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9


 
 

제 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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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에 열린 당중앙위원회 상무위원회에서 김일은 자기가 농촌에 나가본 정형을 통보하였다.

그는 특히 조직지도부 통보서가 나간 후 오유를 바로잡는다고 하면서 이번에는 반대방향으로 기울어지고있는 현상에 류의하였다.

그러면서 오유들을 바로잡는데서 우리는 혁명의 리익의 견지에서 출발하여야 할것이다, 가령 영평군에 조직된 조합들을 손쉽게 해산하여버리는것은 후퇴로 되며 협동화운동에 오히려 손실을 가져올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이 끝나자 최창익이가 먼저 불만스럽게 말했다.

《나는 어떻게 되여 좌경을 바로잡는것이 후퇴로 되는지 알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떤 개별적인 경우에 대한 특수성이나 리해에 기초할것이 아니라 원칙을 놓고 모든 현상을 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레닌동지는 원칙적인 정책만이 가장 옳은 정책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매 군에서 3~4개의 협동경리들을 경험적으로 조직할데 대하여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원칙이 흥정되고있습니다.···》 이렇게 연설하는 그는 농업협동화운동을 옹호하는 가장 원칙적인 위치에 서있는것 같았다. 반대로 김일은 원칙을 흥정하면서 무리로 조직한 조합을 해산하자고 하는것이 아니라 비호하는 사람으로 느껴지게 하였다. 어느것이 허위이고 어느것이 진실인가?

최창익에게서는 운동의 첫시작에서 나타난 오유와 실책에 대한 아파하는 심정이 엿보이지 않았다. 그는 돌처럼 랭정하게 원칙을 들고 혁명의 리익의 견지에서 심사숙고하는 김일의 성실성을 비원칙적으로 몰아대고있었다. 그는 연설도중 자주 집무탁에 앉아계시는 김일성동지께 얼굴을 돌리였다. 자기가 정당하다는것을 간접적으로 말씀드리려는듯-

김일성동지께서는 손에 드신 《금강》성냥갑을 세웠다눕혔다 하시며 생각에 잠겨 잠자코 계시였다.

최창익은 책벌문제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말로써 연설을 끝냈다.

잠간의 침묵후에 김일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책벌도 그렇습니다. 나는 사람들을 함부로 처벌할것이 아니라 오유를 수습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협동화운동이 옳게 진행되도록 하는 방향에서 처리되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니까 어물쩍해 넘기지 말아야지요.》 최창익이 랭혹하게 말하였다.

《비판은 사업을 전진시키는 추동력이며 책벌은 국가사업과 혁명투쟁의 강한 규률을 보여주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교훈을 찾도록 자극을 주는 교양수단의 하나입니다. 물론 조인철동무가 모든 군들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것까지 책임진다는것은 곤난합니다. 일반적인 의미로서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가 영평군에서 일어난 사태를 놓고 사회주의적개조가 빨리 되면 좋다는 식으로 묵인했고 오히려 지지했습니다. 그러니 이 경우에는 구체적인 현상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일이 처음 듣는 소리가 아니였다. 그렇다. 조인철이는 경솔했으며 실수했다. 그는 응당 영평에 내려가보아야 할것이나 황해도에서 긴급한 정황이 생겨 그쪽으로 출장을 가버리였다. 그런데 과연 그때 조인철이 영평군에 가보았더라면 사태가 달라졌겠는가? 이미 조직된것을 다 해산해버렸겠는가? 아니, 그는 현실을 인정했을것이다.

《나는 영평군에서의 오유를 그 군이 처한 구체적인 실정으로부터 출발하여 분석해야 하며 그에 대한 조인철동무의 태도도 그렇게 평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렇게 김일이 대답했으나 벌써 어조에서는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구체적인 정황이 어떻든 과오는 과오인것이다. 김일자신도 자기가 변명을 하고있음을 느끼였다.

최창익이 부쩍 기세를 올리였다.

《나는 조인철동무에 대해서는 더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내가 지금 말하고싶은것은 김일동무도 포함하여 누구나 과오를 범할수 있으며 그것앞에서는 허심해야 한다는것입니다.》

이것은 조인철이나 림충현의 과오가 김일의 과오로 된다는 암시였다. 결국은 그렇게 된다. 최창익은 이것을 강조함으로써 김일이 자기 변명을 못하게 오금을 박은것이다. 최창익을 상대한다는것이 역시 간단한 일이 아니였다. 그렇다고 피동에 빠지거나 움츠러들 김일이 아니였다.

《그래 뭘 말하자는거요? 농업협동화와 같이 농촌에서 근본적인 변혁을 가져오는 사업이 우여곡절없이 수행되리라고 생각하는것은 아니겠지요? 그렇다면 협동화운동의 초시기에 발생한 착오를 가지고 그처럼 떠드는것이 유익한 일이겠습니까?》 하고 김일이 거칠게 물었다.

최창익이 턱을 쳐들었다. 방안의 공기가 팽팽하게 긴장되였다.

그 순간 우렁우렁한 목소리가 긴장감을 누르며 대기를 흔들었다.

《김일동무!》

김일은 번쩍 정신을 차리며 김일성동지를 향하여 자세를 바로 가지였다, 그이의 저으기 엄한 시선을 받으며 김일은 저절로 눈길을 떨어뜨리였다.

《책벌을 적용해야 한다는 말이 옳습니다.》

그이의 무거운 음성이 김일의 가슴을 쿵 울리였다. 그 음성에서 김일은 사랑하는 자식이 자식구실을 못해 매를 안기지 않으면 안되는 어머니의 괴롭고 안타까운 심정과도 같은 절절한 아픔을 느끼였다.

사실 김일성동지께서도 그 랭혹한 말씀을 하시기가 무척 힘드시였다.

지금 조인철이에게 책벌을 주자고 하는 사람들이 평양에 앉아서 농업협동화에 대하여 시비질이나 하고 인민생활이 어떻소 하고 말공부질이나 하고있을 때 조인철은 농촌마을들을 오가며 때로는 밥도 굶고 때로는 농가의 웃칸에서 쪽잠도 자면서 협동화운동의 준비사업에 온갖 심혈을 다 기울이였다. 안해가 폭격에 상하여 심하게 앓고있었지만 제때에 평양에 올려다 치료대책을 취하지 못해서 지금도 상태가 나쁘다고 한다.

이렇게 일한 일군이다. 하지만 김일성동지께서도 어쩔수 없이 그에게 매를 안기지 않으면 안되시였다.

그이께서는 상무위원들을 엄엄하게 둘러보시였다.

《경험적단계에서 우리가 매 군에서 협동조합을 3~4개씩 소규모로 조직하기로 한것은 농촌의 물질기술적토대가 빈약하고 일군들의 경험과 준비정도가 어린 현실정으로부터 과학적으로 타산한 원칙적인 요구입니다. 물론 개별적인 지역들에서 농민들의 요구와 특수한 사정으로 많이 조직할수 있고 규모를 비교적 크게 할수도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그렇게 하는것이 타당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일동무는 정치위원으로서 개별적인것을 일반적인것과 혼돈하지 말며 원칙적인 요구를 본질적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원칙앞에서는 그 누구도 자기를 변명할수 없습니다.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이께서는 집무탁우에 팔굽을 고이시고 상체를 앞으로 저으기 숙이신채 엄격하면서도 절절하게 말씀하시였다. 손에는 그냥 《금강》성냥갑이 꽉 쥐워져있었다.

김일은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말씀의 마디마디가 심장을 아프게 하였다. 그이의 엄한 지적을 받는다는 그자체가 아픈것이 아니였다. 농업협동화운동에서 약간의 편향이 생기자 마치도 저들이 원칙에 제일 충실한듯 그 원칙을 작성한 사람들을 공격하고있는 최창익에게 할 말이 없게 되여 지적을 받게 되는것이 괴로왔다. 최창익이에게 김일이자신이나 조인철이 비난의 무기를 쥐여준것이다.

김일성동지의 랭혹한 지적의 밑바닥에는 바로 이러한 사정에 대한 아프신 심정이 깔려있을것이다. 실제로 잘못을 저질렀으니 비난을 받아야 하고 책벌을 받아야 하는것이다. 믿고 아끼시는 전사들에게 매질을 하지 않으면 안되시는 김일성동지의 그 괴로운 심정을 헤아려보는 김일은 몹시도 고통스러웠다.

상무위원회에서는 영평군에 이미 조직된 30여개의 협동조합들은 잘 수습하여 잘못된것들은 바로잡고 옳게 관리운영되도록 도와 군에서 방조하여주며 림충현군당위원장은 도당위원회에서 책임지고 잘 이끌어주며 오유를 극복해나가도록 하기로 락착지었다. 조인철부부장에게는 협동화운동의 초기에 발생한 오유와 실책에 대하여 제때에 경종을 울리고 여기서 모두가 교훈을 찾도록 하기 위하여 엄중경고에 해당하는 책벌을 적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자기 사무실로 돌아온 김일은 무거운 걸음으로 오래동안 방안을 서성거리였다. 큰 실책을 범했다. 자기가 영평군에 가서 협동조합들을 해산해버리는데 동의했더라면 혹 조인철에게 책벌이 적용되지 않을수도 있을것이다. 아니, 아니다. 차지한 계선을 내주고 퇴각할수는 없지 않는가!

그는 송수화기를 들고 조인철이를 찾았다.

《조인철동무요? 황해도에서 언제 올라왔소?》

《오늘 아침에 왔습니다.》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조인철의 목소리에서는 맥빠진감이 느껴졌다. 김일은 기분이 나빴다.

《좀 오시오.》

곧 조인철이 나타났다. 농촌의 들바람과 해볕에 검실검실하게 타고 긴장한 일을 하며 돌아다니느라 퍽 수척해진 모습이였다.

《수고했소, 앉소. 거기서는 협동조합들이 잘 조직되고있소?》

《예, 적들의 암해책동이 좀 있었습니다. 원래 황해도는 농업지대로서 해방후 토지문제를 둘러싸고 계급투쟁이 심했던 곳이 아닙니까. 그 여운으로 전쟁시기에 토지를 빼앗긴자들의 만행도 악랄했지요. 그런데 제가 황해도로 다시 급히 가면서 말씀드렸지만 거기서는 적들의 암해책동보다도 도당내의 일부 사람들이 협동화의 시기상조를 들고나온것때문에 협동조합조직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있습니다. 우경적편향이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황해도당에는 강봉석동무처럼 꼴호즈에서 일하다 온 사람이 부위원장을 하고있는데 그가 극성스럽게 훼방을 놀았습니다. 이번에 벽성군에 가보니 모처럼 조직되였던 안달수동무의 조합이 해산될번하지 않았겠습니까. 부위원장의 압력을 안달수동무가 힘들게 물리쳤다고 합니다. 수상님께서 조직하라 하셨고 우리가 좋아서 하는데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구 맞섰다고 합니다.》

김일이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 안달수라고 하는 모범농민이 대가 있구만!》

그리고 그는 거칠고 갈린 목소리로 침울하게 계속하였다.

《그런데 이것보오. 오늘 상무위원회에서는 영평군과 일부 군들에서 좌경적인 편향이 발생한것이 문제거리로 상정되였소.》

《저는 황해도당에서 조직부 통보서를 받아보았습니다.》

《그 책임이 우선 동무에게 그리고 나에게로 돌아왔소.》

김일이 이렇게 준렬하게 말하자 조인철은 즉시 대답했다.

《부위원장동지. 저는 각오하고있습니다. 어떤 책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저는 결코 자신을 변명하려 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는 지금 좌경적편향에 대한 비판이 우경을 고무해주고있으며 그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고있다는것을 말씀드리고싶습니다. 안달수동무가 조직한 협동조합을 당장 해산하라고 한 그 도당부위원장이 조직지도부 통보서를 받고는 아주 기고만장해서 나에게 대들었습니다. 그는 말하기를 자기는 강봉석부상이 왔을 때도 의견을 제기했다, 부상은 경험적으로 해보는것이니까 심중하게 하라고 했다, 그런데 당신은 실적을 올리려고 한다 뭐 이런식입니다. 그래서 제가 단단히 오금을 박아주었습니다. 경험적으로 한다는것은 해보고 안되면 걷어치우는것이 아니라 경험을 쌓아서 더 잘하려는것이라고 수상동지께서 말씀하셨다, 좌경이 나쁘지만 우경도 나쁘다,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어서 평양에 올라가 비판이나 받을 차비를 하라는 태도였습니다.》

김일은 이 말을 듣다가 주먹으로 책상을 울리였다.

《어째서 그들이 그렇게 기고만장해하는가. 우리가 좀 실수를 하자 이쪽저쪽에서 쾌재를 부르는가! 조인철동무. 나는 오늘 큰 교훈을 또 한번 찾았소. 동무나 내가 비판받고 안받고 하는게 문제가 아니요. 동무나 나는 다같이 책임적인 위치에서 김일성동지의 정책을 집행하는 전사들이요. 그러니만치 우리들의 과오는 그자체로 그치지 않소. 이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소. 책벌이 두려운것이 아니라 이것이 심각한거요.》

김일의 시커매진 눈에서 불이 뚝뚝 떨어지는것 같았다.

《만일 우리가 김일성동지께서 내놓으신 농업협동화방침을 집행하는데서 잘못을 저지르면 그것은 결국 그이의 권위를 훼손하는것으로 된단 말이요. 무슨 일이 좀 생기니까 벌써 일부 사람들이 당적원칙을 휘두르면서 우리를 공격하고있지 않소? 속심이 들여다보이지만 할 말이 없지 않는가! 나는 오늘 김일성동지의 엄한 비판을 받으며 우리를 채찍질하시는 그이께서 더 아파하시는것을 보았소. 뼈가 저리였소!》 그는 깊은 숨을 몰아쉬며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씻었다.

조인철은 얼굴이 컴컴하게 죽었다.

그는 강봉석이가 밉든 곱든 그래도 찾아와서 충고할 때 응당 심중하게 대했어야 할것이였다. 그러나 강봉석이에 대한 이전의 관념이 작용하여 그가 물질적조건 일면만을 지나치게 내세우며 농민대중의 혁명적열의를 리해하지 못하는것이라고 보았으며 따라서 그의 의견을 귀등으로도 듣지 않았던것이다. 얼마나 경솔했던가! 첫 성과에 도취되여 협동화가 쉽게 그리고 빨리 진척되리라고만 생각하였다. 그러다보니 응당하게 책벌을 받게 되였다. 아니, 김일부위원장이 말한것처럼 그 책벌이 문제가 아니다.

그가 이렇게 깊은 자책에 빠져있는데 김일은 계속하여 전쟁시기 자기도 엄중한 책벌을 받았지만 그때 자신의 아픔보다 그이께서 더 괴로와하시고 아파하시리라는 생각으로 눈물을 머금고 그 책벌을 받아들이였던 일을 이야기하였다.

혁명전사들에 대한 김일성동지의 원칙적이고도 뜨거운 참된 사랑의 그 이야기를 조인철이는 귀로 듣는다기보다 온몸으로 받아들이였으며 목메이는 상념속에 잠겨 자신을 잊고있었다.

이날밤 조인철이는 퇴근하는 길에 순실이가 입원하고있는 병원에 들리였다. 한동안 출장 가있느라 찾아보지 못한 안해였다. 그는 김일성동지께서 순실이를 평양에 올려다 입원시키도록 해주신 후에는 일요일마다 꼭곡 면회를 가군 하였다. 더는 그이께 가정일때문에 심려를 끼쳐드리지 말아야 하겠다는 가슴후더워오는 가책, 제때에 안해를 데려다 입원시켰더라면 병이 악화되지 않았을것이라는 저려오는 후회, 안해에 대한 련민의 정··· 이러한 감정이 그를 순실이가 누워있는 병원으로 떠밀었던것이다. 병원에서는 순실이가 어떻게 되여 입원한 환자라는것을 알고있었기때문에 면회일이 아닌 밤중에 찾아왔지만 그를 특별히 들여보내주었다. 그들은 병실이 아니라 의사실에서 만났다. 아련한 순실이는 수술이 잘되여 병상태가 퍽 좋아졌다고, 빨리 퇴원해서 현촌에 떨구어둔 아들도 데려오고 따끈한 온돌집에서 세식구가 다 모여살면 얼마나 좋겠는가고 말했다. 창백한 얼굴에 행복한 희망의 꽃인양 홍조가 피여올랐다. 그 모습을 보는 조인철의 눈시울이 떨리였다.

(순실이, 용서하오. 나는 수상님께 심려를 끼쳐드렸소. 꺼져가던 당신의 생명과 기쁨을 소생시켜주신 그이께··· 이 보잘것 없는 인간을 믿고 크게 내세워주신 은인이신 그이께!···)

조인철의 눈에 핑 고이는 눈물을 보고 순실이는 깜짝 놀랐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이예요?》

조인철이는 안해를 위안했다.

《아니, 그저··· 당신의 얼굴에 홍조가 피여나니··· 우리 자그마한 가족이 모여살 날이 왔다고 기쁨을 억제 못하며 내각사무국에서 배정해준 집에 불을 피우고 기다린 때로부터 반년가까이 흐르지 않았소? 전쟁의 상처를 가시고 일떠서는 조국과 함께 우리 가정도 행복하게 모여살 날이 오게 되였단 말이요. 어서 퇴원해서 외가집에 가있는 대성이를 데려오기요. 치료를 잘해서말이요···》

안해는 조인철의 눈물이 단순히 그것때문이 아니라는것을 느끼였다. 안해의 얼굴에 핀 홍조를 보고 나약하게 눈물을 흘릴 남편이 아니였다.

《정말 빨리 퇴원했으면 좋겠어요. 창문밖에서 집들이 솟아오르는것을 볼적마다 어서 밖으로 나가 복구건설에 한몫해야 하겠다는 생각뿐이예요. 수상님의 은덕에 보답하는 길이 그밖에 또 있겠어요?》

순실의 마음은 이렇듯 깨끗하고 진실하였다. 안해는 남편도 같은 마음일것이라고 믿고있었다. 그 믿음이 어찌 틀릴수 있으랴. 조인철은 수령님의 은정과 믿음에 보답할 일념뿐이였다. 그러나 지금 그는 안해의 깨끗한 마음을 들여다볼수록 더욱 괴로와지는것이였다.

조인철이는 안해를 위안해주고 병원문을 나섰다. 이 밤도 수도건설자들은 주택건설장마다에 불을 환히 켜놓고 벽돌을 2층, 3층··· 5층, 6층으로 져올려 한장두장 쌓고있었다. 자동차들이 페허에서 깨진 벽돌장, 기와장, 콩크리트파편 등을 담아 실어내가고있었으며 한편 모래, 자갈, 벽돌, 통나무, 철근들을 건설장으로 운반해가고있었다.

조인철은 숨을 깊이 들이쉬였다.

조국은 허리를 펴며 일어서고있다. 저 벽돌축조공으로부터 내각이나 중앙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이 력사적인 시대에 살면서 시대와 숨결을 같이하고있으며 조국을 떠받드는 작고 큰 주추돌을 이루고있다. 그 주추돌들이 다 제자리에 놓이고 제구실을 해야 한다. 조인철은 책임적인 위치에서 정책을 집행하는 전사들의 책임감에 대하여 강조하던 김일의 말을 상기했다. 축조공이 벽돌을 잘못 쌓으면 집이 한채 무너지지만 정책을 집행하는 책임적인 일군들이 탈선하면 로선과 정책이 외곡된다.

농업협동화와 같이 김일성동지께서 독창적으로 내놓으신 정책인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과오 그자체로 그치지 않는다! 한걸음의 탈선도 수령님의 권위를 훼손하는 길로 나갈수 있다고 김일은 말했다.

(내가 무슨 그이의 전사로 될 자격이 있는가. 그이를 제대로 받들어모시지 못한다면 내가 무슨 인간이겠는가. 협동화의 첫 시작인 경험적단계가 특히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며 하나하나 가르침을 주시고 일깨움을 주신 수상동지! 아, 나에게 책벌을 적용하시지 않을수 없으시였던 그이의 심정이 어떠하셨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