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6


 
 

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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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으로 올라오신 김일성동지께서는 책임서기에게 령세농민들에 대한 융자적방조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있는가, 특히 농업협동조합에 대한 대부를 어떻게 하고있는가 하는것들을 알아보고 편향자료들을 종합하라고 지시하시였다. 내각회의에서 문제를 세우시려는것이였다.

하지만 현촌에서 끓어올랐던 격한 심정이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송수화기를 드시여 최창익부수상을 찾으시였다.

《부수상동무, 지금 농촌들에서 대부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있는지 알고있습니까?》

《농민은행 총재의 말에 의하면···》

《아니》하고 그이께서는 최창익의 말허리를 꺾으시였다.

《부수상동무자신이 농민은행지점들에서 어떻게 대부사업을 하고있는지 알고있는가 묻는것입니다.》

《···》

최창익이는 무엇인가 심상치 않은 예감이 든듯 잠자코 있었다.

《농업협동조합이 시험적으로 해보는것이기때문에 미타하다면서 대부를 할수 없다고 딱 자르고있습니다. 그래서 반동놈들에게 소들을 독살당하고 그러지 않아도 안타까워 어쩔줄 몰라하는 조합의 아픈 상처를 더 아프게 하고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현상을 그저 무심히 보아넘길수 있겠습니까.》

《어느 은행지점에서 그런 한심한 일이···》

최창익은 바빠하면서 개별적인 은행지점들에 책임을 전가해보려는듯 중얼거리였다.

《문제는 어느 개별적인 농민은행지점들의 처사에 있는것이 아닙니다. 나는 령세농민들에 대한 융자적방조사업이 우선 령세농민들로 조직되고있는 농업협동조합들에 재정적방조를 주는것이라고 부수상동무에게 이미 말했습니다. 그랬으면 응당 관계부문 일군들에게 이 점을 중시하도록 주의를 주었어야 했을것입니다. 지나가는 말로라도 언급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것입니다. 결국 랭정한 무관심, 이것입니다!》

김일성동지의 안광에서 번개불같은 섬광이 번쩍이였다. 송수화기를 쥐신 손이 허옇게 되였다가 검붉어졌다. 그이께서 최창익이같은 사람을 이처럼 세게 다불러대시는 일은 드물었다. 그이께서는 최창익이가 앞에서는 좋게 말하고 돌아앉아서는 달리 행동하고있다는것을 다 알고있었지만 참고계시였다. 견실한 일군들이 최창익에 대한 불만과 의견을 제기했을 때도 그저 듣기만 하시였지 이렇다저렇다 평을 하지 않으시였다. 당의 통일단결을 위하여 참으시였으며 끝까지 믿음을 주려하시였다.

송수화기에서 최창익의 씩씩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무슨 변명을 할수 있겠는가.

참을성에도 한도가 있는것이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말씨도 점점 다급해지시였다. 쌓였던 분노가 미처 걷잡을수 없는 홍수처럼 터진것이였다.

《어떻게 그렇게 랭랭할수 있습니까. 부수상동무는 인민들의 생활이 어렵다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것은 좋은 일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궁극에는 인민들이 잘살게 하자는것이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되여 생활이 어려운 령세농민들에게 융자적방조를 주는데 필요한 자금을 아직도 다 마련하지 못하고있습니까. 밭갈이가 당장 눈앞에 들이닥치지 않았습니까. 내각결정은 채택해놓고 돈을 못주면 국가가 빈소리를 하는것으로 되지 않습니까.》

최창익은 응답을 못했다. 숨소리만이 더 크게 들릴뿐이였다.

《좋습니다. 이 문제는 내각회의에서 토의에 붙여봅시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송수화기를 덜컥 내려놓으시였다.

최창익이와 더 말하고싶지 않으시였으며 더구나 그의 변명은 듣고싶지 않으시였다. 변명이래야 돈이 없다, 기본건설자금에서 떼내야 한다는 소리뿐일것이다. 그에게서 자금해결을 더이상 바랄수 없겠다는것이 명백해졌다. 오늘 비로소 그것을 느낀것은 물론 아니였다. 하기에 벌써 김일성동지께서는 자신이 직접 부족되는 자금을 해결해보기로 결심하시였었다.

··· 어느새 어두워졌는지 창밖은 캄캄했다. 창문에 카텐이 드리워지고 집무실에 전등이 켜진지도 오래되였다. 하지만김일성동지께서는 자금문제들의 해결방도를 모색하며 사색의 깊은 세계에 잠기시여 날이 어두워지는것도 미처 모르고계시였다.

최창익을 비판하시였지만 결코 쉽게 해결될 자금이 아니였다. 그러나 반드시 확보되여야 할 자금이였다.

그이께서 정치위원회를 시작할 저녁 8시까지는 시간이 좀 있었으므로 일부 공장, 기업소들의 생산정형과 복구건설예산안들을 응접탁우에 펼쳐놓으시고 허리를 굽히신채 책임서기와 함께 검토하고계시는데 뜻밖에 홍명희부수상이 찾아들어왔다.

《저― 정부청사설계형성안이 다 되였는데 좀 보아주실수 없겠습니까?》

한손으로 안경을 추어올리며 부수상이 미안스러운듯 머뭇거리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자못 의아해서 그를 쳐다보시였다. 정부청사설계형성안이라니?···

《아, 그것말입니까?》

정부청사건설을 승인받으려고 홍명희부수상이 찾아왔던 작년가을의 일이 생각나시였다. 그때 정부청사는 바쁘지 않으니 평양시민들의 살림집과 아이들이 공부할 학교부터 지어야 한다고 명백히 말해준것 같은데?··· 아니 너무 절박하게 제기하기때문에 적당히 물리쳤지. 그런데 설계형성안을 만들었다?

《하여튼 봅시다.》

설계가가 앞탁우에 설계형성안을 쭉 펴보이였다.

《허! 대단합니다.》

김일성동지께서 웃으시였다.

《예, 설계가들이 외국의 유명한 정부청사들을 연구한 기초우에서 우리 실정에 맞게 설계했습니다.》

홍명희가 늙은이답지 않게 흥에 겨워 말씀드리였다.

《설계가들이 수고했습니다. 건물자체는 웅장하고 볼맛이 있습니다. 궁전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굉장한걸 어디다 앉히겠습니까?》

김일성동지께서 물으시였다.

《평양시 중심부에 있는 남산재우에 앉히려 합니다. 우리 국가의 얼굴이 아니겠습니까?》

김일성동지께서 지금 형편에서 이런 건물을 지을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어떻게 해야 나이 많은 부수상이 실망하지 않겠는지 그것이 걱정되시였다.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청사에 김일성동지를 모시지 못해 늘 심려하며 한탄하는 부수상이였다. 이렇듯 설계형성안까지 만들어가지고 왔는데 단마디로 안된다고 하면 얼마나 무안해하고 섭섭해하겠는가.

《홍명희선생, 좀 앉으십시오. 설계가동무도 앉으시오.》

그들에게 자리를 권하시고 자신께서도 앉으시였다.

《나는 오늘 현촌이라고 하는 한 자그마한 농촌마을에 갔다왔습니다. 며칠후에는 농민열성자대회에 참가하여 연설도 하게 됩니다.》

그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홍명희는 전혀 예상밖의 말씀이여서 숨을 죽이고 다음을 기다리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갓 조직된 협동경리를 공고발전시키는것이 농촌의 사회주의적개조에서 가지는 의의를 강조하시고 우리 국가는 당장 19억원의 융자적방조를 농촌에 주어야 하는데 다 아는것처럼 지금 나라의 재정형편이 매우 긴장하다는것, 그렇다고 나라의 장래발전을 위한 길을 닦는 기본건설자금을 뚝 떼서 농촌에 돌려서는 안되며 그것은 공업뿐아니라 농업도 락후한 상태에 머물러있게 하는 결과만을 초래할뿐이라는것 등을 설득력있게 말씀하시였다.

《그런데 우리가 궁전같은 이런 정부청사에 틀고앉아 정사를 보기 위하여 막대한 돈을 써야 하겠습니까? 한푼이라도 있으면 나는 농민들에게 주고싶습니다. 나는 밥상에 마주앉을 때마다 농민들에게 약속한 대부금을 다 주지 못한 가책으로 숟가락이 잘 올라가지 않습니다. 목이 멘단말입니다. 어떻게 농민들뿐입니까. 내가 평양시 복구건설위원회 위원장인데 수천수만세대가 집없이 움막같은데서 지내고있는것을 보면서 제가 일을 보는 사무실부터 지어야 하겠습니까. 인민들이 욕합니다. 더구나 시중심부인 남산재우에 정부청사를 요란하게 지어놓고 왕처럼 인민들을 내려다보며 정사를 보는것이 무슨 국가체면을 세우는것이겠습니까. 우리는 인민의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 피흘리며 싸웠지 인민우에 군림하기 위하여 정권을 잡지는 않았습니다.》

홍명희는 머리를 숙이고 생각에 잠겨있었다.

《홍명희선생, 선생의 성의와 심정은 충분히 리해되지만 나는 정부청사건설에 투자하려던 예산액을 전부 농촌에 돌렸으면 좋겠습니다. 방금전에 최창익부수상에게 대부금을 다 마련하지 못했다고 내가 심하게 책망했습니다만 돈이 나올데가 없다고 하는 그를 비판하는 내자신의 마음도 좋지 못합니다. 이것이 다 우리 나라가 미제놈들의 침략을 물리치는 전쟁을 겪으면서 참혹한 피해를 본탓입니다. 우리는 가난한 나라이며 작은 나라입니다. 그러나 미제를 타승한 인민을 가진 자랑스러운 나라입니다. 위력한 중공업을 건설하고 농촌의 사회주의적개조를 달성하면 우리는 고추는 작지만 맵다는 말처럼 강하고 부유한 나라로 될것입니다. 홍명희선생, 우리 그때 가서 정부청사를 지읍시다. 물론 남산재가 아니라 다른곳에 말입니다. 남산재는 내가 아끼는 위치입니다. 진짜 우리 나라의 얼굴이 될 그런 건물을 그곳에 지어야 합니다.》

홍명희는 감명속에 잠겨 깊이 숙이고있던 머리를 들고 말씀드리였다.

《수상님의 간곡한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자금을 농촌에 돌리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속으로 이렇게 웨치고있었다.

(인민들은··· 후대들은 당신을 청사다운 청사에 모시지 못하고 한시기를 보낸 저희들을 용서할것입니다. 력사는 잊지 않고 먼 후날까지 전할것입니다.)

홍명희는 천천히 일어섰다. 안경속에서 눈물이 번뜩이였다. 설계가가 설계형성도면을 말아쥐였다.

《홍명희선생, 나를 리해하여주고 도와주어 고맙습니다.》

마주 일어서신 김일성동지께서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하시였다.

홍명희는 다급히 손을 내저었다.

《이러지 마십시오. 감사의 인사는 우리가··· 인민들이 해야 합니다.》

그는 집무실을 나오며 굳게 결심하였다.

이제 나라가 허리를 펴면 반드시 수령님을 궁궐같은 청사에 모시리라. 우리들의 이 소원은 반드시 성취될것이다. 오늘의 서글프고 괴로운 일들을 옛말처럼 할 때가 오기마련이기때문이다. 인민의 지지를 받으시는 당신께서 계시기에 그런 날이 꼭 올것이다. 당신께서 인민을 위해 모든것을 바치시고 그들을 위한 정치를 펴시는데 그들이 따라오지 않을수 있겠는가. 인민이 따르면 만사가 해결된다. 좋은 날이 반드시 올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