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8


 
 

제 1 장

8

 

농민처녀 최옥금이에 대한 소문을 알고 그를 만나게 되는 사람은 누구나 첫 순간에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아니, 이렇게 자그마한 처녀가?···》하고 경탄을 금치 못한다. 그러나 마주 쳐다보는 까만 눈동자와 오동통한 몸매에서 풍기는 열정과 젊음을 느끼게 되면서부터는 《작아도 고추》라는 조선속담을 생각하게 된다.

옥금이가 황소를 길들인 일화를 들으면 이 처녀를 더 잘 알게 될것이다. 집짐승들중에서도 명물인 황소는 아녀자이고 또 몸집이 작다고 깔보고서 곁에 다가오지도 못하게 하였으며 뾰족한 뿔로 공중떠서 멀리 집어던질것처럼 대가리를 수그리고 충혈진 눈알을 굴리군 하였다. 옥금이는 겁이 나서 벌벌 떨었다.

이놈의 황소를 휘여잡아야 달구지로 퇴비도 나르고 봄에 나가 밭갈이도 할수 있겠는데 이렇게 사납게 대드니 어쩐담?··· 박인수가 처녀를 도와주었다. 그는 소를 버드나무밑으로 끌고가서 나무밑둥에 고삐를 바싹 당겨 비끄러맸다.

그리고 옥금이에게 채찍을 주면서 사정보지 말고 때리라고 하였다.

소를 때리라고? 이 소한마리에 다섯농가의 올해농사가 달려있는데, 강냉이대같은것을 먹으며 종일 두엄달구지를 끌면서 불평 한마디없는 이 금덩이같은 소를? 그러나 박인수가 자꾸 때리라고 하여 소의 엉덩이와 잔등을 몇번 때렸다.

《대가리를 갈겨라! 사정보면 안된다. 너를 무서워하게 만들어야 해.》

박인수가 뒤에서 삿대질을 하며 추겼다. 처녀는 눈을 감고서 채찍으로 소대가리를 때렸다. 황소는 달아나자니 코를 꿰였지, 요동을 쓰자니 고삐를 바싹 맺지, 그래 눈을 흡뜨고 영각을 하며 앞발통으로 땅을 긁었다.

《더 때려라!》

박인수의 부추김은 여전히 성화같았다. 그러나 옥금이는 몇대 더 갈기고는 그만 애처로움을 이기지 못하여 채찍을 내던지고 소목을 그러안고 매달리며 설음을 터치였다. 처녀는 손으로 소의 눈과 이마와 뿔을 어루만지며 하소연하였다.

《이 머저리야! 네가 이러면 나는 어떻게 하니? 내가 농사를 지어 네식구를 먹여살려야 하는데. 농사를 짓자니 처녀가 소를 다루어야 하는데, 네가 날 도와야지 나를 누가 도와주겠니? 응? 내 더 안때릴게 내말 잘 듣지?》

처녀가 황소의 뿔에 받기울가봐 황급히 달려온 박인수는 억이 막혀 멍청하니 그 모양을 바라보기만 하였다. 한것은 황소가 대가리질을 하지 않고 온순하게 서있었기때문이였다. 황소는 마치 처녀의 말을 다 새겨듣는것 같았다. 옥금이 머리를 홱 돌려 눈물이 가랑가랑 고인 까만 눈으로 박인수를 쳐다보며 《아저씨, 소가 내말을 잘 듣겠대요, 봐요. 고분고분 해졌어요!》하고 웨쳤다. 박인수는 들에 부는 찬바람을 맞아 퍼렇게 언 얼굴에서 분주히 눈물을 훔치고 코를 풀면서 미타한 표정을 지었다. 《모를 소리다.···》하면서 그는 소고삐를 풀어 처녀의 손에 쥐여주었다. 《이 황소가 꾀를 쓰는지 모르겠다.》 그는 여전히 황소를 경계하였다. 그러나 옥금이는 소고삐를 넘겨받자 주저없이 황소의 목을 툭툭 쳐주고 이마와 주둥이를 쓸어만져주었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덩지가 커다랗고 사나운 그 황소가 자그마하고 부드러운 처녀의 애무에 감동되여 눈을 가늘게 뜨고 주둥이로 처녀의 손을 건드리며 흑흑 코김을 내불었다.

《야, 그것 참! 별일이 다 있다. 내 평생에 별일을 다 본다.》

박인수가 가느다란 고음으로 떠들어댔다. 그후 황소는 처녀의 가장 가까운 《벗》이 되였고 농사를 같이 지었다. 황소는 저녁에 처녀와 헤여져 박인수에게 이끌려 외양간으로 갈 때면 헤여지는것이 아쉬운듯이 뒤를 자꾸 돌아보았으며 이튿날 만나면 반가와서 영각을 하고 꼬리를 휘-휘- 내저었다. 처녀도 황소에게 정성을 다 했다.

이 이야기는 박인수가 후에 마을에 퍼뜨린것인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느것이 보태였는지 알수 없어 그 진실성 여부에 대하여는 지금도 론의중에 있다. 그건 그렇고, 어쨌든 그 황소가 없었더라면 옥금이도 그래 박인수도 그래 전쟁 3년간을 어떻게 농사지어왔겠는가. 옥금이가 황소에게 내가 농사를 지어 네식구를 먹여살려야 한다고 하소연한 말은 일시적후퇴가 끝난 뒤의 참혹한 환경이 빚어낸 진실의 토로였다. 리인민위원장을 하던 아버지는 놈들에게 학살당하였고 같이 끌려갔던 어머니는 매맞은 후과로 허리를 상해 누워있고 두 어린동생은 어찌할바를 몰라 어머니곁에 붙어앉아 떨고있고··· 어머니등에 업혀있던 어린 막내는 어머니가 매를 맞을 때 곁맞아 죽었다. 놈들은 아버지를 전기줄로 비끄러매가지고 끌고다니며 찌르고때리고 하다가 반주검이 된것을 다른 애국농민들과 함께 총살하여 논벌에 묻어버리였다. 옥금이도 어리였지만 그래도 동생들보다는 나이가 많고 맏이여서 입술을 깨물며 쏟아지는 눈물을 참아야만 했다.

울고있을 정황이 아니였다. 우선 나무를 해다가 구들을 덥히고 무엇이든 먹을것을 구해다 끓여야 하였다. 먹고 살기 위하여 이튿날부터 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그래야 살아서 원쑤를 갚을수 있었다. 그리하여 열여섯살난 처녀가 하루아침에 네식구를 이끄는 가장이 되였다. 가장이 되자 제일 먼저 부닥친것이 먹는 문제였다.

감자든 호박이든 피쌀이든 무엇이든 먹을것을 구하기 위하여 어린 처녀가 무슨 일인들 안했으며 또 어떤 수모와 부끄러움과 고생인들 안겪었겠는가! 그해 말과 이듬해초의 엄혹한 겨울과 굶주림을 이를 악물고 이겨냈다.

옥금이는 원래 마을사람들과 함께 아버지의 시체를 다른 애국농민들의 시체와 함께 구뎅이속에서 파내여 봉화재의 양지바른 언덕에 잘 안장을 한후 곧바로 군사동원부로 찾아가서 군대에 내보내줄것을 탄원했었다. 그러나 군사동원부에 앉아있는 군관은 후방에서 농사지어 전선에 쌀을 보내줄 사람도 있어야지 다 전선에 나가면 어떻게 하겠는가, 전선에 나가야만 시원하게 원쑤를 갚는것이 아니다, 더구나 옥금이가 없으면 앓는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은 누가 돌보겠는가고 끈덕지게 설복하여 굵은 눈물을 뚝뚝 떨구며 돌아섰었다. 봄이 오자 네식구로 이루어진 자기 식솔을 먹여살리고 전선에서 원쑤들을 족치는 군대들에게 식량을 보내주자면 농사를 해야 한다는 자각이 발동하여 처녀는 현순실이의 아버지인 현덕칠령감에게 지게를 하나 만들어달라고 부탁하여가지고 논밭에 두엄을 져나르기 시작하였다. 이전에 아버지가 대한이 지나면 농사차비를 서두르며 우선 논밭에 두엄을 내군 하였는데 옥금이는 아버지가 하던대로 하였던것이다. 그런데 두엄지게를 지고 바람부는 들을 오가는 일은 헐치 않았다. 지게끈이 연한 어깨의 살을 파고들었고 다리가 떨리였으며 해질녘이면 배고픔에 견디여 낼수 없었다. 고급중학교에 다니던 녀학생이 두엄지게를 진다는 부끄러움같은것은 사람은 우선 먹어야 하며 먹고 살아서 원쑤를 갚기 위해서는 농사를 지어 쌀을 생산해야 한다는 준엄한 생활의 진리앞에서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렸다.

옥금이는 자기의 두손만을 믿었다. 자기의 두손으로 일해야 하였다. 그래서 너무 두엄지게가 무겁고 배가 고파올 때면 사람들이 보지 않는 틈에 울기도 했지만 이를 악물고 두엄을 계속 져날랐다. 그런데 두엄은 지게로 져나른다치고 이제 땅이 녹으면 밭갈이는 어떻게 하고 또 무슨 농쟁기가 있고 씨앗이 있어 땅을 뚜지고 파종을 하겠는가? 앞길이 막막했다.

《얘, 옥금아.》

두엄실은 소달구지를 몰고오던 박인수가 옥금이를 불러세웠다.

《너 작구 어린게 어떻게 혼자서 농사짓겠니? 나랑 같이 하자, 내 도와주마. 이 달구지를 같이 쓰자.》하고 박인수가 동정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박인수로 말하면 그도 전쟁통에 처를 잃고 가산과 농쟁기를 다 잃은 빈털터리 령세농민이였다.

마침 옆집의 한정녀라는 전쟁과부가 소를 가지고있었다. 그 녀자는 심장병을 앓고있었다. 박인수는 그 녀자의 소를 자기가 먹이면서 그 소로 두집 농사를 같이 짓기로 하고 황소를 자기집으로 끌고갔으며 부지런히 두엄을 실어내는중이였다. 말하자면 헐치 않은 짐을 진셈이다. 그러나 그런 속에서도 옥금이를 그냥 보고있을수 없었던것이다.

《고마와요, 아저씨.》

옥금이는 박인수의 성의를 받아들여 이튿날은 그 달구지의 신세를 졌다. 박인수는 자기와 한정녀, 옥금이네 세집이 이 황소를 밑천으로 농사를 같이 짓자고 하였다. 황소가 있으니 합심하면 맨주먹뿐인 농가들이 농사를 지울수 있고 그러면 살아갈수 있다는것이 공통된 생각이였다. 그리하여 세 집이 품을 합치기로 했다. 거기에 능보령감네와 탄실아주머니네가 더붙어 다섯농가가 품앗이를 조직했다. 그러자 박인수는 농사경험을, 한정녀는 소를, 옥금이는 젊은 힘과 지혜를, 능보는 세 로력자를··· 이런 식으로 로력의 빈구석을 보충할수 있었고 부족하던 농기구도 합치니 두루 보충되였다. 고급중학교에서 배운 옥금이가 그중 학식이 있고 또 이악하고 빨랑빨랑한데다가 피살된 리위원장의 딸이라는 관념이 작용했던지 품앗이반의 책임자로 활동하게 되였다. 처녀는 늙고 약한 박인수대신 자기가 소를 직접 다루면서 힘든 일을 도맡아할 결심으로 소달구지를 메우는 법, 밭갈이하는 법을 박인수에게서 배우기로 하였다. 그러자니 먼저 그 성미사나운 황소를 휘여잡아야 했다. 그래서 버드나무밑에서 소를 길들인 희한한 장면이 벌어졌던것이고 옥금이는 땅이 녹고 밭갈이가 시작되자 밭갈이하는 법을 배워 처녀보잡이로 소문을 냈다.

가을에 가서 혼자서 농사지을 때에 비하여 훨씬 높은 수확고를 이룩하였다.

이듬해 정초에 평양에서는 전국농민열성자대회가 소집되였는데 뜻밖에도 옥금이가 여기에 뽑히여 올라갔다. 기관지천식때문에 좀 급히 걷기만 해도 목구멍에서 씩-씩- 소리가 나는 리당위원장이 군에서 그 소식을 가지고 옥금이를 찾아와서 한동안 요란하게 기침을 한후에 알려주었다. 옥금이는 리당위원장이 진정 고마왔다.

사실 옥금이가 평양에서 하는 큰 대회에 다수확농민으로 참가할수 있게 된것도 이 리당위원장이 뒤에서 떠밀어주고 뛰여다니며 애써준 노력이 크게 작용했기때문이였다.

며칠후 저녁때, 온 현촌마을이 법석 끓었다. 옥금이가 대회에서 하는 연설이 라지오로 나오는데 라지오가 있는 민주선전실로 모두 모이라는 리당위원장의 통지가 집에서 집으로 바람처럼 날아갔던것이다.

《옥금이가 평양에서 연설을 한대-》

《현촌에 인물이 났구나!》

《그 쪼꼬만게 어떻게 연설까지?···》

모두 떠들며 민주선전실로 모여들었다. 옥금이는 어떻게 황소를 길들여 봄갈이를 했으며 품앗이를 무어 다수확을 했는가 하는 경험을 토론하고있었다. 박인수는 좀 늦어서 헐떡이며 나타났는데 《장하다. 옥금아, 장해···》하고 훌쩍거리는것을 먼저 와서 연설을 듣고있던 사람들이 조용하라고 쏘아주었다. 그래도 박인수는 때가 묻은 팔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입속으로 무엇인가를 그냥 중얼거리였다. 옥금이가 황소의 잔등우로 채찍을 날리며 논밭을 갈아엎고 논에서 써레를 치던 모습이 그냥 눈에 어른거리였다. 두엄지게의 무게에 눌리워 눈물을 흘리던 어리고 작은 옥금이, 그애가 저 높은곳의 큰 대회에서 토론을 하지 않는가. 하긴 일도 많이 했고 고생도 많았지! 폭격이 심하면 홰불을 켜들고서라도 밭갈이와 봄파종을 보장했고 논김, 밭김을 맸다. 놈들의 준동이 심해지자 총쏘는 법을 배우고 제 키보다 더 큰 보총을 메고 논써레를 치며 식량전선을 지켜냈다. 하지만 그 보람이 이렇게 큰 영예로 빛날줄이야!···

그러나 박인수도 동네사람들도 라지오를 들으면서 그때 연단에 나선 옥금이가 너무 키가 작아 희의장에서 잘 보이지 않기때문에 나무함을 발밑에 놓고 올라서서 토론하고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더우기는 회의가 끝난후 그가 김일성장군님을 만나뵙게 되리라고는 물론 상상도 할수 없었다.

×

풀잎과 나무잎사귀들에는 온통 이슬이 맺혀있었다. 이슬방울들은 서로 합쳐지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뚝뚝 떨어져내리였다. 옥금이는 이슬에 팔이며 치마며 신을 적시면서 아침풀베기를 하였다. 처녀는 이른 아침에 두지게, 저녁에 한지게. 하루 세지게의 풀을 베여들이는것을 거의 어기지 않았다. 처녀에게는 풀베기를 할 시간을 따로 내기가 힘들었던것이다. 그래 어제밤에 둬시간 야간순찰을 하느라 잠을 설치였지만 오늘 아침에도 그 일과를 지켰다.

지금 두번째로 풀단을 묶어 지게에 올려쌓았다. 이 지게는 옥금이가 어깨의 아픔을 참느라 눈물을 흘려가며 두엄을 나르기 시작했던 지게이다. 전쟁 3년간을 옥금이와 함께 겪었다.

풀단을 지고 마을길로 내려오며 행길에서 안쪽으로 좀 들어가있는 현덕칠령감네 집을 지나치는데 마침 대문이 열려져있어서 앞뜨락을 산보하는 사람이 눈에 뜨이였다. 몸매가 뽀뿌라나무처럼 미츨하고 얼굴이 말쑥한 도회지풍의 사람이였다. 옥금이는 그 사람이 평양에서 온 순옥이아저씨라는것을 대뜸 알아볼수 있었다.

《넘어지겠다. 짐을 지고 헛눈을 팔면 쓰나?》

마주오며 걱정해주는 사람은 여의고 훌쭉한 리당위원장 강명우였다.

《리당위원장아저씨예요?》

옥금이는 올초에 당원이 되였는데도 이전 습관대로 리당위원장을 아저씨라고 불렀다. 하긴 강명우는 옥금이가 태여나기전부터 이 마을에서 살고있었으니 리당위원장이기전에 한동네사람이였다.

그는 쿨럭쿨럭 기침을 하였다.

《네가 언제 눈을 붙였다 일어났게 벌써···》

그는 그에게 특징적인 유난히 맑은 눈으로 땀흘리는 옥금이를 애정에 넘쳐 바라보았다.

《어디 가십니까?》

《현덕칠령감의 사위가 왔다지?》

그는 옥금이가 힘들어하는것을 보고 긴말을 하려 하지 않았다.

《거 지내 무겁게 지고 다니지 말어라.》

아버지처럼 대견해하면서도 걱정스러워 타이른다. 사실 옥금이가 아버지처럼 의지하고있는 리당위원장이였다.

옥금이는 풀단들을 터밭 한귀퉁이를 우무러지게 파서 만든 퇴적장에다 부리웠다. 벌써 풀단들이 수북하게 쌓였다. 겨울동안 썩여서 래년봄에 논에 낼것들이다. 지게에 매달았던 수건으로 땀이 흠뻑 내밴 발그레한 얼굴을 씻으며 대문을 열고 안뜨락으로 들어갔다. 딸이 온것을 알고 부엌에서 밥을 짓던 어머니가 《얘, 옥희야, 어서 언니한테 세수물을 내다줘라.》하고 소리쳤다. 어머니는 병이 퍽 나아졌다. 동생 옥희가 소랭이에 물을 가득 퍼들고 부엌에서 나왔다.

옥금이는 찬물에 시원하게 세수를 하고 치마를 걷어올리고서 팽팽한 종다리와 이슬과 먼지에 범벅이 된 발을 씻었다.

그사이 흐리멍텅한 동녘하늘가 뿌연 운무속에서 붉게 타고있던 해가 맑은 대기층으로 솟아올라 쟁글거리는 볕을 대지에 뿌리기 시작했다. 밭곡식들에 맺혔던 이슬들이 령롱하게 반짝거렸다. 푸른빛이 짙은 강뚝과 언덕, 벼들이 자라고있는 전야에 음양의 대조가 심해지면서 온갖 색조들이 한결 선명해졌다. 이슬이 증발하면서 풀냄새와 꽃향기와 익어가는 밭곡식냄새가 풍겨왔다.

세수를 끝내고 방안으로 들어가니 어머니가 《흥, 내 더러워서!》하며 무엇때문인지 화를 삭이지 못해하는데 눈에서 불꽃이 튀는것 같았다. 꼭 옥금이가 성을 낼 때의 모습이였다.

《왜 그래, 엄마?》

《정의춘령감이 올사과 한광주리를 보내왔더구나. 남들의 눈에 띄우지 않게 어뜩새벽에 말이다. 네가 풀베려 막 집을 나선후야. 그 집 딸년이 들고온걸 당장 욕질을 해서 돌려보냈다. 여우같은 그 령감이 왜 사과를 보내왔겠니? 제가 속에 찔리는게 있으니까 화해를 하자는 수작인데 천만의 말씀이야!》

어머니는 키가 작으나 여간 오돌차고 맵짠 녀자가 아니였다. 그 어머니의 외형과 성격을 옥금이가 많이 이어받았다. 어머니는 《치안대》놈들에게 고문을 당할 때도 그저 매를 맞지 않고 마주대고 욕설을 퍼부었다. 그래서 사실 고문도 더 당했다.

어머니의 말은 옥금이의 피도 끓게 했다. 하지만 처녀는 괴로왔다. 정의춘령감은 군대에 나간 옥금이의 남동무 종원이의 아버지였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한마을에서 같이 컸고 읍에 있는 고급중학교도 같이 다녔다. 한학년 상급생인 종원이는 학교로 갈 때면 옥금이를 누이동생처럼 옆에 데리고 보리가 파랗게 자라는 언덕을 넘어다니군 하였다. 종원이는 말이 적고 마음이 순했으며 고중축구팀의 머리받기명수였다. 그가 전선으로 떠나는 날 옥금이는 기차정거장에서 꽃묶음을 안겨주며 《종원오빠, 꼭 승리하고 돌아오세요. 이건 축구하군 다르지 않아요.》하고 부탁했다. 종원이는 빙긋이 웃으며 《지면 안되는 축구지. 걱정말라구.》하고 대답했다. 종원이는 마치 다른 고중에 축구경기라도 가는 심정인듯 해보였다. 하긴 그때 모두들 한두달이면 승리하고 돌아올 기세였다. 옥금이는 기차가 산굽이를 돌아 보이지 않을 때까지 오래오래 손수건을 흔들어주었다. 그로부터의 첫 편지는 다음해 초봄, 옥금이가 가장 어려운 시련을 겪고있을 때, 먹을것은 떨어졌는데 허리를 못쓰고 누워있는 어머니의 병세는 더 심해지고 당장 농사차비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시기에 왔다. 《옥금동무가 말한대로 전쟁은 축구가 아니요.》하고 종원이는 썼다. 《즐거웁던 고중시절은 아득한 옛일처럼 추억되오. 눈앞에서는 삶과 죽음이, 정의와 불의가 혈전을 벌리고있소. 우리는 조국의 고지를 피로 물들이며 싸우고있소. 적들은 쉴새없이 파도식공격을 해오고있는데 우리 중대의 인원은 자꾸 줄어만드오. 오늘도 우리 분대의 노래 잘 부르는 꼬마전사, 성천이 고향이라는 어린 전우가 나의 무릎을 베고 숨을 졌소. 그러나 전우들의 죽음은 우리의 복수심을 더욱 불태우고있으며 사랑하는 고향땅을 지켜 목숨이 다할 때까지 싸우려는 총든 병사의 의지를 더욱 굳게 해주고있소···》 이 편지는 두엄지게를 지고 어깨를 파고드는 지게끈의 아픔과 배고픔과 장차 농사지을 걱정으로 괴롭고 서글퍼졌던 옥금이에게 큰 힘과 용기를 주었다. 종원동무가 목숨바쳐 조국을 지켜 싸우고있는데 이만 한 난관이 다 무어냐. 식량을 생산해서 전선에 보내야지! 이렇게 굳은 각오를 다지고 일하여 다수확을 냈다.

그러나 종원의 아버지 정의춘령감은 아들과 얼마나 다른가. 종원이에게서 첫 편지가 올무렵의 그 어려운 시기에 정의춘령감은 옥금이네를 외면하였다. 그 이른봄날에 설상가상으로 놈들의 고문에 어혈이 지고 허리를 상한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되여 옥금이는 낮에는 일하고 밤이면 환자를 간호하였다. 그러느라니 몇갑절 더 힘이 들었다. 박인수가 처녀를 동정하여 한숨을 푹 쉬면서 하는 말이 어머니의 병에 곰열을 쓰면 좋은데 그게 과수원집에 있다고 알려주었다. 전쟁전같으면 아무 생각없이 곰열을 얻으러 뛰여갔을것이다. 그러나 대문을 굳게 닫고 조가비속에 든 골뱅이처럼 지내는 정의춘령감에 대하여 새롭게 인식하게 된 옥금이로서는 어쩐지 쉽게 찾아가게 되지 않았다. 적들이 일시적으로 이 마을에 들어왔을적에 정의춘렴감은 그놈들과도 담을 쌓고 지냈다. 물론 대문을 굳게 닫아맨다 해도 그 대문을 열지 못할수는 없는것이다. 그래서 정의춘령감은 놈들의 눈에도 거슬리지 않게 처신했고 인민정권에도 적지 않은 성의를 보이였다. 어느쪽에도 기울지 않으면서 해되는 일에는 비치려 하지 않았다. 어느 한쪽에 지내 치우치면 다른쪽에 해가 되므로 적당히 발라맞추며 자기 집 과수원과 땅과 재산을 보존하였다.

(그렇더라도 한동네에서 사는 사람인데 개인적인 부탁이야 들어주겠지. 과수원집과 우리 집은 원쑤진 일도 없구 광복후 저 앞벌에 논을 푸는 일을 아버지가 발기했을 때 지지해나서서 같이 일을 한 사람이니까 아버지를 봐서라도 거절하지는 않을거야.)

이렇게 희망을 품고 옥금이는 과수원집을 찾아가 육중한 대문을 두드리였다.

《네 옥금이로구나.》

정의춘령감이 또릿또릿한 눈을 깜박거리며 제나름의 생각으로 물었다.

《어떻게, 일을 해주러 왔니?》

그 무렵 살아가기 어려운 령세농민들이 더러 정의춘이네 집에 가서 삯일을 해주고 품값으로 낟알을 얻어가군 했었다. 옥금이도 먹을것을 구하려고 읍에 나가 식당이나 개인려인숙에 가서 물을 길어주고 식기를 가셔주는 등의 일을 했으나 한마을의 과수원집에, 그것도 종원이네 집에 가서 일해주고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래 한번도 이 집쪽으로는 발걸음을 안했는데 정의춘이가 지레짐작하고 묻는것이였다.

《아니예요!》

《어 참, 박인수랑 소겨리를 한다지?》

《저- 미안한 부탁이 있어 왔어요.》

이렇게 말을 떼는데 벌써 목이 콱 메이였다.

《무슨 부탁인데?》

《어머니가 점점 더 심하게 앓아요. 그래서 이 집에 곰열이 있다고 하길래··· 어혈이 진데는 곰열이상이 없대요.》

《···》

정의춘은 금시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올가을에 가서 낟알이든지 돈이든지 꼭 갚아드릴테니 사정을 좀 봐줄수 없을가요?》

《몹쓸놈들! 생사람을 때려서 그지경을 만들어놓다니··· 정말 너희집일이 안됐다.》

정의춘이는 한숨까지 쉬며 걱정을 했다.

《그런데 네 어머니야 군병원에서 우선적으로 관심을 돌려줄 대상인데 거기서들은 뭐들 한다더냐? 쯔쯔쯔··· 네가 농사를 지을래 어머니병구완두 할래. 어린 처녀가 어디 됐니?》하고 그는 다른 소리만 하고있다.

《곰열을 외상으로 주시겠어요?》

《그게 있으면 내가 이렇게 걱정을 하고있겠니?》

《없나요?》 옥금이의 목소리가 떨리였다.

《참 안됐다.》

과수원집 주인은 처녀의 눈길을 피했다. 아무리 천연스럽게 거짓말을 하려해도 눈빛은 속이지 못하는 법이다.

인간에게 량심이 한쪼박이라도 있다면 눈빛에 나타나기 마련인것이다.

옥금이는 령감이 거짓말한다는것을 알았다. 군병원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동정하는 말을 할 때 속타산을 했을것이다. 가을에 가서 과연 갚아줄수 있겠는지를 가늠해보았을것이다. 농사군이던 어머니는 앓아누웠지 어린 처녀가 보습 하나, 쇠스랑 하나 없는 처지에 농사는 어떻게 짓겠는가, 소겨리라는게 알거지들이 모여 뭘 하겠는가, 설사 좀 짓는다해도 겨우 먹고살 량식이나 마련할수 있겠는데 곰열값은 언제 값겠는가, 생으로 떼울수 있다, 내주기는 쉽지만 빈털터리나 다름없는 옥금이네 집에 대고 물어내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을것이다. 아마 이런 속타산을 했을가?

거절당한것이나 다름없이 된 옥금이는 가슴에 피눈물이 고이는것 같았다. 처지가 다른 사람네 집에 무엇때문에 찾아갔던가. 원래 자선이나 동정을 바라지 않았지만 막부득이하여 찾아갔었고 또 그저 공으로 달라고 한것이 아니라 값을 치를테니 외상으로 달라고했었다. 불쑥 종원이가 보내온 편지 생각이 났다.

(아들은 향토를 지켜 목숨을 내대고 싸우고있는데!··· 아마 자기 집에도 편지썼겠지. 뭐라고 썼을가? 아버지가 공화국정권에도 죄를 짓지 않구 적들에게도 죄를 짓지 않으면서 문을 굳게 닫아매고 사는것을 종원동무는 알고있을가? 알고있다해도 제 집이구 자기 아버지가 아닌가··· 아, 정말 공연히 왔댔구나.)

옥금이는 이처럼 쓰라린 체험을 겪었다. 그다음부터는 행길에서 정의춘령감을 만나면 의식적으로 피했다. 어머니는 그를 여우처럼 깜찍한 늙은이라고 하였다. 어머니는 그 령감이 자기네를 도와주지 않은것은 린색해서라기보다 미제놈들이 다시 들어오면 마을에서 첫째가는 빨갱이네를 도와주었다고 화를 당할가봐 피하느라고 그랬다는것이였다. 그러면서 그 집 아들 종원이와 편지를 주고받는다고 옥금이를 한동안 나무람하였다. 정의춘이 실지 미제놈이 다시 들어오는 경우를 타산해서 그랬는지 그것을 정확히 알수 없으나 어쨌든 그가 도와주지 않았어도 마을사람들의 도움으로 어머니의 병이 많이 나아졌고 옥금이가 다수확농민으로 일약 유명해졌으며 또 이제 미제놈들이 다시 들어오기는 케가 틀렸으니 그는 전쟁이 끝난 지금 옥금이네를 어떻게 대하겠는가? 어려운 시기에 외면한것을 께름직해하고 후회하면서 삽삽하게 구는 태도가 눈에 확연히 뜨이였다.

그러더니 마침내는 어머니가 말한것처럼 《속에 찔리는게 있으니까 화해를 하자》고 사과를 한광주리 보내온것이다. 하지만 옥금이가 곰열을 구하러 갔을 때 당했던 가슴쓰린 수모를 그것으로 보상할수 있단말인가!

《엄마, 돌려보내기 잘했어. 그따위 사과를 가지고 어째 보겠다구!···》

옥금이가 맵짜게 말했다.

《사과가 든 광주리를 발로 탁 차버릴가 하다가 그만뒀다. 그러면 그 집과 같은 인간이 되고말지. 본인이 온것도 아니고 딸년이 왔는데··· 그런데 얘, 너 지금 그 집 아들의 편지를 기다리지?》

이 말에 옥금이는 대뜸 새침해졌다.

《엄마는 또 그 소릴···》

《아예 끊어라.》

옥금이는 아버지는 아버지고 아들은 아들이지요뭐. 전선에 나간 동무의 편지를 기다리는게 뭐 어쨌다구 그래요? 하는 말이 입밖에 나가려는것을 겨우 눌렀다.

정의춘이가 사과를 보내온 일을 두고 옥금이는 어머니못지 않게 괘씸하게 생각하고있는데 이날 아침 과수원집뜨락에서는 령세농민들을 격분시킨 그런 사건이 하나 생겼다.

마을에 춘기라는 농민이 있는데 전쟁때 강원도쪽에서 그의 동생 춘섭이가 처자들을 데리고 이주를 해와서 얹혀살았다. 전쟁통에 사람이 적지 않게 줄어들어 곡식을 심어먹고 살 땅은 그럭저럭 생겼지만 정전이 되고 전후복구가 시작되자 살림집이 제일 문제거리였다. 그래 형제가 달라붙어 춘섭이네 집을 짓기로 했는데 필요되는것들을 실어오자니까 소달구지가 걸렸다.

소달구지는 폭격에 상한 논밭을 정리하는데도 필요했다. 형제가 의논끝에 동생인 춘섭이가 과수원집에 가서 교섭을 잘하여 소달구지를 며칠간 빌려쓰기로 락착을 보았다. 한것은 형이 이곳 토배기이지만 농사밖에 모르는 어수룩한 성미인데 비하여 도회지물도 적지 않게 먹은 동생이 푸접이 좋고 말주변도 있었기때문이였다. 그러나 그들형제는 오산하였다. 그 누가 가든 정의춘이는 찾아가는 사람에 맞게 상대하였다.

춘섭이가 아침에 과수원집을 찾아들어가니 마침 정의춘이는 돼지우리를 쳐내고있었다.

《령감님, 밤새 안녕하시우?》

《어- 자네 누구던가?》

《아니 한동네 살면서 나를 몰라요? 강원도에서 온 춘섭이웨다.》

《음, 거 춘기네 동생되는?···》

《그렇지요.》

정의춘은 춘섭이를 생판 모르지 않았으나 그가 무슨 청이 있어서 아침 일찌기 찾아온것으로 지레짐작하고 기를 눌러놓느라고 우정 모르는척 했었다.

《한데 웬일로 이렇게 일찌기···》

《예, 소달구지를 좀 빌려쓸가 해서요. 사정을 좀 봐주시우.》하며 춘섭이는 딱한 사정을 한동안 설명하였다.

그것은 정의춘이로 하여금 배를 내미는 결과를 가져왔다.

《사정이 정 그렇다면야 어찌겠나? 내가 일을 좀 못하더라도 빌려주어야지, 빌려쓰게.》

《예, 예, 고맙습니다.》

《한데 빌려쓰는 값은 미리 의논을 해서 합의를 보세.》

《그렇게 합세다. 값은 얼마나 받으시려우?》

《하루 쓰는데 낟알루 한말반씩 내게.》

《뭐, 뭐라구요?》

춘섭이는 눈이 뒤집힐듯 하였다. 정의춘은 시치미를 떼고 돼지두엄 쳐내는 일을 계속했다. 춘섭이는 그의 팔소매를 붙잡았다.

《아니, 그건 너무하구만.》

《이사람 싫으면 그만두게, 소달구지 쓰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소.》

정의춘은 아예 등을 돌려댔다.

《아! 형님 그러지 말구 내 사정을 좀 봐주오.》

《흥, 난 자네 형님이 아닐세.》

《낟알 한말루 합세다. 다들 그렇게 값을 받지 않소?》

《그러면 그런 집에 갈것이지 나한테는 왜 와서 시끄럽게 구나? 여보게 우리 소는 다른 집 소보다 일을 두배정도 한단말이야. 우리 소는 영각소리부터 달라. 그러니까 사실 한말반두 적어.》

춘섭이는 멍하니 서서 정의춘의 일하는 양을 한동안 지켜보기만 했다. 아무리 소달구지가 절실히 필요하다 한들 하루 낟알 한말반씩이야 어떻게 주고 빌리겠는가. 그는 마지막으로 한번 더 사정했다. 그러나 정의춘은 막무가내였다. 춘섭이를 외지에서 온 전재민이라고 허술하게 보고 기어이 값을 비싸게 받아먹으려는 잡도리였다.

하지만 춘섭이는 결코 허술하게 볼 사람이 아니였다.

《정 그렇다면 그만두겠소. 내 께끈해서 그만두겠단말이요.》하고 그는 얼굴이 뻘개지며 소리쳤다.

《이것봐라. 내 소를 가지고 내가 마음 내키는데로 하는 일인데 자네가 성낼 까닭이 뭔가. 응?》

정의춘이도 이마가 댕댕해서 마주 소리를 쳤다.

《심보가 께끈하지 않소?》

《이게 어디서 굴러온놈이 아침부터 남의 집에 와서 께끈하다 께끈하다 하며 야단질이야. 싫으면 그만두고 물러가면 되는게 아닌가. 그참, 별놈 다 보겠군.》

《뭐, 별놈이라구? 이놈의 두상이 아직 부자놈들의 세상인줄 알아. 야, 공화국이 하두 좋아서 너같은것두 살아있는줄 알아라. 퉤!》

춘섭이가 침을 뱉고 돌아서려는것을 정의춘이 달려들어 멱살을 잡았다.

이렇게 해서 동네가 소란해지고 옆집에서들 와서 말리며 소동이 일어났다.

리당위원장 강명우와 손님으로 와서 그와 이야기를 하고있던 조인철이도 달려왔다.

정의춘이와 춘섭이는 서로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고소를 했다.

정의춘은 인격을 모욕당했다고 했으며 춘섭이는 소가 없어 업신여김을 받은것이 분하다고 했다.

가난한 농민들은 모두 춘섭이를 동정했고 정의춘이를 욕했다.

《그러기 전쟁때처럼 없는 사람들은 합심을 해서 일해야 한단말이요.》분해하며 흩어져가는 농민들에게 강명우가 말했다.

《춘섭동무네 살림집두 혼자서 짓자니 어려운것이지 온 동네가 달라붙으면 간단한거란말이요. 폭탄구뎅이를 메우는것두 그렇지요. 오늘 리인민위원회에서 폭탄구뎅이 메우는 작업과 수로복구작업을 조직한것 같은데 모두들 작업도구들을 가지고 나오라는 통지를 받았지요?》

농민들은 통지를 받았다고 대답하였다.

소있는 사람은 소달구지를, 삽이나 가래, 들것, 질통, 지게 따위들이 있는 사람들은 그것들을 가지고 리인민위원회앞으로 아침에 모이라는 지시가 있었다. 전쟁피해를 복구하는 작업량이 많아서 리에서는 모든 농가들이 공동으로 일하도록 조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