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패자로 가는 길에서

전 문 욱

 

백전백승의 강철의 령장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부르심을 받고 림강현에서 활동하던 우리가 몽강현 남패자를 향해 행군하던 1938년 겨울이였다.

이 시기 적들은 쏘련침공을 꿈구며 중국관내침공을 결속지으려고 조급히 서두르면서 후방에서 커다란 위협으로 되고있은 조선인민혁명군의 활동을 제압하려고 수십만의 병력을 동원하였다.

위대한 수령님의 지시에 따라 동만과 남만의 광활한 지대에서 활동하던 조선인민혁명군 부대들은 적들의 발악적인 《토벌》을 격파하면서 남패자로 집결하고있었다.

내가 속해있던 조선인민혁명군 6사 8련대 2중대는 림강밀영에서 린접부대를 만나 같이 남패자를 향해 행군하였다.

적들은 외차구전투를 비롯하여 이미 여러차례의 전투에서 심대한 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새로운 병력을 동원하여 집요하게 덤벼들었다.

전투는 하루에도 몇차례씩 거듭되였다.

준비하였던 식량은 차츰 떨어져갔다. 하루에 콩 몇알씩을 씹으며 생눈길을 헤치고 행군해야 하였다.

이해 겨울의 추위는 특히 혹심하였다. 눈보라는 앞을 가려볼수 없게 휘몰아쳤다.

그러나 위대한 수령님의 부르심을 받고 그이께서 계시는 곳으로 찾아가는 우리의 기쁨은 한량없이 컸으며 사기는 하늘을 찌를듯 높았다.

우리 중대는 대오의 뒤에서 부대를 엄호하면서 뒤따라오는 적의 척후병들을 매복하여 족쳐대군 하였다.

수량상으로 우세한 적들이 가까이 접근하여 검질기게 따라올 때면 우리는 《수류탄지뢰》를 아군이 지나간 발자국에 묻어서 적의 기세를 꺾어놓기도 하였다.

즉 우리 발자취를 따라오던 적들은 멋모르고 수류탄을 밟고는 찍소리도 못하고 죽어넘어졌던것이다.

이에 겁먹은 적들은 서로 선두에 서기를 주저하였다. 적들은 우리 발자국이 모두 수류탄을 묻은 곳처럼 보여서 딴길로 에돌아오다가는 우리의 종적을 놓쳐버리군 하였다. 우리는 이런 기회를 리용하여 다시 유리한 지형지물에 의거하여 매복하고있다가 헐떡거리며 쫓아오는 적들에게 또다시 불의의 타격을 가하였다.

이렇게 적들의 추격을 격파하면서 림강현에서 몽강현으로 행군하던 도중에 우리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친솔하신 부대를 만났다.

적들은 날마다 집결되는 조선인민혁명군 부대들을 보고 더욱더 당황망조하였다. 놈들은 전술을 바꾸어 우리뒤에 병력을 집중할뿐만아니라 우리 앞길에도 곳곳에 대병력을 배치하엿다.

위대한 수령님의 친솔밑에 우리가 목적지인 남패자에 거의 다달았을 때에는 약 1 500명의 적들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있었다.

적들은 《결정적인 토벌전》을 준비하고있었던것이다.

조성된 정황을 통찰하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먼저 선손을 써서 적들을 몽땅 소멸해버릴 결심을 채택하시였다. 그리하여 적정이 나타난 그날밤으로 적들을 기습할데 대한 명령이 하달되였다.

전투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몸소 조직하시고 지휘하시였다. 각 부대들에서 습격조성원들이 선발되였다. 모든 대원들이 서로 앞을 다투어 습격전에 나갈것을 탄원하였다. 그러나 야간행동이니만큼 모두가 떠날수 없어 일부 인원만이 전투에 참가하게 되였다.

우리는 신속히 전투준비를 하였다. 모두 왼팔에 흰수건을 둘러서 표식을 하고 수류탄을 찼으며 특히 무기들을 잘 정비하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날이 몹시 춥기때문에 무기가 얼 우려가 있으므로 기름을 말끔히 닦고 떠날것을 지시하시였다.

나는 우리 조선인민혁명군이 최초에 사용하던 기관총이였으며 그후 수많은 기관총들을 새끼친 나의 《큰아매》를 정성껏 닦았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한놈의 원쑤도 살려보내지 말것을 강조하시면서 승리의 조건과 방도들을 구체적으로 밝혀주시였다.

아군은 장기간의 행군에 지쳤으며 적들보다 수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적들은 충분한 휴식을 하였고 병력도 우리보다 많았다. 이러한 사정은 적들로 하여금 안일감과 자만성에 물젖게 하였는데 그것은 놈들이 강기슭에 천막을 치고 숙영하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잘 알수 있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적들의 이 약점을 옳게 리용하여야 한다고 하시면서 놈들이 그날밤중으로 우리가 먼저 자기들을 공격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하고있으므로 이런 때에 적을 불의에 습격함으로써만 우리는 계속 주도권을 튼튼히 틀어쥐고 계획대로 행동할수 있다고 가르치시였다.

또한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적을 한놈도 남김없이 소멸하기 위하여 적숙영지를 기습할 때에 서쪽산줄기만은 비여두고 그리로 도망치는 놈들은 일단 내버려두었다가 천막에 있는 적들을 모조리 소멸한 다음에 추격할것을 강조하시였다.

전투준비를 끝마친 우리 습격조원들은 밤이 오기만 기다렸다. 전투에 나가지 않는 동무들은 우리를 위하여 배낭을 털어서 마지막비상미를 모아주었다.

그들이 며칠씩 굶으면서도 우리에게 모아준 그 강냉이가루에는 뜨거운 동지애가 깃들어있었다. 강냉이가루를 받아든 우리의 가슴속에서는 먹지 않아도 새로운 힘이 솟아올랐다.

우리는 원쑤격멸의 투지를 더욱 굳게 다지면서 강냉이가루를 눈녹인 물에 끓여 요기를 하였다.

밤이 깊었을 때 우리는 삼면으로 적들의 숙영지로 죄여들어갔다. 적들은 강기슭에 중대별로 100여개의 천막을 치고 숙영하고있었다. 막주위는 조용하였다.

강가에서는 적의 취사당번들이 날이 밝으면 곧 《토벌》하러 떠날 제놈들의 식사준비를 하고있었다.

우리는 납작 엎드려서 배밀이로 한치한치 기여갔다. 우리가 천막가까이 접근하였을 때였다.

취사병 한놈이 갑자기 《공산군이다!》하고 비명을 지르며 내뛰였다. 그바람에 적의 천막은 삽시에 벌의 둥지를 터쳐놓은것처럼 되였다.

여기저기에서 적들이 맨발로 뛰여나와 아우성을 치며 헤덤비였다. 더는 지체할수 없었다.

땅을 차고 일어난 우리들은 일제히 지정된 장소로 달려가며 적들에게 총탄을 퍼부었다. 나도 적들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런데 어찌된셈인지 내 기관총에서는 총알이 나가지 않았다. 날씨가 어떻게나 추웠던지 그렇게도 손질을 잘해둔 기관총이 얼었던것이다.

동무들은 수류탄을 던지며 적들에게 육박해들어갔다. 나는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몰랐다.

망설이고있는 나의 눈앞에는 기관총 《큰아매》의 옛 주인공들의 얼굴이 확 안겨왔다.

1934년 6월, 연길현 왕우구 북동장대에서 적의 군기를 로획하는 싸움에서 용맹을 떨치였으며 그후 1935년 처창즈유격구에서 수많은 적들을 살상하고 적비행기까지 쏴떨군 이름높은 이 《큰아매》가 불을 토하지 않는데 대하여 나는 몹시 당황하지 않을수 없었다.

내가 잠시나마 가슴을 태우며 망설이고있을 때 한 대원이 기관총을 안고 적의 불무지로 달려가는것이 보였다.

그는 우등불두리에서 우물거리는 적속으로 방금 사격할것처럼 놈들을 위협하며 비호같이 달려갔다. 기관총의 총구가 자기들의 가슴을 겨누는것을 보자 적들은 혼비백산하여 들고뛰였다.

우등불을 점령한 그는 지체함이 없이 기관총을 불에 쪼이기 시작하는것이였다.

나는 그 기관총수의 모범을 따랐다. 나도 기관총을 우등불에 쪼이였다.

이때 벌써 적아간에는 치렬한 전투가 벌어지고있었다. 이윽고 나도 기관총을 쳐들었다.

《이놈들아, <큰아매>의 총알을 받아라!》

나는 목청껏 소리치며 방아쇠를 당겼다.

《큰아매》는 거침없이 총알을 내뿜었다. 적들은 손을 허우적이면서 무리로 쓰러졌다.

한편 길게 늘어선 적숙영지의 복판과 좌우량쪽에서는 우리 동무들이 던진 수류탄이 련이어 터졌다. 그 소리는 산을 뒤엎을듯 요란하였다.

살아남은 적들은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고 하다가 마침내 우리가 길을 내놓은 서쪽 산마루로 내뛰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가르치신대로 그놈들을 내버려두고 먼저 천막근처에서 대항하는 놈들에게 사격하였다.

살구멍이 생겼다고 총을 내버리고 산판으로 달리는 적들의 태반은 발을 벗고있었다. 나는 《네놈들이 맨발로 가면 얼마나 가나 보자!》하고 맨발로 달아나는 놈들을 쏘아보았다.

적들은 우등불곁에서 자다가 젖었던 신이 마르면서 신안에 더운 김이 서려 발이 따갑게 되니까 안일하게도 신발을 벗고 잤던것이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바로 적들의 이 약점까지도 통찰하시였던것이다.

산으로 뛰는 놈들의 수는 차츰 더 많아졌다. 우리는 천막에 있는 놈들을 소멸하자 곧 적들을 추격하여 산에 올랐다.

산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눈무지에서 발을 뽑지 못한채 쓰러져있는 놈들이 더욱 자주 눈에 띄였다. 숨이 붙어있는 놈들도 몸이 이미 동태처럼 얼어서 말조차 못했다.

어느덧 날이 밝아왔다.

우리는 적들의 시체가운데서 왜놈지도관놈을 발견하였다. 그놈의 품에서는 한장의 편지가 나왔다.

그 편지에는 《래일은 공산군 <토벌>의 마지막전투가 있을것이며 나는 <공훈>을 세우고 돌아갈것이다. 이것을 생각하니 하도 기분이 장쾌하여 나는 칼을 뽑아 허공에 휘둘러보았다.》라고 씌여있었다.

이 편지를 보고 우리는 놈들이 얼마나 허황한 꿈을 꾸고 우리의 앞길을 막고있었는가를 잘 알수 있었으며 놈들에 대한 조소를 금할수 없었다.

이 전투에서 우리의 총에 맞아죽은 놈들도 많았지만 얼어죽은 놈들의 수가 더 많았다.

저항하던 놈들은 우리의 총알에 맞아죽고 산으로 도망친 놈들은 얼어죽었다. 오직 투항한자들만이 살아남았다.

우리는 이 전투에서 수백정의 보총과 수많은 식량을 적에게서 로획하였다.

이리하여 몽강현 남패자일대에 집결하는 우리를 《소멸》하겠다던 적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탄약, 무기, 식량, 피복 등 막대한 군수물자를 공급해주는 역할밖에 하지 못하였다.

이날 낮이였다. 적들은 이미 소멸된 제놈들의 사병들을 찾아내려고 우리의 상공에 비행기를 띄워보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낮게 떠도는 적기를 쏴떨구어버릴것을 명령하시였다. 우리는 보총과 기관총으로 적기를 향해 일제사격을 퍼부었다. 나는 소나무가지에 기관총을 걸고 적기를 쏘았다.

집중사격을 받은 적기의 날개에서는 불이 번쩍번쩍 일어났다. 이윽고 적기는 날개를 기우뚱거리면서 서북쪽으로 달아나다가 얼마 못가서 산속에 떨어져 박산이 났다.

우리는 집요하게 대들던 적들을 섬멸하고 남패자로 가는 마감행군의 길에 올랐다.

기세충천하여 걸음을 옮기는 나의 마음은 독창적인 전략과 전술로 적을 어김없이 타승하도록 우리를 항상 승리에로 인도하시는 탁월한 군사전략가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에 대한 다함없는 존경과 흠모의 정으로 충만되여있었다.

(사령관동지의 가르치심대로 싸우면 반드시 승리한다. 언제나 그이의 가르치심에 충실하리라!)

이렇게 나는 새로운 결의를 마음속으로 다지며 대오를 따라 걸었다.

우리는 드디여 목적지인 남패자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력사적인 1938년 11월 남패자회의가 성과적으로 진행되였으며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제시하신 새로운 전략적방침을 받들고 조선인민혁명군 부대들은 적들에게 더욱 큰 타격을 주었으며 우리 혁명을 계속 앙양에로 추켜올려세웠던것이다.