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으려면 철저히 믿어야 하오

···주상민은 자기에 대한 여론이 점점 험악해지며 검찰소의 주의가 자신에게 쏠리자 불안하고 초조해졌다. 이전의 병적인 신경과민이 되살아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그는 불량세멘트를 건설장에 내보냈다는 소리에 강하게 반발하였다. 어째 덮어놓고 세멘트만 시비하는가, 시공에는 문제가 없는가, 이것은 자기 아버지의 죄과와 자신의 이전의 과오들, 오늘의 사고를 인위적으로 련결시켜 생각하는데서 오는 선입견이다, 과학적인 원인규명이 아니다 하고 하소연하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자기가 생산한 세멘트의 질을 굳게 믿었으며 사고의 원인은 시공을 잘못한데 있다고 생각했던것이다. 자기자신도 억울한 루명을 쓰는것이 분했지만 더우기 자기를 믿어준 군당책임비서에게 루가 미칠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터지는듯 하였다. 앉아서 벼락이 떨어지기를 기다릴수 없었다.

세멘트의 질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자료로 무죄를 론증해야 하였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번개불이 번뜩이는 깊은 밤중 그는 사고현장들에서 부서진 콩크리트쪼각들을 모아가지고 남몰래 읍거리를 빠져나가 도세멘트공장을 향해 달리다가 생각을 다시하고 제철소의 분석실로 찾아갔다.

도안에서 제일 신빙성이 있는 그 분석실에 중학시절의 송아지동무가 분석기사로 있었던것이다. 물참봉이 되여 우들우들 떠는 수난자로부터 찾아온 사연을 듣고난 옛 벗은 그를 측은하게 여겨 집에 묵게 하고 세차례에 걸쳐 분석실험을 하였다. 하지만 분석결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것이였다. 사고의 원인이 시공이 아니라 세멘트의 질에 있다는것을 변명할 여지없이 까밝혔던것이다.

분석기사는 어둑한 얼굴로 이전에 군자체로 생산한 세멘트의 강도실험을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다.

주상민은 비로소 기술검정을 잘하지 못한 제품을 내보낸것이 화근이였다는것을 깨달았다.

세멘트생산이 갓 시작된 초기에는 그 강도실험을 위한 기술적조건도 어설프게 갖추어져있었다. 게다가 세멘트생산이 성공하여 모두 기쁨에 떠있는 때였다. 어느날 주상민은 기술적방조를 받고싶어 세멘트공장으로 나가며 기능이 그리 높지 못한 동무들한테 제품검사를 맡겨놓고도 사흘뒤 돌아와서 그 결과를 따져보지 못했었다.

생산이 기술적요구대로 진행된것을 알고 제품의 질을 믿었던것이다. 원료의 선별과 혼합공정에 문제가 있는것이 분명했다. 어쨌든 중대한 책임은 주상민에게 있었다. 분석기사는 옛 송아지동무를 운명의 나락으로 떠밀어넣게 될 분석표를 찢어버리려고 하였다. 주상민은 그러지 못하게 하였다. 그는 징벌이 기다리는 군으로 돌아와 읍 뒤산 수림속에 숨어 고민하다가 군당책임비서를 찾아와 그 분석표를 내놓으며 유죄를 인정하였다.

《···그 분석표를 보니 여기 법기관에서 전문가들에게 의뢰하여 분석한 자료와 같았습니다. 이제는 어쩌는수 없게 되였습니다. 우선 벽에 균렬이 험하게 간 아빠트를 허물고 다시 지어야 하고 그를 법적으로 처벌하지 않을수 없게 되였습니다.》

《그렇다··· 어쩌는수 없다··· 어쩌는수 없다는 말이요?》

《예···》

《나는 다르게 생각하오. 다르게··· 다르게 생각하오! 그는 자기한테 극히 불리한, 정치적생명을 빼앗길수도 있는 실험검사표를 찢어버리지 않고 그냥 가지고와서 동무앞에 내놓았소. 이런 사람을 죄인으로 몰아 처벌한다! 이런 량심을 외면한단 말이요?··· 우리 당일군들이, 우리 공산주의자들이 이런 랭혈인간인가?! 물론 군살림살이에서 아빠트를 한채 다시 짓는다는건 헐한 일이 아니요. 그러나 그의 량심은 가치로 보아 그만한 물질적손실을 메꾸고도 남소. 백배, 천배로!···》

차영진은 쌓이고쌓인 설음이 터져오르는듯 그만 자신을 걷잡지 못하고 오열을 터뜨리며 울부짖었다.

《지도자동지!》

그의 눈언저리며 코마루에 후더운 이슬방울들이 휘뿌려졌다.

《건설하기보다 파괴하는것이 헐한것처럼 믿고 사랑하기보다는 의심하고 배척하기는 쉬운 일이요. 우리 당은 주체혁명위업의 승리를 위하여 따라올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묶어세워야 하오. 그래서 우리는 파괴가 아니라 건설, 의심과 배척이 아니라 믿고 사랑하는 어려운 사명을 스스로 걸머진 혁명가들이요.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어떤 힘을 낳는가 하는것은 우리 당 력사의 전과정이 잘 말해주오. 나는 그한테 믿음이 가오. 그의 량심을 보고··· 동무는 어떻소?》

《!···》 영진은 고마움에 목이 메여 선뜻 대답을 못하였다.

친애하는 그이께서는 은회색으로 번들거리는 시내물의 흐름을 잠시 바라보시였다. 괴괴한 고요··· 가까운 수풀속에서 이슬방울이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는듯···

《그런 량심을 외면하는데 습관되면 우리 당은 인민대중을 한품에 안을수 없소. 절대로··· 누가 뭐라고 하든 흔들리지 말고 믿소. 믿으려면 철저히 믿어야 하오. 사람에 따라 한계를 그어놓고 어느만큼 믿고 어느만큼 안믿는다는 식으로 해서는 일심단결을 이룩할수 없소! 철저히, 깊이 믿어야 하오. 자기 사업의 정당성··· 자기가 참가하고있는 주체혁명의 정의로움과 그 강력한 견인력을 확신하는 사람만이 그렇게 할수 있소. 신념이 약한 사람은 누구도 깊이 믿을수 없소. 철저히 깊이 믿어야 하오. 그런 믿음을 의식할 때 대중은 무궁무진한 힘을 발휘하는거요.··· 설사 무슨 어려움이 생긴다 해도 자기 뒤에 당중앙이, 우리가 서있다는것을 생각하고 자신심을 가지고 사람들을 포옹하오.》

총서 《불멸의 향도》 장편소설 《평양은 선언한다》 제3장 5 중에서 발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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