그것을 깨달은듯 새로운 눈으로 그를 쳐다보는것이였다.

그런데 얼마후 조인철이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야말았다. 강봉석의 문제가 그가 속한 당세포에서 취급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