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7


 
 

제 4 장

7

 

정치위원회가 끝난 후 수령님께서는 김일을 개별적으로 다시 만나시였다. 김일은 정치위원회에서 토의된 문제와 관련하여 더 말씀하실것이 있는것으로 짐작하며 기다리였다.

그러나 수령님께서는 집무탁에 앉아 연필이며 성냥곽이며 하는것들을 만지시기만 하실뿐 한동안 잠자코 계시였다.

《강봉석동무가 최창익부수상을 찾아가서 항의했다는 말을 들었소?》

이윽하여 그이께서 이렇게 물으시였다. 김일은 금시초문이라고 대답을 드리였다.

얼마전에 강봉석이 재정성에 가서 자금때문에 싸웠고 뒤이어 최창익을 찾아가서 《영농기전으로 대부금을 주지 못하고 뜨락또르도 예약대로 사들여오지 못하면 올해 농사는 다 짓습니다. 나는 농업성부상자리를 내놓는수밖에 없구요.》하고 들이대서 물의를 일으켰다. 최창익은 행정책벌을 적용하겠다고 을러댔다.

강봉석이 자기가 맡은 임무에 대한 책임감과 무슨 일에나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정열적으로 밀고나가는 전개력을 발휘하고있는 반면에 최창익은 어물어물하며 농촌에 대부금을 주는 사업을 태공하고있었다.

수령님께서는 내각에서 있은 이 일을 김일에게 알려주시면서 최옥금이를 찾아 현촌에 갔다오신 이야기를 하시였다. 김일은 농민은행지점에서 협동조합에 대부를 주지 않아 최옥금이 울면서 돌아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끓어오르는 분격을 금치 못했다.

《최창익동무의 속심을 알수 없습니다. 아니, 모를것도 없지요. 그는 이 일에 손이 시려합니다.》하고 김일이 분격을 터뜨리였다.

수령님께서는 어딘가 어두운 창문너머 멀리를 보시며 침중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김일동무, 우리는 산에서 싸울 때 조국이 광복되면 발편잠을 자며 푹 쉴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지.》

김일이 회억에 잠기며 대답드리였다.

《그랬습니다. 나라가 광복되면 무엇이나 다 소원대로 되리라고 생각했지요.》

수령님의 표정은 근엄했다.

《나는 지금이 전쟁시기보다 더 힘든것 같소. 내나 동무나 싸운 경험은 있지만 건설해본 경험은 적단말이요. 하긴 그 경험이란것도 해보면서 쌓으면 되는것이니까 신비할게 없소. 힘든것은 그게 아니요. 우리는 광복후 나라가 처한 환경으로부터 출발하여 쏘련에서 나온 사람, 중국에서 나온 사람, 남조선에서 들어온 사람, 또 국내에서 투쟁한 사람들을 다 포섭하고 망라하여 당중앙위원회를 구성했고 각계각층의 대표자들로 정부를 구성했소. 그랬으면 그들이 통일되고 단결하여 건국사업에 하나같이 떨쳐나서야 하겠는데 일부 사람들은 큰 나라를 등대고 자파의 세력확장과 자리다툼,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버릇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있으며 사대주의와 교조주의가 뿌리깊이 남아있소. 그렇다고 이런 사람, 저런 사람들을 탓하며 다 배제하면 누구와 손잡고 일하겠소? 그래 교양하며 이끌고 같이 나가자니 힘이 든단말이요.》

그이의 말씀을 접한 김일이 무엇이라고 갑자기 대답을 드릴수 있겠는가. 다만 그이의 어깨에 실린 무거운 짐을 덜어드리기 위하여 자기가 더 많은 짐을 질머질수 있게 충분히 준비되지 못한것이 안타까울뿐이였다.

그이께서는 담배곽에서 담배 두가치를 집어드시고 김일의 곁으로 다가오시였다.

《한대씩 피우기요.》

《어서 피우십시요. 저는 괜찮습니다.》

김일이 사양했다.

《담배질군이 담배를 사양할 때도 있소?》

그이께서 웃으시며 김일의 손에 담배를 쥐여주시였다.

그리고 사양하는 김일에게 불까지 붙여주시고 같이 담배를 피우시였다.

《여보, 김일동무.》

그이께서 파르스름한 연기를 내보내시며 무랍없이 말씀하시였다.

《농업이 인민경제의 2대부문의 하나이고 오늘 사회주의적협동화가 시작된 력사적인 환경에 놓여있는데 여기에 똑똑한 사령관이 없소. 똑똑한 사령관이 있어가지고 농업전선을 책임지고 이끌어야 하겠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오. 그래서 나는 김일동무가 내각으로 나와서 부수상 겸 농업상으로 농업을 책임지고 지도하면 어떻겠는가 하고 생각하는중이요.》

《제가 말입니까?》

김일은 저으기 놀랐다. 수령님께서 정치위원회가 끝난 지금 김일을 따로 부른것은 이때문이였다. 사실 그이께서는 정치위원회를 지도하시면서도 농촌문제에 대한 사색을 계속하시였었다.

그이께서 김일을 농업담당 부수상으로 임명하여 농업을 전적으로 맡아지도하도록 할 생각을 오늘 비로소 하신것은 아니였다. 그러나 농업부문에 나타나고있는 일련의 문제점들과 함께 특히는 림시 농업을 맡은 최창익의 무책임성을 더는 수수방관할수 없게 된 시점에서 그이께서 단호한 결심을 내리신것이였다.

《왜, 못할것 같소?》

김일은 이내 대답할수가 없었다. 뜻밖의 일이기도 했거니와 어깨에 실리는 책임감의 무게때문이였다. 아직은 락후한 농업국가인데다가 전쟁으로 인하여 공업이 여지없이 파괴된 우리 나라의 경우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큰것이였다. 더우기 우리 농촌경리는 사회주의적개조의 력사적시기에 들어서고있는것만큼 이 생소하고도 전인미답의 격동적인 행로를 승리적으로 개척하여나가기 위해서는 비상한 열정과 노력과 특히는 지도일군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될것이다. 이 큰 분야를 자기가 감당해낼수 있겠는지 걱정되는 김일은 무거운 심정을 간단히 표현했다.

《제가 농업을 압니까?》

김일의 심중해진 얼굴을 보시며 수령님께서는 미소를 지으시였다. 그의 심정이 충분히 리해되시였던것이다. 사실 김일이 임무앞에서 이렇듯 심사숙고하는것은 흔치 않는 일이였다. 거의 언제나 그는 《알았습니다.》, 《집행하겠습니다.》라는 단마디 대답을 할뿐이였었다.

《빨찌산이 농업을 모를수 있지.》하고 수령님께서 우선우선한 표정으로 말씀하시였다.

《그렇다고 빨찌산이 농업을 지도못할 까닭이야 있겠소? 농사법이나 농촌실정은 잘 모를수 있겠지만 항일빨찌산을 할 때나 전쟁시기 싸우던 때의 투쟁정신이야 어디 갔겠소. 그게 중요하지 않을가?》

김일이 일어서며 정중히 말씀드리였다.

《새 임무를 받겠습니다.》

수령님께서 앉으라는 손세를 쓰시였다.

《아무려면 당신이 못하겠다고 대답하겠소? 걱정이 돼서 한 말이겠지. 그러나 걱정할건 없소. 원래 농사군출신인데다가 전쟁때 평남도당위원장을 하며 농촌을 좀 알았고 전후에는 농업협동화사업을 당적으로 맡아보면서 농촌문제에 깊이 파고들었다고 말할수 있으니까 아주 문외한은 아니란 말이요. 내가 미안하게 생각하는건 바쁜일이 생길 때마다 동무를 찾군해서 조동이 지내 잦은거요. 최근에만도 제1군단 군사위원, 평남도당위원장, 다시 전선형편이 긴장되여 제1군단 군사위원, 전후사업과 관련하여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이번에는 농업담당부수상이요. 김일동무라고 만능이겠소? 아무데 갔다놔도 척척 파악하고 전개하기가 헐치 않단말이요. 그러나··· 어찌겠소? 나를 도와주오.》

수령님의 말씀은 김일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그는 젖어드는 목소리로 말씀드리였다.

《제가 수상동지의 높은 신임앞에서 무슨 말씀을 더 드릴수 있겠습니까. 다만 수상동지께서는 저를 농업전선의 사령관으로 되라 하셨는데 사령관은 수상동지이십니다. 저는 영원한 전사로 언제나 사령관을 모시고 따르겠습니다.》

그는 겉치레로 말하지 않았다. 그는 진실로 김일성동지만큼 농사에 밝고 농민들을 잘 알며 그들에게 깊은 동정과 사랑을 기울이시는분은 없다고 생각하고있었다. 김일성동지는 농민들의 어버이이시였다.

그이의 가르치심을 받음으로 하여 김일이도 그간 농업을 많이 배울수 있었으며 농촌에로, 농민들의 마음속으로 가까이 접근할수 있었다.

《김일동무가 내각으로 나오면 내가 한결 일하기 헐해질거요. 이 문제는 3월전원회의에서 결정합시다.》

그이께서는 여기서 최옥금이를 만나본 사실에 대하여 다시금 말씀하시고 그 처녀관리위원장을 만나보니 정전직후에 들려보았던 중화군 세창마을이 생각된다고 하시였다.

《조인철부부장에게 지시해서 그 마을에 협동조합이 조직되였는가 알아보도록 하시오. 조합이 조직되였다면 내가 나가보겠소. 참, 농업협동조합 관리위원장들의 협의회를 그곳에 가서 현실을 놓고 하는것이 좋을것 같구만. 어떻소?》

수령님께서는 얼마전에 농민열성자대회에 참가하기 위하여 평양에 올라오는 평남도안의 농업협동조합 관리위원장들의 협의회를 대회전에 가지자고 말씀하시였었다. 이 협의회는 농업협동화운동을 중시하도록 대회에 영향을 주며 한편 갓 태여난 협동조합들이 해야 할 일을 명시하여주는데서 의의가 있을것이라고 보시였다.

김일은 세창마을에 협동조합이 조직되였으면 조인철이를 먼저 보내여 준비하도록 과업을 주겠다고 대답을 드리였다.

이야기가 기본적으로 끝나자 김일은 일어서며 이젠 퇴근할 시간이 되였다고 말씀드리였다.

《알겠소. 먼저 가오. 난 좀 일이 있소.》

《기다리겠습니다.》

김일이 인사를 하고 물러간 후에도 집무실의 불은 오래도록 꺼지지 않았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방안을 거니시면서 사색을 정리하시다가 집무탁으로 돌아가시여 송수화기를 드시였다.

《중공업상을 찾으시오.》

곧 중공업상과 련결되였다.

《아직 사무실에 있소?》

《저희들이야 뭐랍니까. 수상동지께서 늦도록!···》

《나는 괜찮소. 상동무, 로동계급이 농민들을 좀 도와주어야 하겠소.》

《로동계급이 농민을 도와주는것은 응당한 도덕적의무가 아니겠습니까. 농민들이 지은 쌀을 우리가 먹고 사니까요.》

《하긴 그렇소. 허허···》

그이께서 유쾌하게 웃으시였다.

《상동무에게서는 언제봐야 로동계급의 체취가 풍기거든. 상동무! 지금 농촌에서 보습이 걸렸는데 성산하 공장, 기업소들에 과업을 주어서 속히 생산하도록 해주면 좋겠소. 농업성에서 청구서를 낼거요.··· 그리구 지금 연, 아연관리국장동무가 있소?》

《검덕광산에 내려갔습니다.》

《검덕에?···》

《검덕에서 올해 3만톤계획을 수행하자면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것입니다. 그래서 국장동무가 내려가있습니다.》

《작년도에 검덕에서 얼마나 생산했소?》

《1만 2천 6백톤을 생산했습니다.》

《검덕의 로동계급은 전쟁시기에도 생산을 계속 장성시켰지. 그래서 오늘에 와서는 3만톤의 높은 목표를 내다볼수 있게 되였소. 그런데 상동무, 검덕에 가있는 국장동무와 토론해보시오. 검덕에서 연, 아연을 좀 더 생산해낼수 없겠소?》

상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현재로서는···》하고 자신없어 하였다.

《알만하오. 현재 목표도 아름차지. 하지만 나라형편은 자금의 중요원천지인 검덕에서 연, 아연을 더 생산할것을 요구하고있소. 로동계급밖에 믿을데가 없지 않소? 한 3~4천톤 더 생산할 목표를 세워보시오. 5천톤이면 더 좋고···》

《수상동지, 제가 국장동무와 토론해보겠습니다.》

상은 이렇게 대답을 드리였다가 이내 고쳐 말씀드리였다.

《아니, 제가 검덕에 가서 국장동무와 함께 로동자들과 의논하여 예비를 가능한껏 찾아내겠습니다.》

《그래주면 고맙겠소. 무엇이 제일 걸렸는지 내가 무엇을 해결해주면 되는지 제기되는것을 다 알아보시오.》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중공업상과 전화를 마치신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시 교환수에게 어느 광산을 련결하라고 말씀하시였다.

광산지배인이 전화를 받았다.

《지배인동무요?》

《수상님, 안녕하십니까. 지배인 리문철 인사드립니다.》

산과 들을 넘어 먼곳의 광산지배인은 너무도 뜻밖이여서 감격하여 헤덤비면서 마치 자기의 목소리가 가느다란 전화선을 타고 평양으로 제대로 못갈것만 같았던지 전화통이 터져나갈것처럼 어성을 높여 인사를 보내고있었다.

《오래간만이요. 동무가 전쟁시기 고생을 했다는 말은 들었소. 전쟁전에 내가 만났던 광부들이 다 무고하오?》

《예. 저희들은 그날 수상님께서 1 400메터나 되는 보석갱 지하막장에까지 내려오시여 광부들을 만나주신 일을 지금도 이야기하며 잊지 못해합니다. 저희들은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금을 한그람이라도 더 캐내여 나라에 보탬줄 일념뿐입니다. 수상님께서 이 깊은 밤에 왜 저희들을 전화로 찾으시겠습니까?》

지배인은 목이 꺽 막히며 목소리가 금시 흐느낌으로 변하는것이였다.

《고맙소··· 고맙소··· 그런데 지배인동무, 생산을 높이는데서 걸린것이 무엇이요?》

지배인은 잠시 생각하고나서 대답을 드리였다.

《기계와 설비들이 낡았습니다.》

《그럴거요. 기계와 설비들이 낡았을거요.》

《전쟁기간에 많이 파괴된데다가 새것으로 보충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광산기계공장을 짓고 자체로 광산기계들과 설비들을 생산하려 하고있소.》

한개 광산의 실태이자 전반적인 광산들의 실태일것이다. 현실정에서 중요자금원천지인 광산에서 생산을 늘이자고 하여도 역시 자금이 필요하였다.

전화를 마치신 그이께서는 송수화기를 내려놓으시고 다시 집무실을 거니시였다.

농촌은 절기를 놓치면 안된다. 영농기전으로 대부금도 주어야 하고 기타 물질적인 방조를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