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조국애를 심어주시여

김 익 현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를 모시고 간고한 항일혁명투쟁을 벌리던 나날들을 돌이켜보느라면 당시에는 비록 례사로이 흘러보냈던 일들이 크나큰 충동을 주면서 새로운 감회를 불러일으키는 때가 많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1941년 가을 내가 위대한 수령님을 모시고 함경북도 경원군 신건리 연봉에 나왔을 때 있었던 일이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연봉에 나오신것은 륙읍일대에서 활동하고있는 소부대와 소조 및 혁명조직들의 실태를 료해하시고 변화된 새로운 정세의 요구에 맞게 소부대와 소조, 혁명조직들의 활동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과업과 방도를 밝혀주시기 위해서였다.

항일혁명투쟁사에 또 하나의 력사적기록을 남긴 연봉회의에서 토의된 내용은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나는 다만 그때 위대한 수령님께서 걸음걸음 우리들의 가슴속에 조국에 대한 열렬한 사랑의 정신을 깊이 심어주신 이야기를 여기에 적으려 한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소부대를 친솔하시고 조국땅이 건너다보이는 하구동부근의 수림에 도착하신것은 1941년 10월 초순 어느날 날이 밝을무렵이였다고 생각된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경계근무를 빈틈없이 조직하신 다음 두만강 상류와 하류쪽에 정찰을 파견하시였다.

그날은 마침 추석날이여서 하구동에서 룡당쪽으로 가는 나루배를 타고 강건너 조국땅으로 산소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도강조직을 위하여 온 오중립동무를 그들속에 끼워서 경원군 신건리에 내보내시였다.

그러시고는 대원들과 함께 수림속에서 낮시간을 보내시며 추석명절에 대하여, 조국땅의 수려한 경치와 민족적풍습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였다.

정찰나갔던 대원들과 오중립동무가 돌아온것은 그날 저녁녘이였다.

그들로부터 두만강연안의 국경경비상태와 도강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를 받으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날이 어둡자 대오를 이끄시고 강기슭으로 나가시였다.

나는 그때 강기슭에서 정말 희한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였다.

하늘중천에 달이 밝은데 강우에는 또 홰불을 들고 고기잡이를 하는 배들로 하여 별무리가 내려앉은듯하였다.

조국땅에 들어설 때마다 매번 새로운 느낌을 받게되군 하지만 그때의 광경은 정말 인상깊은것이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처음 보는 광경에 눈이 둥그래진 우리들에게 봄과 가을이면 동해바다에서 연어, 송어, 황어떼가 두만강으로 오르기때문에 저렇게 불을 밝히고 그물로 고기잡이를 한다고 설명해주시였다.

잠시후 불을 밝힌 5척의 고기배가 우리들이 대기하고있는 강기슭으로 다가왔다.

오중립동무가 담배불로 신호를 보내자 저쪽에서도 담배불이 번쩍하였다.

오중립동무로부터 혁명조직에서 마련한 배라는 보고를 받으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천천히 강가에 다가가시여 배에 오르시였다.

위대한 수령님을 모신 배가 강 한복판에 들어서니 그 주변에 여러척의 배들이 떠있었다.

긴장해있는 우리들에게 오중립동무는 위대한 수령님을 호위하기 위하여 이곳 소부대성원들이 탄 배들이라고 말해주었다.

위대한 수령님을 모시고 연어잡이를 하는 배처럼 홰불까지 켜들고 이곳 소부대와 혁명조직의 호위를 받으며 유유히 강을 건너갈 때의 인상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강을 건너온 우리는 이곳 소부대책임자의 안내를 받으며 자갈과 모래가 섞인 강변을 가로질러 산으로 올랐다.

가파로운 숲속길로 한참 올라가니 펑퍼짐한 둔덕의 소나무밭속에 7~8명이 숙영할수 있는 농막 같은것이 보였다.

소부대책임자가 위대한 수령님께 여기가 목적지인 연봉밀영이라고 말씀드렸다.

우리는 그날밤 이 농막에서 휴식하였다.

추석날이라 그날 저녁 달은 유난히도 밝았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농막에서 나오시여 천천히 숲속을 거니시였다.

위대한 수령님을 호위하던 나도 주변을 살피면서 그이의 사색을 깨뜨리지 않으려고 조용히 뒤따랐다.

그때였다. 숲속 저쪽에서 누구인가 부르는 노래소리가 가벼운 바람결에 은은히 들려왔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노래소리가 울리는 곳으로 한걸음한걸음 다가가시였다.

맑게 개인 가을하늘에 둥실 솟은 보름달이 온 강산을 밝게 비치는데 농막에서 얼마간 떨어진 숲속의 소나무에 기대인채 이곳 소부대의 한 나어린 대원이 쟁반같은 달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고있는것이였다.

그 대원은 위대한 수령님께서 가까이 오신줄도 모르고 깊은 감회에 잠겨 노래를 계속 불렀다.

애틋한 감정을 자아내는 노래였다.

그 노래를 듣느라니 나는 이날 낮에 산소를 보러 숱한 사람들이 산에 오르던 광경이 떠오르면서 절로 고향생각이 났다.

그러나 나는 총을 잡고 싸움길에 나선이상 그런 나약한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고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긴장성이 해이되여 그런 노래를 부른다고 그 대원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기까지 하였다.

나는 어떻게 할것인가 망설이다가 아무래도 위대한 수령님께서 오시였다는것을 알려주어야 하겠다고 생각되여 그에게로 다가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그러는 나를 제지하시며 조용하라고 손짓하시였다.

그러시고는 잔디밭우에 앉으시여 달을 바라보시며 노래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시는것이였다.

노래를 끝내고 머리를 돌리던 그 대원은 그제야 위대한 수령님을 알아보고 몹시 당황해하며 인사를 올리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그를 불러 가까이 앉히신 후 동무의 노래소리를 들으니 어린시절 만경봉에 올라 추석달을 쳐다보며 동무들과 함께 그 노래를 부르던 생각이 난다고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우리 인민의 아름다운 정신세계와 소박한 념원이 담긴 좋은 노래요. 원쑤에게 짓밟힌 조국땅에서 추석달을 쳐다보며 그 노래소리를 들으니 헐벗고 굶주리는 동포형제들에 대한 생각이 더욱 깊어지오.

노래에도 있는것처럼 초가삼간이나마 알뜰하게 지어놓고 량친부모를 모셔다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려는것이 우리 인민의 소박한 념원이요. 우리는 인민들의 그 념원을 하루빨리 풀어주기 위해 이곳에 온것이요.

그러시고는 인민의 념원이 꽃필 광복의 새날은 바야흐로 다가오고있다고 하시면서 그날을 준비있게 맞이하기 위하여 더욱 힘차게 싸우자고, 그리하여 추석날이 와도 즐거움을 모르고 하늘에 걸린 달을 처량히 바라보며 소박한 자기들의 념원을 하소연하는 우리 인민에게 하루빨리 행복의 노래, 기쁨의 노래를 안겨주자고 힘있게 말씀하시였다.

그날 밤 밝은 달을 바라보며 나는 오래도록 고향생각을 하였다.

잠들수 없는 밤이였다.

이튿날새벽에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일찌기 일어나시여 조국의 정기가 어린 맑은 샘터에서 세면을 하시고 연봉마루에 오르시였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빼곡이 들어선 연봉마루에는 돌로 쌓은 봉화터가 있었다.

옛날 외적들의 침노를 알리기 위해 불을 지피던 우리 선조들의 애국의 넋이 스민 사연깊은 봉화대에 서니 나의 마음은 감개무량하기 그지없었다.

이곳 소부대책임자로부터 지형설명을 들으시며 조국의 아침풍경을 부감하시던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두만강연안의 륙읍땅은 정말 잊을수 없는 고장이라고 하시며 8년전 류다섬에 나오시여 그곳 사람들이 올린 국수와 갓김치를 잡수시던 일도 회고하시고 두만강 굽이굽이와 강변의 산골짜기마다에서 조국해방을 위해 피흘리며 싸우다 쓰러진 혁명동지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시였다.

위대한 수령님의 얼굴에는 뜻깊은 고장과 잊지 못할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숭엄히 어려있었다.

위대한 수령님을 따라 연봉마루에서 농막으로 내려오니 이곳 소부대동무들이 아침상을 차려놓고 기다리고있었다.

우리는 위대한 수령님을 모시고 함께 식사를 하게 되였다.

식탁에는 조국의 향취가 풍기는 갖가지 음식들이 놓여있었다.

그중에 우리들의 눈길을 끄는 이채로운 음식이 있었다.

새빨간 앵두알 같은것이 접시우에 소담하게 담겨져있었는데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나는 처음 보는 음식인지라 무척 호기심이 나서 바라보았다.

나의 이런 심정을 헤아리신듯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접시우에 놓인 빨간앵두 같은것이 무엇인지 아오?》라고 물으시는것이였다.

내가 모르겠다고 말씀드리자 이번에는 다른 동무들에게 다시 물어보시였다.

그들도 역시 머리를 기웃거릴뿐 아무 대답도 올리지 못하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웃으시며 아마 처음 볼수도 있을것이라고 하시면서 이것은 연어알로 만든 절임인데 빛갈이 고울뿐아니라 맛이 좋다고 하시면서 손수 저가락으로 집으시여 우리들에게 권하시였다.

그것을 먹어보니 정말 별맛이였다.

우리들이 모두 맛이 좋다고 말씀드리자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우리 나라 바다와 강에 연어, 송어와 같은 고급어족들이 많다고 하시면서 오늘의 이 소박한 식탁이 해방연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하여 더욱 힘차게 싸우자고 말씀하시였다.

그때 위대한 수령님을 한자리에 모시고 아침식사를 하면서 나는 아름답고 살기 좋은 내 나라를 기어이 찾을 결심을 더욱 굳게 가다듬었다.

애국심은 결코 절로 생겨나는것이 아니다.

생사를 판가리하는 전투장에서는 물론 행군길과 숙영의 밤 그리고 조국의 산천과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를 놓고도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들에게 조국에 대하여 말씀하셨고 빼앗긴 조국을 찾을데 대하여 가르치시였다.

조국의 해방을 위하여 피어린 항일혁명의 불길속을 헤치며 청춘도 생명도 다 바쳐 싸워온 조선인민혁명군 대원들의 조국에 대한 그 열렬한 사랑과 무한한 헌신성은 이처럼 절세의 애국자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키워주신것이였다.

례사로이 흘러간 나날들에 위대한 수령님께서 우리들의 가슴속에 깊이 심어주신 그 숭고한 조국애는 오늘 우리 인민들모두의 마음속에 활짝 꽃펴나고있다.

하기에 우리 인민은 위대한 수령님께서 찾아주신 내 나라가 이 세상에서 제일로 좋아라고 노래하면서 자기 조국을 끝없이 사랑하고있으며 경애하는 김정일동지를 따라 한없이 귀중한 우리의 사회주의조국을 더욱 빛내여가고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