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9


 
 

제 1 장

9

 

조인철이는 이날 아침에 큰 충격을 받았다. 가난한 령세농민들의 처지가 가긍하기 이를데 없었다. 그는 리당위원장에게서 정의춘이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토지도 푼푼하고 과수원도 가지고있는 부자인 그는 올해농사도 로력을 사서 지었다. 가난해진 농민들과 전재민들이 많으니까 품값을 적게 주고도 쉽게 삯일군들을 채용할수 있다. 반대로 소가 부족되는 조건에서 자기것을 빌려주는 대가로 령세농민들로부터 비싸게 받아 치부하고있었다. 령세농민들은 이래저래 부농들에게 뜯기우고있었다.

《고약한 사람이군. 소달구지 하루품에 낟알 한말반이 뭐요? 그건 지주나 같지 않소?》하고 조인철이는 분개하였다.

정의춘이같은 부농들은 토지개혁때 친일주구가 아닌이상 다치지 않았다. 전쟁기간에도 또 지금도 그들이 반동질을 하지 않는 경우는 문제로 삼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령세농민들을 착취하고있다. 만약 이 상태를 방임해둔다면 부농들은 더 비대해져서 지주처럼 될수 있고 반면에 가난한 농민들의 령세화가 촉진될것이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그러므로 강명우가 말한것처럼 령세농민들은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안되는것이다.

농민들이 리인민위원회의 지시대로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먼저 박인수가 소달구지를 이끌고 나타났으며 이어 삽을 들었거나 지게를 진 녀인들과 나이든 남자들이 모여들었다. 붉은 머리수건을 쓴 중단발머리처녀 옥금이는 삽을 들고나왔다. 조인철은 여기서 옥금이와 처음 인사를 나누었다.

처녀는 아무모로 보아도 곱게 생긴데는 없었으나 어째서인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강했다. 그 매력은 아마도 처녀에게서 풍기는 내부의 충만된 정신력에 있는것 같았다. 혹은 자그마한 처녀가 전쟁시기에 큰일을 해서 소문을 낸데 대한 경탄에서일가?

그런데 여유가 좀 있고 혼자 농사지울수 있는 농가들은 공동작업을 달가와하지 않았다. 조인철은 장인 현덕칠령감이 나타나지 않는것을 보고 여간 실망하지 않았다. 사실 장인령감처럼 소를 가지고있는 농가들이 공동작업에 참가해야 전쟁피해를 복구하는 일이 잘 진척될것이 아닌가?

결국 리인민위원회마당에 모여든 현촌마을의 농민들은 절반도 되나마나하였다. 공동작업에 대한 리해관계에서는 제나름의 속궁냥들이 있는것 같았다.

조인철은 강명우와 옥금이와 함께 리인민위원회 옆방인 리당사무실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농민들이 다 모인것 같지 않군요?》

조인철이 물었다.

《예, 절반정도 모였는데 대개가 령세농민들입니다. 그런데 사실 요새 그들의 생활이 어렵습니다. 가을이 눈앞에 있긴 하지만 거의 다 죽으로 끼니를 에우고있습니다.》

강명우가 기침을 하며 대답했다.

《예, 그래요?···》

《그래 전쟁피해를 복구하는 동원사업이 좀 곤난합니다. 그래도 전쟁시기에 로력동원과 품앗이에 습관이 되고 단련이 되여서 군말없이들 나오고있지만 원래 농민들은 저혼자 농사짓고 일하는데 습관이 되여서 공동로동을 조직하기가 헐치 않습지요.》

강명우의 구구한 설명을 증명해보이기라도 하려는듯 그때 밖에서 떠들어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상길이는 왜 나오지 않소. 오늘 그 집밭에 생긴 폭탄구뎅이를 메우려하는데··· 예?》

《말두 마오. 상길이는 그게 자기네 밭에 생긴게 아니구 저 득준이네 밭에 생긴 폭탄구뎅이라 합데다. 득준이, 자네 어디 말해보게.》

《헹, 그게 어디 우리 밭에 생긴거우? 상길이네 밭에거지.》

《잘들은 놀구있다. 내보기엔 두 집밭경계를 이룬 최뚝에 폭탄이 떨어져서 절반씩 꼭같은 피해를 보았소. 그러니까 두 집이 같이 해야 해요.》

《그런데 상길이는 얼굴도 내밀지 않았거든?》

득준이라는 농민의 감기에 걸린것 같은 목소리였다.

《그러니 뭣땜에 내 혼자 하겠소.》

두 집에서 처음의 목소리임자가 짜증을 내듯 말했다.

《그렇게 서로 밀면서 하지 않겠으면 그만두오. 우리가 모두 달라붙어서 메우겠소.》

그러자 반대의견이 몰방으로 쏟아졌다.

《아니, 리위원장, 그건 무슨 소리요? 동네에 공동으로 할 일이 가득한데 왜 주인들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밭의 구뎅이를 메운단말이요?》

《그렇지 않구요. 나두 집에 할 일이 가득한걸 뒤로 밀고 나왔어요.》

《제 밭의 일은 각기 자기가 하게 하자요.》

《자, 좀 조용들 하우.》

리위원장의 딱해하는 목소리였다.

《지금 소달구지가 없는 집들이 어디 제 밭의 폭탄구뎅이같은걸 혼자서 메울수 있소? 그러니까 네 집일 내 집일 가르지 말구 합심해서 하나씩 해제껴야 하지 않겠소? 아까 다들 춘섭동무가 정의춘령감네 집에 가서 수모당하는것을 보았지요? 그래 생각되는게 없습데까?》

리당위원장이 얼굴이 불깃해서 조인철의 눈길을 피하며 속에서 무엇이 불끈불끈 치미는것을 참고있더니 마침내 등이 구붓한 몸을 일으켰다.

《내 좀 나가보리다.》하고 그가 조인철에게 량해를 구하는데 벌써 숨이 차서 목구멍에서 쉭-쉭- 소리가 났다. 몹시 흥분한것이다.

옥금이가 얼른 일어서며 그를 막았다.

《기관지천식이 터지겠습니다. 제가 나가서 해결하겠어요.》

몸매 작은 처녀는 어느새 방문을 열고 나갔다.

《득준아저씨네 밭과 상길아저씨네 밭에 난 폭탄구뎅이를 오늘 우리품앗이반에서 메우겠어요.》하고 처녀가 말했다.

《그럼 우리 밭일은 어떻게 하겠나?》

한 품앗이반의 능보령감이 걱정을 했다.

《그것은 다음날 보자요. 어쨌든 누구네 밭의 일이든 선후차가 있을뿐 다 해야 하니까요. 인수아저씨, 소달구지를 몰구 나가자요.》

《그러지···》

《허- 과연 옥금이가 옥금이로군.》

《부끄러워들 하시오. 창피를 느끼란말이요.》

밖에서 떠드는데 강명우가 조인철이를 돌아보며 껄껄 웃었다. 그의 얼굴에는 옥금이에 대한 긍지감이 넘치고있었다.

이날 조인철은 들에 나가 옥금이와 함께 일했다.

옥금이네 소겨리반은 소달구지에다가 흙을 퍼담는 조와 그 흙을 폭탄구뎅이에 부리우는 조로 나누어 일하고있었다. 소달구지는 박인수가 몰고 왔다갔다 하는데 그는 량쪽의 일을 다 거들었다. 흙을 퍼담아 싣는 조가 기본이였다. 조인철은 옥금이가 속한 퍼담는 조에서 일을 했다. 날이 더워서 그는 상의를 벗었고 구두도 벗고 맨발에 바지가랭이를 걷어올리였다.

흥이 나서 일하던 농민들은 조인철이가 끼워드는바람에 처음에는 어색해하며 말들도 조심스럽게 했다. 그러나 조인철이 자기도 원래는 농민의 아들이고 해방전에 농촌에서 일했다고 하면서 땀을 철철 흘리며 일하는것을 보고는 차츰 간격을 잊게 되였고 한동안이 지나서는 박인수가 《옥금아, 노래나 부르렴.》하고 말하는데까지 이르렀다.

《그럴가요?》

처녀는 무슨일이나 오래 생각치 않고 행동에로 넘어가는 성미인것 같았다.

그는 주저없이 노래를 불렀다.

《터전을 다진다 힘차게 다져라》···

《잘 안돼요.》

부끄러워하며 조인철을 할낏 돌아보았다.

《너는 다 잘하는데 노래만은 못 불러.》

박인수가 이렇게 말하는데 아닌게아니라 처녀는 노래를 잘 부르지 못했다.

《그럼 어디 인수아저씨가 불러보세요.》

《부르지, 내야 원래 선소리군이였다구.》

얼굴이 쥐상이고 눈이 가느다란 박인수는 달구지채를 짚고서서 목청을 뽑았다.

타령간다 타령간다-

다리랑 건너서

아이고야 타령간다-

네타령소리는 내 받아줄게

내 타령소리는

아이고야 네 받아주렴

《잘한다-》

박인수가 타령조로 노래부르듯 계속했다.

《출출한데 점심에는 풋강냉이나 삶아먹자-》

사람들이 왁짜그르 웃어댔다.

《하- 하- 하-》

《호호호호···》

옥금이는 웃다가 삽에 뜬 흙을 흘리였다. 그래 흙이 들어간 고무신을 탁탁 털어 다시 신고 저고리팔소매를 걷어붙이며 말했다.

《정말 사람 웃기네-》

조인철이도 같이 웃으며 삽질을 부지런히 하였다. 그는 이 농민들과 같이 일하는것이 여간 흥겹지 않았다. 우리 농촌에서 오늘 절박하게 나서고있는 문제가 옥금이네 소겨리에서는 실천에 옮겨지고있지 않는가. 이것이 무엇보다 기뻤다. 이동네에서 첫손가락에 꼽는 실농군인 장인령감이 《옥금이가 나보다 낫다.》고 인정한 사실의 비결이 바로 옥금이가 다른 령세농민들과 힘을 합쳐 일한데 있는것이다.

그속에서 이 자그마한 처녀의 열성과 이악한 노력이 은을 내고있다고 보아야 할것이다.

《가만, 옥금아, 저길 좀 봐라.》

박인수가 작은 눈이 떼군해져서 큰길쪽을 가리켰다. 모두 일손을 멈추고 그쪽을 보았다.

군대가 탄 풍을 치지 않은 찦차가 큰길에서 현촌으로 들어오는 달구지길로 꺽어들어왔다. 찦차는 울퉁불퉁한 달구지길을 속력을 내여 달리느라 껑충껑충 뛰듯하며 먼지를 일으키면서 오고있었다.

농민들이 일하는데를 지나칠듯 하던 차가 불시에 멈추어서고 애젊고 몸매 호리호리한 군관이 뛰여내렸다. 조인철은 그가 수령님의 호위원 리경철임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는 조인철이에게는 관심이 없는듯 옥금이에게로 다가가 거수경례를 붙이였다.

《안녕하십니까?》

군관은 옥금이가 답례를 할 틈도 주지 않고 계속하였다.

《최옥금동무가 옳지요?》

《녜, 제가···》

《마침 만났습니다. 준비하시오. 장군님께서 오십니다.》

한순간 시간의 흐름이 정지된듯 싶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사변앞에서 옥금이도 조인철도 또 그밖의 농민들도 다 제정신이 아니였다. 그들은 옷과 신의 먼지를 털고 걷어올렸던 팔소매와 바지가랭이들을 내리우고 머리수건들을 바로잡으며 서둘렀다.

호위원 리경철은 그때에야 조인철이에게 어떻게 여기 나와있는가고 인사말로 간단히 물었다.

조인철은 대답할 여유가 없었다. 벌써 수령님께서 타신 승용차가 달구지길로 꺽어들어 기우뚱거리며 천천히 들어오고있었다. 차창들이 해빛을 반사하며 번쩍이였다.

모두가 길가로 달려나가 수령님을 맞이하려 했는데 리경철은 옥금이만 나가서 먼저 인사드리는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김일성동지께서 승용차에서 내리시였다. 수행성원은 없고 책임부관이 뒤따랐다.

그이께서는 제강소에 갔다오시는 길에 이곳 증원리 현촌마을에 있는 최옥금이를 만나보시려고 잠간 들리시였다. 전쟁시기 농민열성자대회때 낯을 익힌 그 처녀가 전쟁이 끝난 지금 어떻게 일하고있는지 만나보고싶으시였던것이다.

이 마을에 와있는 조인철의 안해가 남편에게 보낸 편지에서 최옥금이 안고있는 걱정에 대하여 썼다고 하였는데 물론 그 처녀는 전쟁시기처럼 합심해서 난관을 이겨내고있으리라고 믿고계시는 수령님이시였다. 그렇기때문에 더욱 그를 만나보고싶으시였으며 전쟁때 원화리 녀맹위원장에게 과업을 주시였던것처럼 그에게도 시험적으로 협동조합을 조직해보도록 믿음을 주시려는것이였다.

수령님께서는 농업협동화운동을 전개함에 있어서 올해에는 준비사업을 빈틈없이 해가지고 래년(1954)년에 들어서면서 곧 그 불길이 타오르게 할 계획이였다. 준비사업을 잘하는것이 중요하다. 그 준비사업에서는 가을에 몇개의 협동조합들을 시험적으로 조직해보는것도 필요할것이다. 그 시험적조직에서 얻게 되는 경험과 교훈은 귀중한 밑천으로 될수 있었다.

중절모에 흰 여름양복을 입으신 그이께서는 인사를 올리는 옥금이에게 손을 내미시며 밝게 웃으시였다.

《내 옥금동무를 들에서 만날줄 알았다니까. 여기서 뭘하고있소?》

서글서글한 표정으로 물으시였다.

《폭탄구뎅이를 메우고있습니다.》

《복구사업을 시작했구만···》

김일성동지께서는 옥금이를 농경지를 복구하는 작업장에서 만나게 되신것이 무엇보다 기쁘시였다. 폭탄구뎅이를 메우는것으로부터 일을 시작하고있는것도 그렇고 그보다 그이를 더 기쁘게 하고 만족스럽게 한것은 옥금이가 여러 농민들과 힘을 합쳐 일하고있는 모습이였다.

그이께서는 작업장으로 걸어가시였다. 농민들이 그이께 인사를 드리였다.

그이께서는 《수고들을 합니다.》하시며 박인수, 능보령감, 후방가족인 탄실아주머니, 이 밭의 주인인 득준이 등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시고 뒤전에 서있는 조인철의 인사도 받으시였다.

《조인철동무를 여기서 만나는구만, 시골로 떠났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처가가 여기라 했지.》

《이 마을입니다.》

《그래 안해의 병세가 좀 어떻소?》

《일없습니다. 공연히··· 하지만 이번에 농촌으로 내려와보기 잘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시고 옥금이에게 농민들을 가리켜보이며 물으시였다.

《이분들이 다 전쟁때 옥금동무와 한 소겨리반에서 힘을 합쳐 일한 그 성원들이요?》

《예, 대부분이 저희들 소겨리반성원들입니다.》

《폭탄구뎅이를 메우고 수로를 복구하는 작업들을 혼자서는 하기 힘들지?》

《그래서 저희들은 전쟁때처럼 품앗이를 합니다.》

《전쟁때 재미를 보았습지요.》

박인수가 나서며 옥금의 대답에 주를 달았다.

《이런 엄청난 작업을 혼자서는 어림도 없습니다. 이 밭은 이 득준이네 밭인데 이 사람이 소가 있습니까, 변변한 삽이 있습니까. 그래 우리가 같이 합니다.》

그는 득준이를 가리키며 말씀드리였다.

득준이는 얼굴이 벌개져서 어줍게 웃었다. 그는 폭탄구뎅이가 상길이네 밭쪽으로 더 치우쳤으니 상길이가 이 구뎅이를 메워야 한다고 우기던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는것이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농민들의 순박한 모습과 그들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시며 조인철이를 돌아보시였다.

《조인철동무는 이번에 농촌에 내려와보기 잘했다고 했는데···》

《예, 그렇습니다.》

《농민들과 같이 일하는걸 보니 광복후 군농민대표로 토지청원서를 가지고왔던 그때의 조인철동무를 보는것 같소.》하시며 그이께서는 웃으시는데 조인철은 얼굴이 붉어졌다.

《저는 고향을 떠나 평양으로 올라간후 확실히 땅과 멀어져있었다는것을 느끼게 됩니다. 광복후 군농민대표로 평양에까지 갈수 있었던것은 제가 고향사람들과 고생을 같이 겪으며 절절하게 체험한 깊은 숙원을 간직하고있었기때문입니다. 저는 광복전에 고향에서 여러가지 새 농사법과 다수확품종을 도입해보려 했지만 농촌에서 토지소유관계에서의 근본적인 혁명이 일어나기전에는 그런것이 다 소용없다는것을 절감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농촌에 내려와보니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흥미있게 그의 이야기를 들으시였다.

《무슨 문제요?》

조인철은 부농들이 령세화된 농민들을 착취해서 더 부유해지는 반면에 령세농민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질수 있는 형편에 대하여 말씀드리면서 현실은 령세농민들을 협동경리에 인입시킬것을 요구하고있다고 하였다. 그는 또한 모든 농민들을 협동경리에 묶어세우지 않으면 그들이 소소유자적근성에서 벗어날수 없고 파괴된 농촌경리의 복구건설도 식량생산도 성과적으로 보장할수 없다고 말씀드리였다.

《그것 참, 어쩌면 그렇게도 저희들의 심정을 면바루 말씀드립네까.》

박인수가 끼여들었다.

《수상님, 그 말이 옳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시며 《옳은 말입니다. 방금 얘기가 있었지만 소도 없고 농쟁기도 변변치 못한 이 동무나 힘이 약한 저 아주머니가 혼자서야 무엇을 해낼수 있겠습니까.》하시면서 득준이와 탄실이를 가리키시였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벌써 협동을 해서 파괴된 농경지를 복구하고있습니다. 나는 중화에 나가보았는데 그곳에서도 농민들이 시련을 이겨내고 좋은 작황을 마련한것을 보고 전후의 농촌문제를 락관할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들의 의사를 반영해서 농업협동화를 시작하려 합니다. 농민들이 협동조합에 들어 합심해야 복구사업도 농사도 다 잘할수 있습니다.》

수령님께서는 검은 진주같은 눈을 반짝이며 주의하여 듣고있는 옥금이한테로 고개를 돌리시면서 《옥금동무가 이 마을에 협동조합을 선참으로 조직해보는게 좋을것 같소. 그 모범을 본받아 다른데서도 조직할수 있도록··· 어떻소?》하고 말씀하시였다.

《제가 말입니까! 제가 어떻게···》

처녀가 당황해하고 수집어하는것을 보시며 그이께서는 크게 웃으시였다.

《왜 그러오? 미제놈을 때려눕히고 전쟁도 이겼는데 뭐가 두렵소?》

《두려운것은 없습니다. 다만 협동조합을 어떻게 조직해야 할지···》

《아, 그것때문에! 옥금동무, 농업협동조합이라 하니까 그게 별다른것인가 생각하는데 동무들이 지금 하고있는 품앗이, 소겨리 등 로력협조반을 좀 발전시키면 그것이 농업협동조합이요. 지금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협동조합을 조직하려 하니까 공업이 다 파괴되였는데 무엇에 토대하여 협동화를 하려는가고 의문을 표시하는데 사람이 기본밑천입니다. 사람의 사상이 발동되면 못해낼것이 없습니다. 농업협동화는 기계가 하는것이 아니라 사람이 합니다. 옥금동무, 어떻소. 할수 있소?》

옥금은 익은 꽈리처럼 붉게 상기된 얼굴에 미소를 담고 대답을 드리였다.

《농업협동조합이 수상님께서 말씀하신 그런것이라면 조직할수 있습니다.》

《아주 용감한 처녀요.》

그이께서는 대단히 만족해하시였다. 그이를 따라 모두 즐겁게 웃었다.

《어떻소. 조인철동무, 이제는 알만하오? 농업협동조합의 모체는 저멀리 쏘련의 꼴호즈가 아니라 조인철동무가 현재 맡아보고있는 농촌의 소겨리, 품앗이같은 로력협조반이요. 이렇게 가까이에 있단말이요.》

조인철은 김일부위원장의 부름을 받고가서 그에게서 질책당하던 일이 상기되였다.

그 담화가 김일성동지의 의사에 따라 진행된것이고 그 결과가 다 그이께 보고되였다는것을 지금 명백히 알수 있었다. 그렇다. 수령님께서는 그가 어떤 상태에서 농업협동조합에 대한 견해를 세우고있었던가 하는것을 다 알고계시며 그리하여 지금 그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주시며 우리의 농업협동조합이 어떻게 조직되여야 하는가를 깨우쳐주시는것이다.

《수상동지, 저는··· 우리 농촌의 현실로부터 출발하지 못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조인철이와 옥금, 그밖의 농민들을 향하여 말씀하시였다.

《오늘 농촌에 나와보니 기운이 솟습니다.》

그이께서는 시간이 촉박하여 마을에 들려보지 못하는데 앞으로 협동조합이 조직된후에 다시 오겠다고 하시며 서운해하는 농민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시였다. 그리고 조인철이더러 승용차가 있는 길에까지 함께 가자고 하시였다.

《조인철동무, 부인한테 들려보지 못해 안됐소. 병을 소홀히 여기지 말고 잘 돌봐주시오.》

조인철은 그이의 말씀에 목메이여 그저 《알겠습니다.》하고 더 말을 못했다.

《이곳에 며칠 더 머물러있으면서 환자를 돌보는 한편 최옥금동무를 도와 협동조합을 어떻게 조직하겠는가 연구해보시오. 올가을쯤에 우선 시험적으로 조직해보는것이 필요하오. 그렇게 해서 그 경험이 협동화운동에 참고되도록 해야 하오. 내가 최옥금동무를 찾아온 목적이 여기에 있었소. 그리고 조인철동무는 곧 당중앙위원회에 들어와서 일해야 할것 같소. 농민부 부부장으로 말이요. 농업협동화를 당적으로 지도해야 할 중요한 직책이요. 무슨 제기할것이든지 의견이 없겠소?》

《신임에 무엇이라고 말씀드릴지··· 저로서는 그저 황송할뿐입니다.》하고 조인철은 머리를 숙이였다.

《이제 곧 당중앙위원회 제6차전원회의가 소집되오. 여기서 농촌경리의 사회주의적협동화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게 되오.》하고 김일성동지께서 말씀하시였다. 그 말씀은 조인철의 가슴을 무겁게 울리였다.

우리 농촌은 바야흐로 새 변혁의 문어구에 들어서고있다. 토지개혁이 땅을 한번 가져보았으면 하던 우리 농민들의 세기적숙원을 풀어주었다면 사회주의적협동화는 우리 농민들과 농촌을 문명하고 선진적인 생활에로 이끌어갈것이다. 이 위대한 전변의 력사적시기에 조인철은 협동화운동의 중요한 책임을 지니게 되였다. 이것은 가슴들먹이게 하는 크나큰 영광이였으며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에 대한 자각을 느끼게 하는것이였다. 평양에서 있은 김일과의 담화를 돌이켜보면서 조인철은 자기가 수령님의 신임에 어느정도 보답할수 있겠는지 걱정이 앞서는것을 어쩌지 못하였다.

수령님께서는 밭머리에 아직 그대로 서있는 농민들에게 다시 손을 들어 인사를 보내시고 승용차에 오르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