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5


 
 

제 4 장

5

 

서로 신뢰하는 뜨거운 숨결과 함께 장차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한 불안이 떠도는속에 시간이 흘렀다. 밖에서는 여전히 봄비가 내리는지 지붕우의 눈까지 녹으며 떨어지는 락수물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그때 문밖에서 무슨 일때문인지 알수 없으나 인기척이 느껴지더니 옥금이를 찾는 소리가 들려왔다.

《관리위원장동무 있소?》

무척 귀에 익은 우렁우렁하면서도 친근한 목소리였다. 그 어떤 예감이 옥금이의 머리속에 번개치듯하여 처녀는 힘찬 대답과 함께 자리를 차듯하면서 일어섰다.

문을 열고 내다보니 비가 내리는속에 우산을 드신 어버이수령님께서 미소를 짓고 서계시지 않는가! 불빛 휘황한 평양의 저 높은곳, 당과 국가의 최고수위에 계시는 수령님께서 이 시골의 자그마한 마을에 너무도 평범하게 너무도 조용히 찾아오신것이다. 오늘 처음 뵙는것도 아니고 벌써 세번째나 그이를 뵈옵건만 우산을 드시고 뜨락에 서계시는 그이의 모습은 평범한 날 허물없이 딸을 찾아온 친아버지의 모습 그대로였다.

옥금이는 토방우에 놓여있는 누구의것인지 알수 없는 큰 신발을 어떻게 발에 걸치고 뜨락으로 달려내려가 그이의 옷소매에 매달렸는지 알수 없었다. 조합일때문에 방금 리당위원장의 《아프지 않은 매》를 맞으며 안타까움에 모대기고있던 옥금이는 왈칵 치미는 울음을 가까스로 억제하며 《수상님, 비가 이렇게 오는데 어떻게 저희들을 찾아주십니까. 어서 안으로 들어가십시다.》하고 말씀드리였다.

《옥금동무를 만나러 왔소. 그새 잘 있었소?》

김일성동지께서는 서글서글 웃으시며 토방우로 성큼 올라서시며 우산을 접으시였다. 그 우산을 책임부관이 받았다.

그이께서는 리당위원장과 세포위원장의 인사도 받으시며 그들의 뼈마디진 손들을 잡아주시였다.

《이 마을의 핵심들이구만.》

그이께서는 출입문옆에 먹으로 《홰불농업협동조합》이라고 내려쓴 나무간판을 보시며 빙그레 웃으시였다.

《옥금동무가 협동조합을 조직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와보니까 조합사무실이 살림집 웃칸이구만.》

《아직 사무실을 짓지 못했습니다.》

《사무실을 짓는거야 바쁠게 있나? 살림집 웃칸을 쓰니까 조합원들이 조합사무실을 자기 집처럼 어려워하지 않고 무시로 찾아올게 아니겠소. 그렇지?··· 그것보라구.》

그이께서는 신을 벗으시고 멍석을 깐 방안으로 들어가시였다.

《이게 얼마나 좋소. 농촌맛이 나고···》

방안에는 헌 앉은뱅이책상과 서류함이 몇개 있을뿐이였다.

《동무들이 방금 무슨 모임을 하고있었던것 같구만?》

그이께서 저으기 상기되여있는 세사람들의 얼굴과 책상우의 장부들을 보시며 물으시였다.

《예. 조합일을 의논하고있었습니다.》

방금전의 격화되였던 감정들이 되살아나는듯 옥금이는 눈길을 떨어뜨리며 나직이 대답드리였다.

《그러면 나도 같이 들읍시다. 나는 옥금동무가 조합을 조직해놓고 어떻게 운영하고있는지 한번 나가본다나가본다 하며 벼르다가 오늘에야 시간을 냈소.》

그이께서는 구들우에 깐 멍석을 허물하지 않으시고 앉은뱅이책상옆에 앉으시며 수원들과 옥금이, 강명우들도 다 앉으라고 하시였다. 옥금이가 방석을 깔아드리려 하는것을 손으로 밀어놓으시며 《그래 무슨 의논들을 하고있었소?》하고 물으시였다.

그이께서는 농업협동화운동의 불길이 타번지기 시작한 이른봄날에 갓 태여난 조합들이 어떤 문제들을 안고있는지 현지에 나가 료해하기 위하여 평양을 떠나시였었다.

몸매 작은 처녀관리위원장은 무엇부터 어떻게 말씀드릴지 생각을 더듬는지 머리를 숙인채 이내 대답을 드리지 못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한쪽 팔굽을 책상우에 고이시고 거기에 상체를 기울이시며 처녀의 긴장된 마음을 풀어주시려고 부드럽게 말씀하시였다.

《품앗이때 하구는 달라서 조합을 이끌어가기가 힘들지?》

옥금이는 고개를 더 숙이며 기여드는 목소리로 《예···》하고 나직이 대답을 하였다.

그이께서는 이 처녀가 조합을 조직할 당시 관리위원장을 못하겠다고 했다던 일이 떠오르시였다. 아닌게 아니라 그런 말을 할만도 할 어린 나이의 처녀였다.

《힘들거요. 사실 나도 옥금동무에게 조합을 조직해보라고 과업을 주었지만 마음이 놓이질 않았소. 자그마한 처녀에게 너무 큰 짐을 지운것만 같았단말이요.》

그이께서는 중단발머리밑으로 보이는 처녀의 가는 목이 마음에 걸리시였다.

옥금이가 머리를 들었다. 그러자 김일성동지께서는 까만 처녀의 눈에 핑 돌고있는 물기를 보시였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하는 고뇌의 눈물이였다.

《수상님.》

처녀는 저으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저 앞장서서 일이나 하라면 하겠는데··· 저는··· 관리위원장을 힘들어서 못하겠습니다.》

처녀는 목이 꺽 막히여 더 말을 잇지 못했다.

눈굽이 불깃해진 강명우가 대신 말씀드리였다.

반동놈들의 책동으로 소가 세마리나 죽었는데 농민은행지점에서는 대부금을 주지 않지, 조합원들은 맥을 놓고 동요하지, 그러니 관리위원장으로서 장차 어떻게 조합을 이끌어나가며 농번기는 다가오는데 농사일은 어떻게 조직해야 할지 막연해하고 동요하기까지 했다는것, 그래서 방금 수상님께서 오시기전에 당조직의 비판을 받고 울기까지 했다는것 등을 솔직하게 다 말씀드리였다.

묵묵히 듣고계시던 김일성동지께서 강명우의 이야기가 끝나자 무거운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그러니 지금 조합원들이 소없이 등짐으로 두엄을 나르겠구만···》

그이께서는 찬바람부는 논벌로 두엄지게를 지고 힘들게 오가는 조합원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시는듯 안색을 흐리시였다.

《관리위원장도 어제 종일 두엄지게를 졌습니다.》

강명우가 말씀드리였다.

《그런데 농민은행지점에서는 왜 대부금을 주지 않소? 대부금을 주면 소를 살수 있겠는데··· 현금이 떨어졌는가?》

이 물으심에 리당위원장도 옥금이도 얼른 대답을 드리지 못했다. 소가 죽은뒤에 조합원들의 사기가 저락되기는 했지만 옥금이의 호소에 따라 그들은 지게를 지면서 크게 락망하지는 않았었다. 왜냐하면 집단을 믿었고 국가를 믿었기때문이였다. 그러나 국가기관인 농민은행지점은 그들을 어떻게 랭대했던가!

작은 입을 오무리고 괴로운 침묵을 지키고있던 옥금이가 머리를 들었다.

《수상님,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리기가 참으로 괴롭습니다.》

《무슨 말인데?》

무엇인가 심상치 않은 공기를 느끼시고 김일성동지께서 처녀의 마음을 풀어주시듯 말씀하시였다.

《나한테는 숨김없이 다 말해도 일없어. 또 숨겨두 안돼구. 수상은 뭐나 다 알아야 하거든.》

《관리위원장동무, 다 말씀드리오.》

강명우가 이렇게 말하며 기침을 억제하느라고 주먹으로 입을 눌러댔다.

《저희들이 지금 내각결정 제3호에 따라 실시되는 융자적방조를 받지 못하고있는것은 다른 리유때문입니다.》

《무언데?》

《수상님!》

옥금이는 이악한 본래의 성미가 되살아나면서 목소리가 여물어졌다.

《이것은 제가 아무리 생각하여도 리해할수 없는 일입니다. 정말 모를 일입니다. 정부에서 령세농민들에게 자금을 대부하도록 배려하였는데 이곳 농민은행지점에서는 이번 내각결정이 조합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건 무슨 소리요? 왜 해당되지 않는다는거요?》

《상부에서 령세농민들에게만 대부하라 했지 협동조합에 대부하라는 지시는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조합은 경험적으로 해보는거니까 성공하겠는지, 어쩌겠는지 두고보아야 하며 신용할수 없다면서 만일 해체되면 그 엄청난 돈을 관리위원장이 혼자서 다 물수 있는가 하고 따졌습니다.》

옥금이는 농민은행지점 지배인에게서 거부당하고 실망하여 마을로 돌아오던 때의 억울했던 감정이 다시 터져 더 격해진 목소리로 말씀드렸다.

《저는 령세농민들로 조직된 조합에 우선 대부를 해주어 조합이 잘되도록 돕는것이 정책적으로 옳지 않는가고 따졌더니 지배인은 하여튼 상부에서 조합에 대부하라는 지시가 없었다면서 거부했습니다. 저는 마지막에 반동놈들이 조합의 소를 세마리씩이나 독살해서 당장 밭갈이가 걸려 그런다고 사정을 했습니다. 팔소매를 붙잡고 애원했습니다.》

그때의 안타깝던 일이 되살아 옥금이는 저절로 목이 갈리였다.

《은행지점을 나오는데 눈앞이 캄캄해서 아무것도 볼수 없었습니다. 소를 대신하여 지게로 어깨아프게 거름을 져나르는 조합원들의 생각으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어쩐다 하는 요언이 떠돌고 조합원들이 동요하는데 국가기관에서 개인농에게는 돈을 주면서 조합에는 주지 않는다는 말을 이제 어떻게 조합원들에게 하겠는가··· 어떻게 빈손으로 조합원들앞에 나타나랴 하는 생각에 눈앞이 흐려와서···》

김일성동지께서는 격해지는 심정을 다잡고계시였다. 반동들의 책동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계급적원쑤들의 반항은 누구나 각오하고있는것이다. 하지만 국가기관에 앉아서 나라와 인민을 위하여 일한다는 사람들이 반동들의 파괴행위로 상처입은 협동조합에 따뜻한 위로는 못할망정 그 상처를 더 아프게 더치는 행위를 하고있으니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하며 어떻게 참을수 있는가. 단순히 일부 은행기관일군들이 왜정시기의 은행업자들이나 금융조합에서 하던 사업방법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진정으로 인민을 위하여 일하지 못한데로부터 출발한 오유라고 보아야 하겠는가.

령세농민들에 대한 융자적방조와 관련하여 말씀하시며 김일성동지께서는 최창익부수상에게 그것이 곧 태여나게 될 농업협동조합들을 재정적으로 도와주는데 기여하게 될것이라고 명백히 강조하시였다. 그런데 그는 명심하지 않았단말인가. 설사 강조하지 않았다 해도 협동조합에 애착이 있고 그의 강화발전에 약간만 관심을 가지고있다면 협동조합에 우선 대부해주도록 지시할것이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이러한 현상이 비단 이곳 농민은행지점에서만 생긴것이 아닐것이라고 생각하시였다.

《그래 지금 조합원들이 몹시 락심해있겠소?》

《개인한테는 대부금을 주는데 조합에는 안주니 조합원이 된것을 후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엄중한 후과를 가져왔소? 그러니 어떻게 조합을 믿고 국가를 믿겠소? 큰 정치적손실이요··· 옥금동무, 결국 이것은 내각에서 잘못한것이요. 대책을 세우겠소. 조합원들에게 말해주시오.》

《수상님, 고맙습니다.》

옥금이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아니 내가 조합원들한테 사죄하오.》

옥금이는 깜짝 놀랐다.

(수상님께서 그 사람들을 대신하여 사죄의 말씀을 하시다니!···)

처녀는 공연히 말씀드려 그이께 심려를 끼쳐드린것만 같은 죄스러움을 느끼는 한편 농민들을 생각하시는 그이의 진정에 감심되여 《수상님!···》하고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대부금문제는 더 걱정하지 마오. 그리고 다음부터는 무슨 일이 생기면 시간을 끌지 말고 나한테 편지를 하시오. 옥금동무야 나와 알게 된지도 몇해 잘되는데 허물할게 뭐 있겠소? 혼자 속태우지 말고 편지를 하오. 직접 찾아와도 좋고···》

수령님께서는 서글서글한 표정으로 말씀하시였다.

《그러면 옥금동무, 이제는 관리위원장 못하겠다는 소리를 더 하지 않겠지?》

옥금이는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여 얼굴을 붉히며 《수상님, 제가 나약한 소리를 많이 해서 죄송합니다.》하고 말했다.

《아니》

김일성동지께서 손을 가로저으시였다.

《그것이 나약한데서 온것이 아니요. 우리 관리위원장들도 그렇고 농업협동화운동을 지도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모두 처음 해보는 일이니까 조합을 어떻게 조직운영하겠는가 하는데서 경험이 없고 착오를 범할수 있으며 또 시련앞에서 동요할수 있소.》

그이께서는 옥금에게 홰불농업협동조합의 올해 농산계획은 어떻게 세웠는가, 조합의 전망계획은 무엇인가 하는것 등을 알아보시였다.

이야기를 듣고보니 어떻게 조합을 운영하고 농업을 발전시키며 조합원들의 생활을 향상시키겠는가 하는 똑똑한 전망과 계획이 없었다. 갓 조직된 협동조합들의 실태가 대체로 다 어슷비슷할것이다. 관리위원장들이 많이 참가하는 농민열성자대회를 앞두고 농촌에 내려와보기를 얼마나 잘했는가.

그이께서는 농산계획을 세우는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작업조직은 어떻게 하고 로력일평가는 어떻게 할것인가 하는것 등을 가르쳐주시였다. 이윽고 그이께서는 《이 집은 누구네 집이요?》하고 물으시였다.

《저의 집입니다.》

《그러니까 아래방에서는 옥금동무네 식구들이 살고있겠구만?》

《예.》

《어머니가 허리를 상해 앓는다 했는데 어떻소?》

《이제는 일없습니다.》

《어디 집살림구경을 할가?》

그이께서 아래칸과 통하는 문으로 향하시자 옥금이가 얼른 앞서가 문을 열어드리였다.

마침 아래방에는 옥금이 어머니와 막내동생 복남이가 있었다.

《수상님, 궂은 날씨에 오시기에 수고하셨습니다.》

옥금이처럼 작고 오돌찬 녀인이 인사를 드리였다.

《안녕하십니까? 딸한테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쟁시기에 고생을 많이 했지요? 이제는 괜찮습니까?》

《예, 집안일은 할수 있습니다.》

《이애가 막내아들입니까?》

그이께서는 인사를 드리는 복남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시였다.

《예.》

그이께서는 방안을 둘러보시였다. 헌 농짝이 한개 있고 곡물을 넣은 가마니들이 구석에 놓여있었다. 방안에서는 싹을 틔우는 감자냄새와 보리냄새 그리고 메주냄새가 풍기였다. 뒤창문쪽으로 암탉이 알을 품고 광주리안에 앉아서 불안스럽게 꼬꼬대고있었다.

《우리가 서성거리면서 방해를 놓는다고 의견이 있어하는구만.》

그이께서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눈짓을 하자 아들이 닭을 광주리채로 들어가려 했다.

《놔둬라. 농촌집이 그렇지. 그런것이 없으면 무슨 농촌집이겠나? 어디 부엌세간이나 구경합시다.》

부엌까지 다 돌아보신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시 아래방으로 들어오시여 허름한 노전을 깐 구들우에 그냥 앉으시였다. 다른 사람들도 앉았다.

옥금이 어머니는 집살림이 너무 구차한데다가 노전까지 깨끗치 못하여 얼굴이 빨개져서 어쩔줄 몰라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옥금이네 가정형편을 알아보시였다.

《아들이 이애 하나뿐입니까?》

그이께서 복남이를 가리키며 물으시였다. 그애는 아버지를 닮았는지 키가 쭉 빠졌다.

《이애 밑으로 하나 있었는데···》

《매맞아 죽었다지요. 어린것이!··· 그 원쑤를 갚고 원한을 풀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아들을 공부시켜 나라의 역군으로 키워야 합니다. 복남이가 지금 몇살입니까?》

《열살입니다.》

《복남이를 평양에 있는 만경대혁명학원에 보내면 어떻겠습니까?》

옥금이 어머니는 손으로 무릎을 쓸며 주저하였다.

《그애가 없으면··· 허전해서···》하고 녀인은 눈을 내리깐채 솔직하게 말씀드리였다.

《그럴수 있습니다. 집에 남자라고는 복남이 혼자뿐이니까요. 그렇지만 옥금이가 있지 않습니까. 비록 녀자이긴 하지만 남자못지 않게 장한 딸이 아닙니까.》

그이께서 녀인에게 거듭 권고하시였다.

《어머니, 복남이를 학원에 보내자요.》

옥금이가 옆에서 어머니를 설복하였다.

《복남이 생각은 어떠냐?》

김일성동지께서 물으시였다.

《옛, 저는 공부도 잘하고 어서 빨리 커서 인민군대가 되여 아버지와 동생의 원쑤를 갚겠습니다. 저는 장군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학원에 가겠습니다.》하고 복남이는 일어서서 차렷자세로 대답을 올리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허허 웃으시고 옥금이 어머니도 눈물속에서 웃었다.

《이 녀석이 장차 아버지나 누이 못지 않는 인물이 되겠군! 그러면 복남이문제는 그렇게 락착을 봅시다.》

그이께서는 몇가지 옥금이네 가정일을 더 의논해주시고 밖으로 나오시였다.

비는 멎고 그대신 찬바람이 불면서 날씨는 몹시 차졌다. 그러나 김일성동지께서는 오랜 시간을 밖에서 보내시며 옥금이에게 토지는 어떻게 정리하고 야산들을 어떻게 과수원과 뽕밭으로 전환시키겠는가 등 관리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사업들을 일일이 일깨워주시였다.

그이께서는 농촌을 지원하고 방조하여야 할 공업의 복구건설정형을 알려주시면서 전망은 확고하지만 당분간 곤난을 겪어야 한다고, 그러므로 농업협동조합을 발전시킴에 있어서 역시 주인은 조합원들이며 관리일군들이라고 말씀하시였다.

《옥금동무는 지금 혼자서 너무 속을 태우고있소. 리당조직이 뒤에서 도와주고있지만 혼자서는 조합을 관리운영해나갈수 없지. 어제도 오늘도 조합원대중이 조합의 밑천이요. 그들이 발동되면 못해낼 일이 없소.》

바람은 더 차지고 비대신 눈이 흩날리였으며 땅은 겉면이 벌써 얼기 시작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옥금이에게 작별의 인사로 손을 내미시며 의미깊은 말씀을 하시였다.

《새벽길을 먼저 걷는 사람이 이슬을 맞기가 마련이요. 동무들이 겪고있는 시련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며 갓 출발한 협동조합이 걸어갈 길은 아직 머오. 그러니 옥금동무, 시련과 난관을 이겨내야지. 옥금이의 고충이자 내 고충이고 옥금이의 기쁨이자 내 기쁨이요. 그러니 우리 힘을 합쳐 농업협동화운동을 잘 이끌어나가기요.》

《수상님!》

옥금이는 추위에 얼음처럼 차거워진 작은 두손으로 수령님의 손을 감싸쥐며 목메여 말씀드리였다.

《제 더는 눈물도 흘리지 않고 일을 잘하겠으니 다시는 궂은 날씨에 먼길을 떠나오지 마십시오!》

《응, 그래, 그래··· 농민열성자대회장에서 다시 만나자구. 아마 대표로 뽑혔겠지? 그때 오늘 다 못한 이야기들을 마저 하자구. 자, 잘있소. 리당위원장동무도, 세포위원장아바이도 다 잘 계시오.》

수령님께서는 다시한번 뒤돌아보시며 손을 흔들어주시고는 차에 오르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